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냥 [870997] · MS 2019 · 쪽지

2020-04-21 10:55:23
조회수 177

그 얼음의 뾰족한 끝으로 내가 먼저 찔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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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감정, 이설야


당신이 오기로 한 골목마다

폭설로 길이 가로막혔다

딱 한번 당신에게

반짝이는 눈의 영혼을 주고 싶었다

가슴 찔리는 얼음의 영혼도 함께 주고 싶었다

그 얼음의 뾰족한 끝으로 내가 먼저 찔리고 싶었다


눈물도 얼어버리게 할 수 있는

웃음도 얼어버리게 할 수 있는

겨울이라는 감정

당신이라는 기묘한 감정


눈이 내린다

당신의 눈 속으로

눈이 내리다 사라진다


당신 속으로 들어간 눈

그 눈을 사랑했다

한때 열렬히

사랑하다 부서져 흰 가루가 될 때까지

당신 속의 나를 사랑했다


그러나 오늘 다시 첫눈이 내리고

눈처럼 사라진

당신의 심장


내 속에서 다시 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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