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자료 모음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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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9단의 바둑처럼 화려한 애정공세에 제가 돌을 던졌습니다”
‘바둑계의 일지매’라는 별명처럼 화려하고 공격적인 바둑으로 바둑팬은 물론 일반인에게까지 널리 알려진 유창혁(33) 9단이 오랜 독신생활 끝에 천생배필을 만났다.
그 주인공은 깔끔한 외모와 지성을 갖춘 MBC아나운서 김태희(28)씨.
오는 04년?10월9일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홀에서 부부로 맺어지는 두 사람의 첫 만남에서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봤다.
모임에서 처음 만나 1년8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
“처음 만남부터 그녀에게 끌렸습니다”
지난 9월15일 양평구 목동에 위치한 방송회관에서 만난 김태희 아나운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있었다. 그녀가 탤런트 김성환씨와 공동 진행하는 ‘고향은 지금’의 녹화를 미처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녹화 중에도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얼마있으면 사랑하는 사람과 살게 된다는 기쁨 때문인 것 같았다.
“제가 곧 결혼을 한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그녀의 얼굴은 슬며시 붉어져 있었다.
녹화 중간부터 김태희 아나운서를 기다리고 있던 유창혁 9단을 보자 그녀의 얼굴에 금방 화색이 돌았다.
김태희 아나운서가 유 9단을 향해 “못난이 왔어?”라며 농담을 걸자 유 9단은 순진한 소년처럼 얼굴이 빨개졌다.
“너(김태희)도 만만치 않아”라며 다정하게 손을 잡는 유창혁 9단.
반상에서는 무시무시한 공격력으로 상대 선수를 압도하는 유 9단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앞에서는 순하기 그지없는 한 마리 양같았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남을 가진 것은 지난 97년 11월7일경. 유창혁이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모임이 있었는데 모임을 주선하는 선배가 한 아리따운 여성을 데리고 나왔다.
선배는 그 여자후배를 ‘MBC아나운서 김태희’라고 소개해주었다.
김태희 아나운서를 보는 순간 유 9단은 큐피트의 화살을 맞고 말았다.
그녀의 명랑한 모습이 너무나 보기에 좋았다.
모임이 끝난후 유 9단은 김태희 아나운서를 집으로 바래다주면서 “전화해도 되겠냐”고 했다.
그녀는 선선하게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했다.
다음날 김태희 아나운서의 휴대폰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창혁 9단이었다.
그러나 김태희에게 유창혁은 그저 좋은 선배였을 뿐이었다.
여러 번의 구애에도 김태희 아나운서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마음이 괴로워진 유 9단은 MBC내에서 자신의 인맥이 닿는 사람이라면 가리지 않고 도움을 청했다.
김태희 아나운서의 선배인 신동호 아나운서에게 그녀와의 만남을 주선해 줄 것을 부탁하는가 하면 ‘MBC 성공시대’를 진행하는 변창립 아나운서에게 충암고 후배라며 도와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냉정한 승부사인 유창혁도 사랑앞에서는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해 바둑성적이 김태희 아나운서의 표현대로 ‘바닥’을 기고 말았다.
결승 문턱에서 좌절하기만 무려 6번.
“처음에는 부담스러워서 피했어요. 그러나 유 9단의 적극적이면서 한결같은 부분에 마음이 끌리게 되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바둑인과 지성파 아나운서의 결합
“바둑 모르지만 내조는 9단급이에요”
김태희 아나운서가 유창혁 9단의 애정공세에 백기를 들게 된 것은 지난 해 가정에 말못할 어려움이 닥쳤을 때였다.
1남2녀 중 장녀로 집안을 책임지고 추스려야할 때 누구보다 힘이 되어준 사람은 바로 유창혁 9단이었다.
‘힘들 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라면 일생을 같이 걸어갈 만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열심히 사랑의 추억을 만들었다.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었다.
영화도 보고 야외도 다니고 당일치기 여행도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유창혁 9단을 알아보는 사람은 주로 바둑을 아는 청장년층인데 반해 김태희 아나운서를 아는 사람은 ‘아줌마’들이어서 두 사람을 동시에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때문에 두 사람은 유명인이면서도 마음껏 데이트를 즐길 수 있었다.
사랑이 무르익으면서 유창혁 9단의 저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무서운 경쟁상대인 이창호 9단을 넘어서는가 하면 승률도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때쯤 해서 양가에서도 두 사람의 교제를 눈치챘다.
