엔시티가누구야 [888454] · MS 2019 · 쪽지

2020-08-04 15:40:01
조회수 489

제 얘길 들어줄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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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학교에 입학하고나서야 동네에 있는 수학학원을 처음 다닐 수 있었고, 그런데도 꽤 괜찮은 성적과 등수를 유지했기 때문에 나는 노력하면 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변두리에 살고 있었지만,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소리로는 지방에서는 학종이 좋은 대학을 가는 유일한 방법이라기에 중심가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면서 처음으로 동네를 벗어났습니다.

학구열 높고 잘 사는 동네의 친구들과 섞여서도 고등학교 1학년 첫 번째 모의고사 등급이 꽤 괜찮게 나왔습니다. 내신도 그랬구요. 그러다가 사립 학교의 비리를 못견디고 자퇴했습니다. 학교에서 비리를 덮으려는 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거든요.

그 후로 검정고시를 볼까, 재입학을 할까, 고민을 정말 많이 하다가 재입학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버지 지인분 집에서 지내며 타 지역의 학교를 갈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냥 집에서 큰 동네의 학교에 다니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다니는 학교에 18살의 나이로 들어왔습니다. 반 친구들에게는 말하지 않았어요. 같은 반에 있던 복학생 친구가 다른 친구들의 시선에 적응을 못하고 결국 위탁을 갔거든요. 

다시 도망치고 싶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독하게 버티고 싶었어요..

제가 복학생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는데도 적응하는 것은 많이 힘들었어요. 이 곳 친구들은 다들 학원도 5개씩(혹은 그 이상으로) 다니고, 이미 선행도 끝낸 상태에서 수업을 듣고 있더라구요. 그 친구들의 뒤를 쫓아가는것보다 저보다 어린 친구들에 비해서 뒤쳐졌다는걸 받아들이는게 힘들었어요. 거만했던거 같아요. 한 번 경험했으니 당연히 잘할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지금까지도 저는 학원을 두 개 이상 다녀본 적이 없어요. 항상 인강에 매달리며 살고, 큰 독서실에 다녀본 적도 없어요. 가끔은 인강 교재 사는 것 때문에 부모님과 부딪히고 울기도 하고, 내 환경을 다른 친구들의 환경과 비교하면서 엄마께 상처를 준 적도 있지만.. 그래서 남은 시간동안 더 노력하고 싶어요. 노력으로 이룰 수 있다는 걸 저에게, 부모님께, 그리고 저와 비슷한 처지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네요. 희망을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속상한 상태에서 쓰다보니 두서가 없었네요..  아무튼 남은 121일동안 기적같은 일을 이루고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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