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빳뽕커리 [956006] · MS 2020 · 쪽지

2020-02-28 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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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생, 의대가다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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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르비언 여러분~

올해 의머 진학하는 늅늅이에요~



사실 지금까진

이런거나(?) 만들고 있는 잉여처럼 보여졌을지 모르겠는데(사실은 ㄱㅁ 아니고 잉여 맞아요)

요즘 바이러스도 돌고 해서 힘드실 여러분들을 위해

오늘은 고 3때부터 2020 수능까지의 공부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주의) 이 글은 꿀팁 글이 아니에요. 꿀팁은 (시간 된다면) 나중에 따로 써볼게요



1. 정시 파이터가 되기까지


고등학교 2학년때까진 저는 전형적인 수시러였어요. 


수능 따위는 그냥 최저만 맞추고 학종으로 대학가자는 생각이 강했죠. (그냥 일반고였는데도) 


내신은 영 좋지 않았는데(이과생인데 미적분2 4등급 나왔어요ㅠㅠ) 모평 시간에 꿀잠만 잤습니다. 그렇게 3학년이 되었습니다.


흔히들 3월 모평이 수능 성적이라고들 하잖아요.(개뻥입니다 믿거하세요) 


저도 그 말을 듣고 나서 열심히 3월 모평을 쳤습니다. 


국어는 무난했고 수학은 어려웠죠.(29번 확통의 매운맛을 이때 봤습니다. 차라리 공간이 훠~~~~ㄹ씬 나아요ㅠㅠ)


그래도 진짜 각잡고 풀어서인지 12112라는 높은 성적을 받았죠. 


3학년 1학기 내신은 평타는 쳤지만 2학년때 말아먹은걸 되돌리기엔 늦은 걸 깨달았고...


그렇게 전 정시 파이터의 길로 들게 됩니다.(비극의 시작)


4모까지 3모랑 비슷한 성적을 내자(아마 생명 1등급이고 나머지는 등급 같았던걸로 기억해요) 확고히 갈길을 정했고 나름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죠.

(그래도 학교 수업은 들어서 학교 쌤들하고 관계는 좋았어요)



2. 어쩌다 6평?


그렇게 4월도 가고 각종 행사와 함께 5월 중순이 되었습니다.


수업 때마다 선생님들은 재수생들이 들어오면 성적이 떨어질거라고 강조하셨지만 (일반고답게) 저를 포함한 학생들은 콧방귀만 꼈어요.


그리고 슬슬 일반고답게 놀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죠.


저도 항상 점심을 먹자마자 친구들하고 매점을 들린 후 게임만 돌리는 그런 인생을 살았죠.


학원 가서도 자습하는 교실에서 열심히 친구들이랑 노가리를 까면서 선생님들의 걱정만 키웠습니다.


그렇게 대망의 6평날 국어 시험지를 펼치고 깜짝 놀랐습니다.


화작문과 첫번째 철학 지문까지는 잘 넘겼는데 두번째 비문학이었던 DNS 스푸핑이 도저히 이해가 안됐던 거에요.


특히 3점짜리 도표 문제를 보며 '확실히 평가원의 문제는 다르다'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뒤에 문학에서 수특 연계(아마 큰 산이었나...)들이 나와줘서 시간은 간신히 맞췄어요.


수학도 어려웠지만 실수는 안했고 영어 화1 생1 모두 선방하며 12112가 나왔어요.(ㄱㅁ?)


재수생이 있어도 성적이 이렇게 나오니깐 친구들이랑 '재수생 별거 아니라고' 하면서 더 열심히 놀았죠(사망 플래그)



3. DTD season 1


7월에는 수학 1등급을 찍는 기적(이 아니라 뽀록)을 받았지만 생명에서 또 2등급이 나왔고 이때를 정점으로 추락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근데 주변 친구들도 다 '너는 올해 대학 가겠다'라고 했고 컨설팅에서도 의대는 아니더라도 중대 화학은 그냥 뚫는다는 말을 들으니깐 어깨뽕은 이때 최대로 올라가서 점점 더 공부를 안하게 되기 시작했습니다.