그런데 두 사람이 인연이었는지 양가 부친이 전주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였다.
유 9단의 집안에서도 김태희 아나운서의 여자답고 고운 심성에 반해 적극적으로 두 사람의 교제를 후원해주었다.
“창혁씨가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면 청혼한다고 했어요. 우승이 확정되던 날 저한테 전화를 해서 이제 우승도 했으니 나한테 시집오라고 하더군요. 사실 전 우아한 레스토랑에서 멋지게 프로포즈를 받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귀국하던 날 공항에 나갔더니 후지쓰배를 내밀며 ‘야, 프로포즈다’ 하는 거에요. 참 멋 없는 사람이죠.”
국내에서 바둑의 2인자라면 서러워할 유창혁9단이지만 정작 그의 짝이 될 김태희씨는 바둑을 잘 모른다.
바둑에 전혀 문외한은 아니지만 그저 기본적인 정석만 알 뿐이다.
때문에 그녀의 바둑 내조는 “유 9단이 바둑에 전념하도록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일”이라고 한다.
그녀는 결혼을 하고서도 직장을 계속 다닐 생각이다.
집안에서 유 9단의 성적에 가슴 조이기보다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해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두 사람은 각자의 일이 바쁜 나머지 아직 결혼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서부이촌동에 신혼방을 전세로 구했고, 예물에 쓸 백금반지를 맞춘 것이 전부다.
신혼여행도 필리핀에 있는 ‘이사벨’이라는 곳에서 5박6일의 일정으로 다녀올 예정이다.
그것도 유 9단의 대국과 김태희 아나운서의 방송일정을 피하느라 곤욕을 치러야 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는 결혼인만큼 서로 열심히 사랑하고 도와주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저희들의 예쁘게 사는 모습을 격려해주세요.”
인터뷰를 마치고 녹화현장으로 돌아가는 김태희 아나운서와 그녀의 손을 잡아주는 유 9단의 모습에서 사랑하는 사람들 특유의 향내가 풍겼다.
김태희 아나운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94년 MBC에 입사했다.
정갈하면서도 차분한 진행솜씨로 기대를 모은 그녀는 ‘굿모닝코리아’ ‘TV속의 TV’ ‘생방송 아침이 좋다’ 등을 진행했다.
현재 탤런트 김성환씨와 공동으로 ‘고향은 지금’을 진행하고 있다.
유창혁 9단은 66년 서울생으로 3남4녀중 다섯째이다.
바둑 명문인 충암중과 충암고등학교를 거쳐 84년 입단했다.
화려한 바둑 기풍으로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격찬받는 그는 응창기배와 배달왕 후지쓰배에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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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태희씨,‘아, 저사람이 유창혁이구나!'
아래 글은 유창혁9단의 절친한 친구 중국 <위기천지> 기자인 이철용씨가 2000년 3월호에 기고한 글로 당시 신혼의 김태희씨와 인터뷰한 내용이다. 이 글을 통해서 사람들은 김태희씨가 어떤 여성이었고 어떤 아내였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위기천지>에 실렸던 글을 중국 최대의 스포츠지인 <체단주보>에서 2004년3월3일자로 다시 인용하여 보도를 하였습니다.
이 글을 번역하여 네오스톤 회원에게 소개하면서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기 자 : 어떻게 유창혁을 알게 됐는지 소개좀 해주세요?
김태희 : 그건 우리가 결혼하기전 18개월전의 일이었어요. 한번은 방송국의 '동료'가 나를 '유명인사'의 모임에 데리고 갔어요. 그 모임에는 저의 동료와 창혁씨만이 젊은 사람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나이가 좀 있는 분들이었어요. 그래서 창혁씨가 바로 눈에 들어왔죠.
기 자 : 인상은 어땠나요? 한눈에 반했나요?
김태희 : 아뇨! 저는 바둑을 전혀 모르기때문에 보고나서 첫 반응은 ''아, 저사람이 유창혁이구나!''라는 생각뿐이였어요. 모임이 끝나고 유창혁씨는 저에게 집에까지 바라다 준다고 제의했고, 저는 방금 알게 된 사람인데 그러는 것이 실례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창혁씨가 그의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해서 저는 더이상 사양하지 않았어요. 후에 그의 집이 저희집이랑 반대방향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헤어질 때 감사의 뜻으로 이후에 우리집 근처에 볼 일이 있으면 커피를 대접하겠다고 했죠. 이건 예의상 한 말인데 뜻밖에,,다음날 그가 전화를 걸어와서는 저희집 근처에 볼일이 있다는 거예요.
