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시간에 쫓겨도 배운 대로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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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피램 김민재입니다.
자려다 어떤 쪽지를 받고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서...
이 쪽지를 준 학생 뿐 아니라 정말 많은 학생들이 하는 질문 중 하나가
“교재나 강의를 통해 배운 내용을 시간을 재지 않고 풀면 완벽하게 이용하면서 읽고 풀 수 있는데, 시간을 재고 풀면 아무것도 못 잡고 멍한 상태입니다 ㅠ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와 같은 질문입니다.
무언갈 배우기는 했고, 나름 체화연습이라고 한 것 같은데 막상 실전 연습만 하면 그걸 써먹을 수가 없다는 것이죠.
이런 고민의 끝에 선 학생들은 결국 ‘국어강의무용론자’가 되고는 합니다. 어차피 실전에선 써먹지도 못하는 걸 배워서 뭐하냐는 거죠.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봅시다. 실전에서도 시간을 재지 않을 때처럼 배운 걸 잘 적용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강의나 교재에서 배운 것들은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강의나 교재에서 배운 내용이라면 국어를 나름 좀 하는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고, 이를 이용할 수 있다면 우리도 국어를 잘 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위의 질문에 묻어 있는 고민을 해결해야 한다는 거예요!
아니 그럼 어떻게 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선 먼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미 많은 강사분들이 강조하시는 것처럼, ‘배운 걸 버리는 연습’이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아니 배운 걸 활용하자면서 버리라니 이게 뭔 개소리인가요?
쉽게 생각해봅시다. 실전에서 우리는 어차피 ‘그읽그풀’이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머릿속이 하얀 그 상황에서 배운 걸 하나하나 떠올리면서 읽고 풀기는 아주 어렵다는 거예요.
그럼 시간을 재고 풀 때도, 이렇게 ‘그읽그풀’하는 연습을 해보는 겁니다. 실전처럼 말이에요.
그런데 사실 ‘그읽그풀’의 뜻인 ‘그냥 읽고, 그냥 풀기’에는 하나의 과정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바로 ‘그냥 읽고, (든 생각을 통해) 그냥 풀기’!
읽기만 한 것 그 자체로는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읽은 뒤에 든 ‘생각’을 이용해서 지문을 이해해가고 문제를 푸는 거죠.
그리고 우리가 강의나 교재에서 열심히 배운 것들은 결국 저 ‘생각’들이라는 겁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강의나 교재에서 저 ‘생각’들을 잘 배우고, 시간제한 없는 가운데 많은 연습을 거치시며 ‘체화’라는 걸 하기 위해 노력하셨다면
실전에서 그냥 읽고 해야 하는 올바른 ‘생각’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 거예요.
그럼 우리는 실전에서 ‘생각’하는 연습을 하면 되는 겁니다.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는 다 배웠으니까요.
뭔 소리인지 애매하죠? 예를 들어 봅시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여러 약속을 한다. 계약도 하나의 약속이다. 하지만 이것은 친구와 뜻이 맞아 주말에 영화 보러 가자는 약속과는 다르다. 일반적인 다른 약속처럼 계약도 서로의 의사 표시가 합치하여 성립하지만, 이때의 의사는 일정한 법률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 예로 매매 계약은 ‘팔겠다’는 일방의 의사 표시와 ‘사겠다’는 상대방의 의사 표시가 합치함으로써 성립하며,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매매 목적물의 소유권을 이전하여야 할 의무를 짐과 동시에 매매 대금의 지급을 청구할 권리를 갖는다. 반대로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매매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소유권의 이전을 청구할 권리를 갖는다. 양 당사자는 서로 권리를 행사하고 서로 의무를 이행하는 관계에 놓이는 것이다.
2019학년도 수능 비문학 지문의 첫 문단입니다. 일단 실전처럼 속도감 있게 읽어 보시든, 연습처럼 하나하나 뜯어 보시든 먼저 읽어보고 어떤 ‘생각’을 한 다음 계속 따라와보세요.
되셨죠? 아주 친절하게 한두 문장씩 천천히 봅시다. 이 문장들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말이죠. 실전에서 해야 하는 생각과, 배운 내용을 적용하면 그 생각이 어떻게 도출되는 것인지 나눠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피램 국어’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설명할게요.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여러 약속을 한다. 계약도 하나의 약속이다.
(실전 생각) ‘약속’이라는 걸 이야기하는데, 그중에서도 ‘계약’이라는 약속에 대해 이야기하는구나.
(배운 내용) ‘약속’이라는 이야기로 시작하고, ‘계약’이라는 ‘화제’를 던져주는구나
하지만 이것은 친구와 뜻이 맞아 주말에 영화 보러 가자는 약속과는 다르다.
(실전 생각) 아 그런데 ‘계약’은 영화 약속 같은 일반적인 약속과는 ‘다르다’고 하는구나. 뭐가 다른 거지?
(배운 내용) ‘계약’이라는 ‘화제’를 ‘영화 약속’과 ‘비교’하는구나. ‘공통점’과 ‘차이점’을 잡아야겠다.
