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영어교육과 정시 면접 복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6733704
7시-8시 입장이었는데 9시쯤 시작함.
본인 순번 기다리다가 10시쯤 본듯.
제시문, 문제지 주고 면접장 밖에서 10분 생각할 시간 줌.
들어가자마자 1번부터 3번까지 자기 답을 쭉 부르면 됨.
다 말하면 추가 질문 들어옴.
누가 사람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수준이라던데
그 정돈 아니었던듯...
거의 정확하게 복기한 것 같은데 내년 지원자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고 올림.
교수님들 생각보다 너무 친절하시고, 웃으면서 질문하셔서 편했음.
제시문 내용
조선시대에 ‘사범’이라는 교사의 개념이 지식 뿐 아니라 도덕과 수양을 겸비한 사람이었다는 내용. 명망 있는 사람의 추천(천거)를 통해 인격이 높은 사람 선발.
문제 1
조선시대의 사범이라는 자리가 도덕과 수양을 요구한 이유를 추론하라.
문제 2
본인이 경험한 공교육이 지식 전달이 주된 목적이었는지, 도덕과 수양을 가르치는지 평가하고, 그러한 원인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라.
문제 3
조선시대의 천거 제도와 현재의 임용 고시를 비교하고, 본인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교사 선발의 방법을 제시하라.
내 답변
문제 1
제가 알기로, 조선시대의 근간이 되었던 유교 사상은 윗 사람의 성품이 아랫사람에게 전파되고, 더 나아가 아랫사람의 성품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임금과 관료도 단순히 정치에 필요한 실무적인 능력을 갖출 뿐 아니라 훌륭한 인격을 가질 것이 전제되었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당연히 성품이 중요한 평가 요소일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도덕적인 선생들이 가르친 도덕적인 제자들로 구성된 사회가 당시의 이상적인 사회였기에, 조선시대의 사범 개념은 도덕과 수양을 쌓은 이들로 규정되었을 것 같습니다.
문제 2
초등학교 무렵까지는 주변 아이들과 어울리고, 다양한 관계를 학습하는 유형의 교육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에서도 수행평가나 봉사활동, 동아리 등으로 사회성을 기르고, 나눔과 배려 등의 정신을 배울 기회가 있었으나, 아무래도 고교 교육의 주된 목적은 지식 전달과 대학 입시였던 것 같습니다. 이는 단순히 학교 현장의 문제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생각하는 ‘교육’이라는 개념이 인성 학습이라기보다는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학교가 사회의 그러한 인식을 따라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은 개별 학교나 각 교사의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해법과 사회적인 담론의 형성을 통해 제시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제 3
천거 제도는 교사 개인의 인성을 파악하기에는 적합할 수 있으나, 평가의 객관성을 결여하고, 기회의 평등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임용고시는 객관적인 평가기준은 존재하나, 일회성 시험의 한계로 인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인격적인 수준 미달의 교사 지망생들이 선발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만약 학업적인 능력을 통한 1차 시험과, 1년 여의 연수와 실습을 통한 2차 시험을 통해 교사 지망생들의 인성과 능력을 판단해 선발한다면, 천거와 임용고시 모두의 장점을 갖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가 질문
Q. 3번 답변 들었는데요, 그렇게 한다면 기회비용이 많이 소모될 수 있지 않을까요?
A.기회비용을 논할 때는 항상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의 비교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를 뽑는 일이라면, 기회비용이 다소 커지더라도 그로 인한 이익에 미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Q.아무래도 인성 교육이라는게 학교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가정에서의 인성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모든 부모들이 부모로서의 교육을 받거나,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갖춘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각자 다른 가정 환경에서 자라고, 몇몇 학생은 필요한 인성 교육을 받지 못할 수 있는데, 단순히 가정에만 인성 교육을 일임하는 것은 개개인의 편차를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의 인성 교육은 가정에서의 인성 교육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되, 가정에서 충분히 사회화가 되지 않은 학생들을 보살펴주기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본인이 교사가 된다면 어떻게 이런 소양(인격, 수양)을 갖춘 채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요?