기 자 : 거짓말이었죠?
김태희 : 그렇죠. 사실 당시는 창혁씨와 연애를 한다는 생각을 꿈에도 못했어요. 고양이가 쥐를 잡는 이런 게임은 반년간 지속됐어요. 1998년 하반기에 한국에서 IMF가 터지고 나서 우리집도 큰 타격을 받아서 저희 아버님 회사가 거의 파산직전까지 갔어요. 당시 난 곤경에 처해서 매우 초조해 있었죠. 창혁씨는 줄곧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나를 위로하여 나를 감동시켰어요. 이렇게 우리의 관계는 발전하게 되었고 사귀게 되었죠.
기 자 : 유창혁이 매일 방송국으로 가서 픽업을 했다는데?
김태희 : 네. 남자들은 여자를 자기 손에 넣은 후에 이전처럼 여자에게 잘 대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창혁씨는 반년이 넘게 각고의 노력으로 공을 들여 저를 설득했죠. 연애후에도 나를 따라다닐때와 마찬가지였어요. 이것이 내가 그에게 시집을 가기로 결정을 내린 원인이죠.
기 자 : 결혼하니까 어때요?
김태희 : 아주 좋아요. 현재 한국은 매우 개방적이지만 우리집은 아직 보수적이라서 연애할때 저녁 11시전에 집에 돌아가야만 했어요. 지금은 주말에 남편이랑 함께 야간에 영화도 보러갈 수 있습니다. 연애할때 우리는 감히 거리를 걷지도 못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까봐요. 지금은 우리 두사람이 마음놓고 팔짱을 끼고 쇼핑도하고 정말 좋아요..
기 자 : 듣자하니 한국은 남성우월주의가 아주 심하다는데 유창혁은 어떤가요? 집에서 집안일을 하나요?
김태희 : 우리가 막 결혼했을때 집안일은 많지않아서 대부분 저혼자 했어요. 그런데 내가 부엌에서 밥을 할때 창혁씨는 아마도 가만 있는게 뭐한지 아주 '자연스럽게' 청소기로 바닥을 청소했어요. 어떤때는 저를 도와서 설겆이도 해요.
기 자 : 유창혁은 자주 중국에 오고 중국요리도 아주 좋아하는데…
김태희 : 맞아요. 최근 2개월간 저는 요리책을 보고 중국요리를 배웠어요. 두부로 만든 요리나 생선 요리 같은 거요. 근데 창혁씨는 춘쥐에(밀가루를 얇게 민 다음 가늘게 썰어 돼지고기나 닭고기,부추,숙주나물 등으로 속을 만들어 넣고 둥그스름하게 빚어 기름에 튀긴 것)를 아주 좋아하는데 전 아직 만들줄 몰라요. 그 피를 어떻게 만드는 지 정말 모르겠어요.
기 자 : 매일 유창혁은 출근할 때 태워다 주는가?
김태희 : 기본적으로는 그렇죠. 시합이 있을때는 빼고요. 평상시 나는 8시반에 집에서 출발을 하는데 시합이 있을때는 그가 약간 늦게 일어나죠. 바둑을 잘 두라고 그날은 제가 평상시보다 좀 일찍 일어나서 제일 처음 하는 일은 그에게 죽을 끓여주는 거예요. 지금까지 결혼한지 2개월여 됐는데 저는 30가지의 죽을 끓일줄 알아요. 제가 출근한 후 그는 8시45분쯤 일어나서 제가 만든 죽을 먹고 9시 20분쯤 기원으로 가죠.
기 자 : 한국여자들은 결혼한 후 보통 가정주부가 되는데 김태희씨는
아직 일을 하고 있죠?
김태희 : 우선은 제가 일하는 것을 좋아하구요. 그리고 창혁씨는 꿈이 있는데 그는 아직까지 외부로 드러낸 적이 없는데 그는 바둑사업을 하겠다고 했어요. 그의 꿈은 기타니미노루와 같은 사람이 되는 겁니다. 세계바둑발전을 위해 공헌을 하려면 더욱 많은 자금이 필요하겠죠. 우리가 지금 함께 벌고 모으는 것은 그 일을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저희들의 힘만으로는 힘들겠죠. 사회 각 방면의 지지와 협조가 있어야 겠죠. 제가 방송매체에서 일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과 연계를 할 수있으니 나중에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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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 옆방에서 큰애 재우고 잘게.”