일반적인 다른 약속처럼 계약도 서로의 의사 표시가 합치하여 성립하지만, 이때의 의사는 일정한 법률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전 생각) 둘 다 의사 표시가 합치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계약’은 ‘법률 효과의 발생’이라는 게 필요하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한 것이구나.
(배운 내용) 둘은 ‘의사 표시의 합치’라는 ‘공통점’과 ‘법률 효과의 발생’이라는 ‘차이점’을 바탕으로 ‘비교’되는 것이구나.
한 예로 매매 계약은 ‘팔겠다’는 일방의 의사 표시와 ‘사겠다’는 상대방의 의사 표시가 합치함으로써 성립하며,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매매 목적물의 소유권을 이전하여야 할 의무를 짐과 동시에 매매 대금의 지급을 청구할 권리를 갖는다. 반대로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매매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소유권의 이전을 청구할 권리를 갖는다. 양 당사자는 서로 권리를 행사하고 서로 의무를 이행하는 관계에 놓이는 것이다.
(실전 생각) 예시다! ‘매매 계약’이라는 ‘계약’의 예시인데, ‘의사 표시의 합치’가 필요한 것이구나. 앞에 나온 말이네. 어 그런데 ‘의무’와 ‘권리’를 갖는다고? 이건 처음 보는데? 아 앞에서 ‘법률 효과의 발생’을 강조했으니 ‘의무’와 ‘권리’라는 말이 ‘법률 효과의 발생’인 것이구나!
(배운 내용) 예시다! 예시는 설명하고자 하는 원리와 붙여야 한다. 설명하려는 원리가 ‘계약과 일반적인 약속의 공통점 및 차이점’이니까, ‘의사 표시의 합치’라는 말과 ‘법률 효과의 발생’이라는 말을 찾아서 연결지어야 한다. ‘의사 표시의 합치’는 있는데, ‘법률 효과의 발생’이 어딨지... 아 새롭게 발생되는 ‘의무’와 ‘권리’가 ‘법률 효과’겠구나! 그럼 이 지문의 ‘화제’는 ‘법률 효과’겠구나.
조금 감이 잡히시나요? 사실 ‘실전 생각’과 ‘배운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보이실 겁니다. 실제로 다르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배운 내용’은 실전에서 꼭 해야 하는 ‘생각’이니까요.
다시, 만약 여러분이 나름대로 배운 내용을 적용하려고 연습하셨다면, 실전에서도 그 ‘생각’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갖춰지셨을 겁니다.
연습할 때는 ‘사례-원리 연결’, ‘공통점/차이점’처럼 배운 내용을 억지로 떠올리면서 읽었다면, 실전에서는 ‘그냥 읽고 드는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읽어 보는 겁니다. 제대로 배웠고 연습했다면, 그 생각이 결국 배운 내용과 같을 겁니다.
물론 실전에서 정말 완벽하게 ‘해야 할 생각’들을 떠올리며 읽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드는 ‘생각’들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아무 생각없이 읽는 학생들에 비해 훨씬 압도적으로 지문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올바른 ‘생각’들을 배웠으니까요.
새벽에 써서 약간 횡설수설하는데, 조금 정리하자면
1. 일단 뭔갈 배웠으면 체화의 연습을 많이 해라.
2. 그러면 실전에서 ‘해야 할 생각’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거다.
3. 이 ‘해야 할 생각’은 우리가 ‘배운 내용’과 다르지 않다.
4. 그러니 시간을 재고 풀더라도 ‘배운 내용’을 떠올리려고 하는 게 아닌, ‘읽고 드는 생각’을 정리하려고 해라.
5. 그 생각들이 정제화되고, 그 생각들을 출력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시간 내에 다 풀 수 있는 것이다.
정도겠네요.
시간은 흐르는데 시간이 줄지 않아 고민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좋다는 인강/교재 다 접해도 결국 다 사후적인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하나만 기억하도록 합시다. 우리의 목표는, 지문을 읽고 ‘해야 할 생각’을 올바르게 출력하는 것이라는 걸. 배운 내용을 잘 복습하고 체화했다면, 결국 그 내용들과 같은 ‘해야 할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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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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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주간케인에 적용해보겠습니당
고3 현역은 자고 일어나서 끠램 기출문제 풀 때 적용해보겠습니다 ㅋㅋㅋㅋ
아늬;; 얼른 주무세영
흑흑 수업준비
결론) 노재능인 학생이 그읽그풀하려면 무언갈 배우고 연습해야 하고, 그 뒤에는 그걸 바탕으로 그읽그풀할 수 있도록 배운 걸 버려야 한다.
왜 갑자기 바로 이문제가 생각날까요?
ㅋㅋㅋ그렇죠 바로 이거죠
지문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을 정리한다는 말이 중요하게 느껴지네요 제대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게되네요 감사합니다
지문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을 정리한다를 지문 읽을때 상상(사고)하며 읽기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조금 더 포괄적인 내용입니다. 상상의 범위가 문장 한 줄이 아닌 지문 전체를 꿰뚫는 느낌!