학원에서는 공부 동영상 보라고 갖다놓은 컴퓨터로 야구경기 관람을 하질 않나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만 되면 놀러다녔죠.


심지어 이때 학교에서 포켓몬 대전이 나름 유행해서 저도 열심히 알까고 다녔어요.


그러다가 본 9평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되기 시작했어요.


국어 수학은 평소대로 고정 1, 2가 나왔는데 영어가 도무지 안읽히면서 82점을 받았어요.


나름 국어 영어는 자신있다고 생각했는데 영어에서 무너져 내리면서 당황했고, 생명도 3등급이 나오면서 최저점을 찍었죠.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이것이 최저점이 아닐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멘탈이 무너져서 그런거라고 정신승리 하고 다시 빡공모드로 돌입했죠.


다행히 10월에는 평소 성적을 회복했고(재수생 없는 뽀록)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습니다.


수능 전날 떨리는 마음으로 3교시를 마치고 하교했고 배정받은 학교를 찾아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어요.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갑자기 재난 문자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했고(처음엔 한파인줄 알았습니다ㅠㅠ)


문자는 쿨하게 씹고 학교를 대충 둘러본 뒤 집으로 돌아와 낮잠을 잤어요.



4. 지구가 준 선ㅁ.. 아니 빅엿


저녁쯤이었나... 밖에서 뉴스 소리가 들려서 눈을 비비면서 나가보니 아니 수능이 연기됐다네요ㅋㅋㅋ


처음엔 교육부에서 구라치는줄 알았어요


근데 학교에 전화해보니 진짜라네요


그렇게 하늘... 아니 지구가 준 일주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엔 정말 부족한 부분들 채울 수 있어서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친구가 보던 정열맨에 꽃혔고...


그렇게 1주일을 정열맨 완주에 쏟아버렸습니다...



5. 大亡의 수능날...


그렇게 1주일을 열심히 날리고(순공 제로!) 진짜 수능 전날이 되자 또 한번의 연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건 없었고 진짜 수능을 보게 되었어요.


떨리는 마음으로 수능장에 입성하고 정신없이 국어를 다시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국어 시험지를 받고 푸는데 점점 긴장이 떨어졌어요.


오히려 오버슈팅때 처음엔 그냥 사회 지문같이 위장술을 벌인다거나 허프만 부호화 보면서 마음속으로 평가원을 욕했어요ㅋㅋ


국어는 검토하니깐 10분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비극은 여기서부터였습니다.


국어 때의 자신감으로 21번 찍맞해서 92 떡상 가즈아라는 마음으로 수학 시험을 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웬일? 평가원은 갓가원이었어요.


무슨 말이냐고요? 저같은 인간들 재수나 하라는 참교육을 시전한 것이었지요~^^


발악을 해서 27번(28번이었을지도) 이차곡선 문제를 그림만 보고 풀어버렸지만 제 수학 실력은 역부족이었어요.


그렇게 서서히 재수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죠.


다행히 영어, 한국사, 화학까지는 무난히 넘기고 마지막 생명 시간이 되었어요.


그때 숨겨왔던 퇴근본능과 취침본능으로 졸면서 시험을 마쳤고 저녁때 채점을 해보니


국어 98 수학 82(2점짜리 틀렸어요ㅠㅠ)

영어 1등급(아마 95였나) 화학 48(1) 생명 36(4)라는 인생 최하점을 받았어요.


그러고 나서 본 논술도 무난히 망친 덕분에...


저는 재수의 길로 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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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면서...



일단 현역 이야기까지만 쓰고 다음 편으로 넘길게요.


현역 때의 마음을 돌아보며 쓰니 너무 해피(?)하게 쓰인 것 같네요.


(만약 나온다면) 재수 때의 글은 좀 침울하고 진지하게 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 삼수때의 글은 정말 진지하게 팁들로 구성할 것 같아요.


(반응이 좋다면) 열심히 써볼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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