유창혁 9단(38)이 2월 29일 오전 1시반 부인 김태희씨에게서 들은 생전 마지막 인사였다.
그날 아침 그는 방 안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변한 부인을 발견했다.
1984년 입단해 화려한 기풍을 선보이며 정상급 기사로 활약해 온 유 9단이 기사생활 20년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부인의 죽음은 평소 ‘잉꼬 부부’로 소문난 그에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충격이었다.
더구나 둘째 아이를 조산(早産)한 지 한 달 만이었다.
유 9단은 최근 제자들을 가르치는 데 제법 많은 시간을 쓴다.
함께 연구실을 쓰는 최규병 9단은 “원래 책임감이 강한 기사지만 부인이 간 뒤 더욱 애정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맥심배 결승전이 열리던 날에도 오전엔 자기 공부 대신 제자들을 지도했다.
부인이 숨진 뒤 그의 전적은 한번의 기권패를 포함해 3승8패.
주변에선 ‘유 9단 정도의 기재(棋才)니 3승이라도 건진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달 28일엔 맥심배 결승3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루이나이웨이 9단에게 져 타이틀을 놓쳤다.
“진 것보다 바둑 내용이 형편없어 부끄럽습니다. 머리가 멍해서 집중이 안 돼요.”
그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대국이 자주 있어 다행이란다.
그만큼 바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빠야 괴로운 현실을 잊을 수 있지요. 위로도 많이 받다 보니 지치더군요.”
유 9단은 ‘세계 제1의 공격수’라는 별명처럼 발군의 공격력이 돋보이는 기사.
그의 바둑은 고급스럽고 유연한 발상으로 ‘승부 위주의 바둑계에 예술과 품격을 도입했다’고 평가받는다.
세계대회(잉창치배, LG배 세계기왕전, 삼성화재배, 후지쓰배, 춘란배)에서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을 가장 먼저 달성하기도 했다.
통산 우승 횟수는 24번.
굳이 말하자면 그는 홈런타자다. 천성적으로 낙관파인 탓에 어이없는 헛스윙 삼진도 종종 당하지만 한번 터졌다 하면 걷잡을 수 없이 홈런을 쏟아낸다.
바둑팬들은 이번 사건으로 그의 장쾌한 홈런을 보지 못할까 안타까워한다.
유 9단의 부인은 활달한 성격으로 유 9단의 후배 기사들이 많이 따랐다.
무뚝뚝하기로 이름난 돌부처 이창호 9단도 그를 ‘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도무지 현실감이 없어요. 큰 병에 걸려 숨졌다면 현실로 받아들이겠지만 지금도 어디선가 불쑥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
그는 일부 매체가 부인의 죽음을 ‘의문사’처럼 몰고 간 데 대해 가슴 아파했다.
그는 2월 29일 오전 1시반경까지 부인과 함께 TV영화를 봤다.
다음 날 친가 식구들과 시골로 바람 쐬러 가기로 한 터라 부인은 “내일 당신이 운전해야 하니 피곤하지 않게 내가 큰 아이 재우고 다른 방에서 자겠다”고 했다.
다음 날 일어나 보니 부인은 옆방에서 문을 잠그고 자고 있었다. 오랜만에 단잠을 자는가 싶어 그냥 내버려뒀다.
점심 무렵 장모와 처제가 찾아왔기에 다시 문을 두드렸지만 반응이 없었다.
문을 따고 들어가 보니 일이 벌어져 있었던 것.
“불면증이 있던 아내는 가끔 술을 조금 마시고 잠을 청하곤 했는데 그날도 그랬던 모양입니다.
그날 왜 순순히 따로 자도록 했는지….”
평소 빈혈에 시달렸지만 전날도 혼자서 병원에 있는 아이를 위해 수유를 하고 온 터라 방심했던 게 화근이었다는 것이다.
“우울증 얘기는 제가 경찰에서 ‘집사람이 산후에 불면증이 심해져 상담소를 찾았더니 우울증을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는데 그게 부풀려진 것 같습니다.”
‘뽀뽀’를 자주 해주는 것으로 사랑을 표시했다는 그는 다정다감한 남편이었다.
부인은 한 인터뷰에서 “유 9단이 제 남편이어서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자기 종교는 ‘창혁교(敎)’라면서.
