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비문학에는 왜 제목을 안써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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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칼럼에서 글을 읽을때 주제를 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글을 읽는다는건 주제를 잡는다는 거고 곧 글쓴이의 의도파악이죠.(https://orbi.kr/00027816868)
주제를 잡기, 지문을 요약하기, 글쓴이의 의도 파악하기 라는 말은 다 동일한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비문학 지문의 제목은 왜 안 줬을까?'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글을 쓸 때는 제목이 가장 첫번째로 나오는 단서이자, 앞으로 길게 설명할 내용을 미리 보여주는 예고편 아닙니까. 근데 수능에서 문학은 제목을 다 주면서 왜 하필 비문학에는 제목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대충 여기까지 설명하면 눈치챈 사람도 있을텐데, 제목을 설정하는 것 또한 일종의 주제 잡기입니다.
2012학년도 수능 언어 비문학 지문 중에서 양자의 불확실성 원리에 대해서 설명한 지문이 있었습니다. 제가 어느날 국어선생님한테 수업을 받는데, 선생님 지문에 편집이 잘못되서 해당 지문 위에 제목이 적혀있더라고요.
그래서 물어봤더니 실수로 제목을 지웠어야하는데 깜빡했다고, 이런식으로 제목 미리 말해주면 비문학 정답률 엄청 올라갈거라고 말씀하셨었습니다. 그때 정말 생각해보니 비문학 지문들은 하나같이 제목을 안써준다는걸 체감하게 되었죠.
제가 이후 계속 국어 비문학을 공부하면서 각 지문을 요약하고 주제를 정리하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소위 각 지문의 '제목'을 단 것이죠.
그덕에 제가 여태 설명하거나 공부했던 지문들은 모두 제가 나름 '제목'을 써줄 수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 칼럼의 제목을 일부러 각 지문 주제로 써놓긴 했어요. 아마 읽는 사람들은 대충 보고 넘겼을테지만, 제목만 제대로 봣어도 정답을 더 쉽게 찾아낼 수 있었을 껍니다.
제가 자주 예시로 사용하는 콘크리트 지문의 경우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콘크리트의 인장 강도가 발전하여 다양한 건축물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라고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제목을 짓는다면 '콘크리트 인장강도의 발전과 그에 따른 미학의 변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고등학생 때 이 지문을 처음 볼땐 미쳐버리는 줄 알았지만, 지금은 다른 친구들에게 제일 먼저 쉽게 예시로 드는 훌륭한 주제찾기의 표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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