A.(대충 모든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고, 가정 환경과 상관 없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는데 잘 기억 안 남)
Q.구체적으로 영어라는 교과에서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A.저는 어릴 때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고등학교에 와서 영어를 공부하는데 크게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영어는 특히 어릴 때부터 사교육을 받아온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편차가 크고,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학생이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공교육 영어 교사라면 가장 낮은 수준의 학생에게 맞춰서, 소외되거나 열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Q.중위권에 맞춘 보통의 수업에서도 하위권 학생이 따라가지 못하고, 상위권 학생은 도움이 되지 않아 학부모들의 불만이 많잖아요. 하위권 학생의 눈높이에 맞추게 되면 중위권이나 상위권 학생들의 반발이 심하지 않을까요? 이런 반발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A. 중위권의 수준에 맞추든, 상위권의 수준에 맞추든 같은 반발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엔, 수업은 기본적인 내용으로 구성하여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진행하되, 해당 과목의 높은 성취를 지닌 학생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수행평가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독식할 수는 없도록 평가 기준에 있어 세심한 조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Q.아까 본인이 고등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극복하셨나요?
A.(웃으면서) 지금도 영어 자체는 잘 못하지만, 내신 영어나 수능 영어는 나름대로 극복한 것 같습니다.
Q. 본인이 어떻게 극복하셨고, 그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여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지 얘기해주실래요?
A. 영어를 암기 과목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고등학교 수준에서 많은 어휘 암기가 필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수능을 기준으로 볼 때, 한 지문의 맥락을 파악할 정도로만 단어를 외우면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필요한 만큼의 단어만 외우고, 문법책을 3-4회 통독하는 것으로 개념을 익혔습니다. 사실 지금 수능 영어는 영어 자체를 얼마나 잘하는지 판단하는 것보다는, 논리력과 언어 능력 자체를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영어 지문을 읽을때 문장과 문장 사이의 연결 고리, 단어의 함축적 의미와 논리의 흐름을 파악하는 식으로 공부를 했는데, 아직 가르치는 방법론을 구축하지는 못했으나 제가 교사가 된다면 이러한 논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말하고 시간 딱 끝나서 교수님이 더 듣고 싶은데 시간이 다 됐네요ㅎㅎ 하시고 나는 인사하고 나감. 끝 ㅎㅎ
복기해보니 구체성도 좀 결여되고 아쉬운 대답이 많긴 한데
어차피 추가 질문은 생각할 시간 없이 바로 대답하는거라
저게 그냥 내 최선이었던 것 같음..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너무딱딱했음
-
ㅇㅇ..
-
의대생들도 휴학했다고 제적당한다매... 내 친구 의대생은 스타트업 해보고 싶어서...
-
느낌이가 잇나봐
-
[FIM] 15번 문풀 (좌표평면에 끼워맞추는 함수 퍼즐) 8
난이도:7/10
-
재수생인데 수학 84 실화냐
-
盡人事待天命 4
盡人事待天命
-
언매 확통 영어 한국사 생윤 사문 81 100 92 47 50 50 받았는데...
-
논술전형 3
수리논술 학원 추천해주세요 ㅠㅠ 대치 분당 쪽으로요 !
-
큰상을차리나버ㅏ
-
무슨 맛 사탕 나눠줄까요?
-
포장지가 아주 기가막혀서 얼핏보면 뭔문제지? 싶을때 다른 4점 2개 보셈 포장지가...
-
평백 얼마 나와야됨? 국어 낮4수학 높2 탐평 높3이면 되나요?
-
김범준 선생님이... 카나토미 완강 6평전에 할거란 확신이 안 서서... 생각보다...
-
에휴
-
기하 게재밌네 0
아니 기하 왜케재밌누 28 27 푸는데 그림만 잘그리고 관찰하고 적고하면 풀려있고...
-
내용 원문 : https://blog.naver.com/swift25 안녕하세요....
-
최근에 현우진이 너무나 친절해진 걸 알아차릴 수 있음 기하를 총평...
-
ㅠㅠ
-
맨날 화작 2~3개씩 의문사 당하는데 안틀리는법 좀..기출 쫌쫌따리 풀어봐야하나?
-
잇올 끝 0
가서 노래들으면서 오루비 하면서 필기 복습하기
-
나는 4학년 2학기 마치고 (물론 국방부 퀘스트 수행 완료된 시점) 후배한테...
-
서울대 수의대 빼면 더 빡세면 빡셌지 쉽진 않은것 같은데 인생 빡세구먼
-
고1 3모 국어 4등급인데 노베이스 국정원으로 기반 다지면 괜찮을까요?
-
건동홍 가려고 공부 13
건동홍 비하 절대 아닙니다 전 1학년때 전교 1등, 전교 2등을 해서 1.10 으로...