15개월 된 큰 아들 동훈이는 평소 한번도 병원신세를 지지 않았지만 최근 감기 몸살로 두 번이나 병원 신세를 졌다.
두 아이는 곧 수유동 유 9단의 본가로 옮길 예정이다.
그는 요즘 간단히 술을 한잔해야 잠이 온다.
그래도 새벽에 잠이 깨면 좀처럼 잠들지 못한다.
그도 불면증 환자가 된 것.
그는 12일 일본에서 열리는 후지쓰배 16강전에 나선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정신 차려야 아내를 위한 도리겠지요.”
●유창혁 9단은
▽1966년 서울 생
▽1984년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준우승, 입단
▽1988년 대왕전 우승
▽1992년 왕위전 우승(이 해부터 4연패)
▽1993년 후지쓰배 우승
▽1996년 잉창치배 우승
▽1999년 후지쓰배 우승, 아나운서 김태희씨와 결혼
▽2000년 삼성화재배 우승
▽2001년 춘란배 우승
▽2002년 LG배 세계기왕전 우승(그랜드슬램 달성)
== 끝 ==
[바둑] 유창혁 9단 '부인 잃은 슬픔 딛고 바둑에만 전념'
| 기사입력 2004-05-24 14:36 | 최종수정 2004-05-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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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제 바둑만을 생각하겠습니다.”
‘세계최고의 공격수’ 유창혁 9단(38)이 지난 2월 29일 타계한 부인의 허전한 자리를 보며 이제 더이상 눈시울을 붉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20일 제9회 LG배 세계기왕전 16강전에서 중국바둑의 제1인자 구리 7단을 피말리는 접전 끝에 따돌렸지만 그는 쓴 웃음을 지었다.
‘승승장구하는 중국 1인자를 내손으로 물리쳤다’ ‘두번의 LG배 세계기왕전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는 승전보를 제일 먼저 전했던 부인이 이제는 그의 곁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프로 승부사로서뿐 아니라 한달 전에 문을 연 ‘유창혁바둑교실’(02-719-3879)의 운영에도 몰두하고 있다. 평소 친하게 지냈던 최규병 9단의 연구실과 합쳐 전문바둑도장을 열고 후배 양성의 꿈도 키우고 있다. 이곳에는 ‘제2의 유창혁’을 꿈꾸는 제자가 7명이나 있다.
최 9단은 “유 9단이 아이들을 아주 정열적으로 가르쳐 몸이 상할까봐 걱정이다. 유 9단은 뛰어난 승부사로서 자기 절제와 관리가 몸에 배어 있다”며 “비록 청천벽력 같은 슬픔일지라도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유 9단은 “몸을 제대로 추스르기 위해 운동부터 시작할 것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제자들을 훌륭하게 길러내야 저세상에 있는 아내가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MBC라디오 ‘김태희가 여는 아침’을 진행하던 아나운서 출신 부인 김태희씨는 큰아들 동훈(2))과 둘째 정훈(생후 2주)을 남겨놓고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
이들 부부는 바둑계에서 소문난 잉꼬부부. 그의 홈페이지(www.youchanghyuk.com)에는 아내사랑을 엿볼 수 있는 ‘팬과의 100문100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아내는) 예쁘고 음식도 잘하고 애도 잘 낳는다. 하하~.’
5년 전 아나운서로 잘나가던 부인에게 어떻게 프로포즈했느냐는 팬들의 궁금증에 유 9단은 “그냥 밀어붙였다. 아내는 ‘어어’ 하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식장에 서 있더라고 말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부인이 없는 지금 그는 “솔직히 중심을 잘 못잡겠다”고 말했다. 아내 이야기만 나와도 목이 메고 눈이 충혈된다”며 ”잠이 안온다. 술을 좀 마셔야 그나마 잠들 수 있다”며 괴로워했다.
그러나 부모에게 맡긴 아들 둘을 1주일에 서너번씩 보러갈 때마다 바둑에 대한 열정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각오를 다지게 된단다.
장난기 많은 동훈이의 해맑은 눈, 둘째 정훈이의 방실방실한 웃음이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이다. 또 바둑팬들의 성원에 ‘세계 최고 공격수’라는 자존심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마음을 곧추세웠다.