피램추
인강 계속 반복해서 보고있는데, 작년도 최고였지만 올해는 진짜...... 2학년인데 막 수능 다시보고싶고 그럽니다
ㅎㅎㅎ늘 감사합니다 ㅜㅠ
피램갓
작년수능 3이었는데 피램 개념편+기출편으로 1컷까지 올렸는데요 기출병행하면서 피램개념편 한권더사서 2회독하는것도 괜찮겠죠?? 원래있던책은 더러워서 보기가힘들어요ㅋㅋ
아 14페이지에 있는 카페에 복습용 문제지 있어용 그거 제본떠서 하세욤
오ㅋㅋ 감사합니다
6평은 비문학 하나 통으로 날리더라도 배웠던걸 실전에서 싹 적용해보겠다는 태도로 보는 게 맞겠죠?
넵 오히려 그러면 3지문이 다 시간 내에 풀릴 수도 있어요
와 오전에 국어하다가 혼자 고뇌에 빠졌었는데 이 글을 보다니...
흑흑 피램문학비문학 P단원 끝나가는데 오늘 첨으로 글읽는게 귀찮았어요ㅜㅜ 잠깐만 이런걸 꺼에용 그쵸?!!!!!
사실 저도 가끔...
ㅋㅋㅋㅋㅋ솔직하시네요 갑자기 마음편해졌오요
피램무새라 죄송하지만 피램2권 언제쯤 나올까요? ..
오잉 나왔어용 흑흑
헉 죄송합니다 피램인으로서 이걸 놓치다니
전 실전에서는 안되는이유가 다른게아니라 너무 급하게 읽어서라고 생각해요.실전에서 솔직히 배운대로 읽으면 좋겠지만, 비문학 남았는데 30분남았다? 기본마인드가 배운대로 꼼꼼히읽자가아니라 후로루로롤루룩 읽고 정안되면 3점은 넘기자가 돼서 그런듯
사실 다 쳐보기 전까진 모르지만, 작년 베이즈랑 레트로는 걍 후루룩 읽어도 답내는데는 큰 지장이 없긴 했죠... 이게 ㄹㅇ딜레마 인거같아요 시간이 촉박할때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적당한 속도로 읽을지 아니면 3점 틀릴수도있다는걸 감안하고 ㅈㄴ 빠르게읽을지 결국 그시험의 비문학 지문의 난이도가 어땟냐에 따라 사후에 어떤 결정이 옳았냐가 판별 되니...
와 이거 ㄹㅇ...제가 생각하고 있었던거랑 똑같네요. 결국 그날 시험의 난이도와 그때 나의 판단력이 점수를 좌우 하는거 같아요.. 비문학에서의 시간이 똑같이 30분 남았을 때 19수능 난이도에서는 후루룩은 절대 안됐었고 ㄹㅇ한지문이라도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적당한 속도로 읽어야 몇문제라도 건질 수 있었고 20수능 난이도에서는 후루룩 3지문 다 읽었어도 답내는데 큰 지장 없었고...그러고선 사후에 어떤 결정을 했어야 했다. 이래버리니...어떤 전략을 택하는게 베스트인지 그날 쳐보기 전까진 모르는거 같아요ㅠㅠ
진짜.. 이거 x1000 공감...
급하게 읽다보니 머리에 아무것도 안들어오고 틀리긴 다틀림...
피램님 말씀에 너무 공감이 가네요. 문학 교재 보고 문학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감사해요
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작년 수능 1컷 기준
1컷 정도 걸칠 때까지는 항상 시간에 쫓겼음.
현재
시험에 따라 다름.
비문학 영역 시작 전 45분 이내로 들어올 경우 100점에 근사하는 경우가 많음.
비문학 영역 시작 전 47분을 넘어가면 지문 초이스에 따라 90~98 을 상회하게 됨.
이 마법의 2분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화작이 빡빡한 느낌을 받거나 고전시가에서 시간을 뺏겼다는 느낌을 받으면 이 2분이 부족하고 화작이나 문학에서의 정답률도 떨어집니다.
즉, 대부분의 수험생은 국어 시험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고 항상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고민인 학생들 너무 강박을 갖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거 진짜 맞는 말.. 연습 때는 최대한 의식하고 적용하려하고 적용했는지 확인하면서 공부하는 게 맞는데 어느정도 공부 했다싶으면 이미 무의식 영역에 자리잡혀있을테니 그이후론, 특히 시험상황에선 무의식의 영역에 나를 맡기고 그냥 읽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특히 시험상황에서 배웠던 거 적용하려고 하면 역설적으로 지문에 제대로 집중도 안 되고 흐름 다 놓치게 되는 것 같아요. 피램 쌤 칼럼은 공감되기도 하고 진짜 도움되는 내용이 많아서 꼭 정독하는데 이번 칼럼도 넘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