-
제가 이번에 처음으로 경제학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놀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
총합 6000원.. 짜다
-
3모 말아먹고 나서 국어 기출분석 열심히 하는 중인데 고난도 지문은 하나당 강의...
-
아니 난 우체부 얼굴도 못봤는데 ㅋㅋ
-
통통이 이번에 76(14,15,20,21,22,29)받음 뉴런은 안함 시발점만...
-
뉴런 수1,수2,확통 다 샀는데 왤캐 많아보이냐 걍 뉴런 조져?
-
성적표도 개인한테 배송시켜주나여
-
이겨내야한다 ㅠㅠㅠㅠ
-
세지 배우는 내용이 내 취향이라 6평 지구에서 혹시나 망허면 글로 튈 생각인데...
-
근데 시간투자를 하기 너무 힘들다 왜캐 재미없지 국어.. 지문을 읽고 잇는데 흥미가 아예 없네
-
걍 풀고 해설 보면서 이해하면 되지않나 인강 잘 안 들어봄
-
완전 노베라서 기초단어부터 외울려는데 초등 800단어 > 워마 중등 3권 > 워마...
-
보정 백분위 96/99/1/100/97 응시생 백분위 88/99/1/99/92...
-
돈 더 많이 벌어? 인강은 현우진급아니면 현강이 더 많이버는건가
-
적당히 6
40문제 풀까
-
저는 악의 편에는 서지 않겠습니다 모든것이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
스블 26000원 주고 중고거래했는데 이거맞냐 하.. 줫같네 이거 보상 받을 수 있나?
-
기괴하네 뭐지 5
머리론 이해가 안되는데
-
ㅇㅎ
-
미적 기출 삼각함수, 함수의 극한도 해야해나요
-
이번 3모 공통에서 3개 틀렸는데 미적분에서 이제 막 확통으로 돌린 지라 확통에서도...
-
집가서 할꺼ㅓ 0
1. 다람쥐가 시킨거 2. 자기장 기출 3.
-
제목 그대로 시험장만 가면 실력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처럼 시험이 안 풀립니다......
서울대는 모든과에 정시 면접이있는 건가요?
사범대랑 의대 수의대 등 일부 과만 정시 면접이 존재합니다!
오호 그렇군요

수고했어요와 진짜어려움
질문 보면서
나름대로 답변을 생각 하면서 읽어봣는데
답이 잘 안나오네요
님은 진짜 자신의 생각을 잘 말하시는 거 같아요
멋있으시네요
진짜 읽으면서 감탄햇습니다 ㅋㅋ
3번 대답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믿음직스러워야하는 대통령이 천거하신 자리도 공정성에 대한 말이 많아서 힘들다고 했는데 교수님이 탐탁치 않아하시던데ㅠㅠ 되게 완곡해서 말했는데 이런건 얘기하는게 아닌가요ㅠㅠㅠ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내용이긴 한데 ㅋㅋ ㅠㅠ
그것때문에 떨어지진 않을거에요 ㅋㅋㅋ
순간그것밖에 생각이..안남ㅋㅋ
저도 답변 준비할때 조* 생각나긴 했어요 ㅋㅋㅋㅋ
더 듣고 싶은데 아쉽네요.
= 입학해서 더 들어보겠어요
말 진짜 잘하시네요
저렇게 말씀하셨는데 10분 안 넘으심? ㄷㄷ
마지막 답변 끝날 때쯤 조교 같은 분이 시간 거의 다 됐다고 문 두드리셔서 교수님이랑 서로 인사하고 끝났어여 ㅋㅋ
와 답변내용보니까 교육학에대한 고찰이 상당하시네요. 3번은 저랑 비슷하게 말씀하신거 같은데 나머지가 ㅎㄷㄷ, 근데 점공계속밀려서 최초일지 추합일지 모르겠습니다 전 ㅜㅜ
저는 떨어질거 거의 확실한데 그래도 면접 봤다는 것에 의의를...ㅋㅋㅋ
꼭 붙으십셔!
와 정시면접치고 어렵네
아예 준비 안하고 가면 걸러질듯요

이래야 오르비죠^^ 고생했음요...감사합니다 선생님 ㅎㅎ
면접 강의 도움 많이 됐습니다.
앞으로 제 인생에 있을 다른 면접들에도 도움될듯 해요 ㅋㅋㅋ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왜 추가 질문은 안하시고 다른거 물어보셨을까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