유 9단은 “다음달 중국에서 열리는 후지쓰배와 인연이 많다”며 “이미 두번 우승했지만 또 우승하고 싶다”며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김희영기자 h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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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들 런 많이 쳐가지고 물론 인원수 많아서 엄청난 변화는 없을 거 같은데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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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 할거라서 책 사기 아까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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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람도 거의 없는데 이럴때 함 시원하게 점검 드가자
바둑일을 모르는 저로써는........너무나 엄청난 반전이
뭡니까 생일도안챙겨주고....에휴생일은그렇다칩시다
일주일이 말이되나여...무슨엔조이도아니고
아무리 바쁘고 연락이잘안되는사람이라도
-아침에일어나서 출근할때
-점심시간
-담배피는시간
-일끝나고집에들어가는길에
-씻고나와서잠자기전
이시간이면 문자하나보내주거나 전화할시간
충분히 나오고도 남거든여 ??
그게무슨 한두시간잡아먹는것도아니고
게다가 문자는 10초면되요
'원래 연락 잘안되던 사람이었지만..'이건말이안된다는거에요
웃기지말라하세요
한마디하자면
전원래 연락에 집착을아예안해요
바쁘면바쁜가보다
바빠서연락못했어 뭐좀하고있었어 이러면
아그래 ? 하고넘어가거든여
저또한 저한테 연락안된다고 집착하는건디게싫어해서
내할일이끝나면 분명연락을할텐데
그사이를못참고 의심하고그런걸싫어하거든여
근데 어느날 전남친이 이틀동안연락이안됬었어여
전화엄청하다가 받지도않길래 너무화가나고 열받고 이건아닌거같애서
'내머리로는도저히 이해가안된다. 그냥끝난걸로알고있을께'
이렇게보냈거든여
근데 한 세시간지났나 ? 바로전화와가지고는
무슨 병원에있었다느니 어쩐다느니 그러면서
무슨이런문자를보내놓냐고 장난하냐고 자기가 더화를내는거에요..
나참
'내가좀더신경쓸께 이런생각까지하게해서 미안하다' 이럴줄알았거든여 ?
아니 저정돈아니라도 미안하다는티라도냈으면
헤어지지는않았을꺼에요
내가 다참아주고 봐주니까
그정도연락안되면 당연히 이해하겠지 뭐이딴식으로생각했는지 어쨌는지
아니근데 전도저히 이해를못하겠는거예요
'얘한테 나는이정도구나..이정도밖에안되는얘였구나
이제 얘한테 나는 더이상 소중한여자가아니구나...'하고 생각하니까
너무속상하고 싫은거에요
그냥헤어지자고하니까 잡더라구여 ?
그뒤로 느낀게
연락안될때 참고봐주지말고 어느정도는 징징대줘야겠다
이렇게생각했어여
근데 님은 먼저연락안하면 일주일이그냥지나간다는게
전이해가안되네요...화도안나요?
그리고 지금남자친구는요
저자고있을때도
기본 5통이상은보내놔요
나 출근하구있다 이불꼬옥덮구자라
밥먹었다 공주도깨면밥먹어라
곧끝난다 빨리통화하고싶다
뭐이런식의문자
그리고 전화안받으면 하루종일걱정하고
연락될때까지 잠도못자고
'연락안되니까 너무걱정된다
오빠안자고있을께 문자한통이라도넣어줘' 라고문자보내놓고
제연락기다리고있는그런남자예요
그리고 연락되면 '아 이제연락됬으니까 잘수있겠다' 이러구
제가 '걱정하지마 왜걱정해 내가오빠연락온거보면바로연락할텐데'
이러니깐
'내여자가 연락이안되는데 남자친구가 걱정되는건당연한거야
그러니까 늦더라도 꼭연락해' 이렇게말해주는남자예요
이게 당연한거에요
남자들이 바빠서 연락못한다는건 진짜 다 핑계에요
님한테 마음떠난게확실하다는거죠
연락으로속썩이는남자들 뻔한거에요
그냥연락하기싫어서 안하는거..
그래놓고 아니라고
난변한게아니라고 왜케연락에집착하냐고
핑계대고 괜히여자탓하는남자들
반성하세요
그냥 솔직하게말하세요. 짜증나니까
여자들은 표현해줘야아는데
무슨 물질적인거 바라는것도아니고
'내생각하고있구나' 하고느끼게끔 연락한번해주는게그리힘든가여
시간많이잡아먹는것도아니고
오늘뭐했는지 뭐하는지 몇초걸리지도않는문자하나도못해주는게
그게무슨남자친구예요
님아 더좋은남자만날수있어요 그만속썩임당하고 맘정리하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