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 쪽지

2020-01-24 03: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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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우리는 지금 이해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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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우입니다.


다들 분주하게 공부하고 계실거라 생각됩니다. 하루하루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겠는데, 벌써 1월의 끝에 우리가 서 있습니다. 12월 말부터 시작된 공부들이 이제는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거라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내가 제대로 공부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방향성'을 고민하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거라 생각됩니다. 짧지만, 방향성에 대해 몇 마디만 좀 드리고자 글을 써봅니다.


내가 해야 할 것들이 참으로 많구나.


이 맘때 들어야 하는 생각이 우선 이러합니다. 수험생 스스로 본인과 잘 맞는 강사의 수업을 선택해서 강의를 따라가고 계실 것이고, 모르긴 몰라도 그 수업들은 대부분 4주차 수업이 진행되고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할게 많습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느끼실겁니다. 특히 재수생들은 내가 작년에 이것도 모르고 수능을 치러갔는가라는 회의감도 조금씩 들 것이고, 고3으로 올라가시는 분들은 이제 수험생으로서의 책임감을 마주하는 공부량에서 체감할 것입니다. 


지금의 이 느낌을 끝까지 가져가셔야 합니다. 6월 평가원이 끝나면 '이제 무엇을 해야하지?'라는 생각에 조금씩 스케쥴이 느슨해지고, 자기 타협이 이루어지기 마련입니다. 계속 갈구하고 의심하며 그러면서도 지속되는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셔야 합니다.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이 수능을 치는 그 순간까지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독서 70%를 통해 국적을 회복하라.


겨울 방학 공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위와 같습니다. 제가 국어강사라 다른 과목들은 모르겠지만, 국어만큼은 한국인으로서의 국적을 회복하는 것에서 공부가 시작되어야 합니다. 글을 읽는 다는 것은 하나의 단어를 아는 것에서 시작해야하며, 나아가 하나 하나의 문장을 읽고 글을 느끼면서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저의 허접한 글 따위를 읽는 것보다 직접 눈으로 경험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위의 영상은 2017학년도 수능에 출제된  ‘반추 동물의 반추 내 미생물의 생장’ 소위 반추위 지문이라 부르는 지문에 대한 글 읽기입니다.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필요한, 글 읽기에 가장 우선적인 전제는 잡다한 도구와 기호, 그리고 밑줄로부터의 해방입니다. 대개 3등급을 받는, 글을 잘 못 읽는 수험생들은 시험지 내에 사용되는 기호들의 수가 많고, 이해보다는 정보의 분류에만 초점이 가 있습니다. 이해하는 속도가 느리기에 항상 시험장에서 한 지문을 날리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는 눈알을 얼마나 빠르게 굴리느냐의 문제와 다릅니다. 재수생들은 이미 잘 알겠지만, 실제 수능 현장에서의 체감 긴장도는 상상을 초월하기에 원칙이 무시되고, 느낌과 감에 의존한 특히나 기호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글 읽기로는 제대로된 독해를 해내기가 어렵습니다.


혹 지금 글을 읽는 수험생께서 3등급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위의 영상을 참고해서 글 읽기의 기본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시기를 권합니다. 긴장감을 연습해본다는 핑계로 어설프게 스탑워치로 시간을 측정하며 속독을 하시기 보다, 남들이 보기에 비효율적이라고 느껴질만큼 우직하게 한 문장, 한 문장 천천히 글을 읽으면서 글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독서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읽기의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뿐만 아니라, 어휘력 자체가 빈약한 수험생들이 특히나 많습니다. 요즘같은 유튜브 전성시대에는 특히나 더 그러합니다. 어휘를 찾는 것은 어휘 문제를 풀기 위함이 아닌, 평가원에서도 밝혔듯 글을 읽는 도구로서의 어휘를 학습하는 것입니다. 기출에서 출제된 고유명사, 전문 용어들을 제외한 글 읽기 그 자체를 가능하게 해주는 어휘들에 대한 찾기와 용례 확인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뜻을 외우는 것이 아닌, 자주 봐서 익숙해진다는 느낌으로 어휘를 대해주세요.


이때 명심해야 하는 것은 '학원 강사'의 멋있는 풀이를 베끼기에 급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사는 학생의 독해력 증진을 위한 가이드를 제시해주는 역할에 불과할 뿐입니다. 학생이 직접 스스로 읽어온 문장에 대한 이해를 강사의 이해와 비교해가며 스스로 어떻게 글을 읽고 생각해야 하는지 면밀하게 들여다보세요. 역설적이지만, 학원 강사를 멀리할수록 독해능력이 올라갈 것입니다.


지금은 많이 약해진 것 같지만, 여전히 '여진'의 형태로 남아있는 이른바 '실전', '실전', '실전'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빠르게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론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지금 이 시기에는 잡다한 방법론들이 아닌 정확하게 글을 읽고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글을 읽은 후에는 출제된 문제들을 보며 출제자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평가원 독서에 출제되는 15문제 중 어휘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문제는 모두 '정의된 개념'을 묻습니다. 지문에 제시된 정의된 개념과 그에 따른 부연 상술을 하나, 하나 이해하면서 스스로 납득하는 연습을 6월 전까지 해주세요.


이때 고려해야 하는 것은 오직 '기출문제'으로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출은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즉 깊이를 알게 된다는 것이지요. 외부 사설 컨텐츠들에 집착하시기 보다 제발 기출문제를 봐주세요. 국어는 수학과 다릅니다. 늘상 새로운 글만 보는 것이 아닌, 과거에 내가 읽고 지나갔던 글들도 다시 천천히 읽어보면 그 깊이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마치 어릴 때 봤던 영화를 다시 보면 그 깊이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처럼요. 같은 지문을 여러번 읽으면서 본인이 가진 사고력의 외연을 확장시키고, 납득하고 또 납득하면서 정보의 무게가 실려있는 문장과 그렇지 않은 문장들을 구분하여 글쓴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이해하세요.



매년 독서에서 난항을 겪는 수험생들에게 조언하는 것이 있습니다. 


스스로가 가진 이성의 힘을 신뢰하세요.

지적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집중력을 가지세요.


그리고 냉정할 정도로 침착하게 글을 읽으세요.


지금 우리는 문제를 풀어 제끼며 폼을 잡을 때가 아니라, 그동안 잘 쓰지 않았던 머리를 계속해서 움직여 사고력을 증진시키고, 글 자체를 읽을 때의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때까지 활자에 대한 노출 빈도를 높여야 할 때입니다. 머리가 점점 더 아파올 것입니다. 참고 견디셔야 합니다. 3월 교육청에서의 화려한 점수를 기대하지말고,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 수능 때까지 밀고나가세요.


우리가 지금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이 겨울에 해야할 것들이 이러합니다. 수능은 노력을 측정하는 시험이 아닌, 실력 즉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는 것을 절대 잊지마세요.



인간과 세계에 대한 폭 넓고 깊은 이해


국어강사 심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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