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코코볼 [478567] · MS 2013 · 쪽지

2019-12-31 03:02:57
조회수 9,115

건동홍 갈 바엔 지거국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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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는 지방에서 초중고를 나와서 서울 소재 대학을 갓 졸업하는 사람입니다.

'지방'출신의 '문과'학생들 중 성적대가 애매하지만 서울 입성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수도권 거주하거나 이과 학생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아니니 뒤로 가셔도 좋습니다.

건동홍 라인 이하 인 서울 대학 갈 바에 지방 거점 국립대(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등) 가는 게 훨씬 낫습니다. 

지방 출신 회원분들, 여러분은 왜 서울로 가고 싶으시나요?

화려한 라이프? 더 넓은 세상을 볼 기회?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해서 지방에서 상경하여 2013년 국숭세단에 입학했습니다. 처음 고속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시내 버스를 타며 한강을 지나갈 때 정말 신기했죠. 혼자 밖을 신기해서 쳐다보는데 사람들은 다 핸드폰만 보고 있어서 미묘한 심정을 느꼈네요. 하지만 부푼 마음도 잠시, 애매한 라인에 위치한 문과만큼 안 좋은 게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학교를 휴학하고 수능을 다시 봐서 14학번으로 중경외시에 입학하게 되었고 현재는 한 공기업에 취업하여 연수를 앞두고 있습니다. 입학 당시엔 막연한 서울 환상에 취해 몰랐던, 하지만 학교를 다니며 졸업하며 느낀 현실적인 문제들을 말하고 싶습니다. 

1) 경제적 비용 문제 :만만치 않은 등록금 및 집값

등록금 

2018년 기준 전국 대학교 등록금이 671만원인 반면, 국공립 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419만원입니다. 근데 서울에 위치한 사립대학의 등록금은 대부분 671만원보다 비쌉니다.( 출처 https://danmi0925.tistory.com/6 )

하지만 지방 사람이 서울로 상경할 경우 집 비용도 추가로 듭니다.

집값

저학년 때는 기숙사에 거주를 주로 하는데 보통 월 40만원이 기본입니다. 고학번이 되면 서울 생활도 익숙해졌다 해서 자취를 시작하게 되는데 원룸의 가격은 기숙사보다 더 비쌉니다. 특히 대학가 원룸의 경우 인근 지역주민 건물주들의 배짱 장사로 값이 장난 아닙니다. (서울 대학가 원룸 평균 월세 보증금 1000만원에 54만원 https://www.mk.co.kr/news/realestate/view/2019/02/71525/ )

하지만 만약 원래 살던 집 근처에 있는 지방거점국립대학교를 갔다면? 굳이 집을 잡으면서 살 필요도 없겠죠.

4년 등록금의 평균 차이 (250*4) + 집값 54*12 = 1800

이 금액은 보증금, 자취를 하며 드는 추가적인 식비를 고려 안 한 것이기에 4년 동안 실제 금액 차이는 최소 2500만원이 더 듭니다.

2) 하지만 2500만원을 더 내서 가는 게 과연 큰 메리트가 있을까?

하지만 4학년 때 취업할 때쯤 되면 문과는 정말로 취업문이 좁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스카이 간다고 다 대기업 가는 게 보장되지 않습니다.  

공대면 모를까 문과에서 삼성, SK, LG, 현대 같은 대기업의 문을 뚫는다? 정말 어렵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기업에서도 문과는 주로 영업직무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중경외시도 나름 한국에서 상위 4% 안에 드는 학생들인데 대기업 가는 비율 10%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저는 14학번이라서 군대 2년을 제외하곤 휴학을 한번도 하지 않고 딱 졸업하는 케이스입니다. 근데 이번에 바로 취업한 14학번 동기 남자들은 저밖에 없습니다. 13학번 남자들 중에서도 취업한 케이스는 극히 드물고 군대 2년을 save한 여자동기들도 생각만큼 좋은 데 가지 못합니다. 

그나마 중경외시까지는 사회에서 공부 좀 하네 하는 애들이 들어가는 곳인데 

건동홍 이하 라인은 더 말할 나위 없습니다.

이전에 다니던 대학 동기들을 우연히 만나면 대부분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고 정말 막막합니다. 

지방에서 상경한 친구들은 괜히 돈도 쓰고 취업도 잘 안되는 인서울 대학에 왔다고 후회 엄청 많이 합니다.

차라리 그 지역에 위치한 국립대를 나왔다면 적어도 그 지역에선 엄청 알아주고 실제로 해당 지역에 위치한 기업 취업할 때 엄청난 프리패스입니다. 

3) 뱀의 꼬리가 될 바에 차라리 공기업 지역인재를 노리자!

공기업 지역 인재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지방으로 이전을 한 공기업에서 일정 비율만큼 할당을 해서 그 지역 출신을 뽑아야 하는 제도인데요. 

무엇을 기준으로 하냐면 출신 대학교 소재지를 기준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광주에서 초,중,고를 다 나왔음에도 대학교를 서울에서 나왔기 때문에 지역인재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반면, 초중고를 서울에서 나왔지만 대학교를 광주, 전남에서 나온다면 지역인재에 해당되어서 공기업 입사시에 큰 메리트가 있습니다. 전라도에서 대학을 나왔다 한들, 부산쪽에 위치한 공기업에 입사할 때도 비수도권 지역인재라는 할당 비율이 정해져 있어서 지방 국립대가 가지는 메리트가 최근 들어 더욱 커졌습니다.  

가령 나주로 본사 이전을 한 한국전력의 예를 들겠습니다. 올해 기준 21%가 광주, 전남 지역에 쿼터가 있어서

100명을 올 한해 선발한다면 반드시 21명은 이 지역을 뽑아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2022년까지 정부에선 30%까지 지역인재 쿼터를 정한다는 것입니다.

출처: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1120006&memberNo=11312812&vType=VERTICAL   

이러한 지역인재 전형 때문에 한전이 서울에서 나주로 이전한 이후에 실제로 한전에 전대 전기공학과 출신이 주류가 될 정도로 전대 출신이 엄청 많이 진출을 했습니다. 

괜히 문과로 어중간한 인서울 대학교에 가서 아둥바둥 취업 전선 뚫느니 집 근처 국립대 가서 돈도 아끼고 지역 인재 혜택을 받는 게 훨씬 이득일 수 있습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하지만 공기업이 과연 무슨 메리트가 있냐고 반문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년이 보장되는 것, 대기업 못지 않은 연봉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메리트가 있습니다.

실제로 잡코리아의 구직자가 선호하는 기업 종류에서도 공기업(42.3%)가 대기업(20.1%)보다 더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출처: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2960688 )

현명하게 주어진 시대 변화에 맞게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르비 회원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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