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그니 [799765]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9-12-25 20:57:24
조회수 1,911

삼반수 해야할까요? (이과)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6478309

6월 1 1 2 1 1 누백 0.9


9월 1 1 2 2 1 누백 0.6


수능 1 3 2 4 2 누백 11퍼     


수능 끝나고 몇주동안 진짜 앞길이 막막하고 흐릿하고 울고싶었는데 친구들이 위로해준덕에 지금은 그나마 나아졌습니다.


성적이 이꼴나다보니 원서는 무슨 생각할수록 자신이 초라해져서 입시관련 하나도 안보고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내일이 원서접수다보니까 아버지가 너 앞으로의 계획이 어쩌냐고 계속 물으시네요


재수를 기숙에서 한지라 거진4천만원이 깨졌습니다. 부모님께 너무나 죄송하기에 지금까지 말도 못꺼내고 대화도 안했습니다. 억울하고 죄송해서 


현역때는 성대갈 점수가 나왔습니다. 아무데도 걸지않았고 쌩재수한 결과가 이겁니다. 의대를 목표로 달려왔고 수시도 5의대논술을 썼지만... 수시원서 접수 전날에 수능을 망치고 울면서 다시 돌아가고싶다 라고 질질짜고 아버지는 실망한듯 계시고 엄마는 '아빠가 기대가 컸으니까 그래'라던 꿈을 꿨는데 이게 예지몽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아니 이미 한번 돌아갔던 것이 아닐까요? 소름돋게 한마디 한마디 수능점수마저 일치합니다.


분명 난 재수 진짜 오로지 공부만을 보고 달려왔고 내스스로 부모님의 피와 살을 먹으며 한 재수 부모님께도 떳떳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과가 이러고 시간이 지나고 보니 너무 기출에 목메달고 n제랑 실모를 무시한 탓일까 온갖 생각이 저를 휩싸고 돕니다.


친구들과 재수학원 선생님께서는 물론 저를위한 말씀을 해주셨지만 그저 위로의 말이란 느낌이 강합니다


이럴때는 같이 입시라는 전쟁터를 치른 커뮤니티에 도움을 청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이렇게 여쭙니다.


아버지가 계획을 말해보라하는데 저도 아직 머리가 뒤죽박죽임에도 내일 말씀드리겠다 했습니다.


일단 제 자신이 너무나 초라합니다.


너무 힘듭니다. 원래는 축하해줘야하지만 재수학원때의 친구들 진심으로는 축하해주지 못하고 겉으로만 축하하며 속으로는 '내가 뭘 덜했다고 어떻게... 얘보다...'라는 마음이 머릿속을 잠식하는게 제 스스로 너무 못나고 겉바른얘라는 생각이 계속듭니다. 자괴감이 몸을 삼킵니다.


아버지도 제 성적을 보시고 충격을 많이 받으셨지만 오늘 '네가 노력을 안했으니 그런거 아니냐'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진짜 그 자리에서 신물이 올라올정도로 속이 올라왔습니다. '내 노력은 뭐지? 내가 이런소리를 들을 정도로 내가 열심히 안했다고? 누구보다도 난 열심히 했는데?'

  

결과를 보니 기대를 많이 건 아버지 입장에선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묵묵히 질질 짜며 말씀을 들었습니다.


뭐 어찌해야 할까요 전 누구일까요 잠시나마 입시를 잊고 살았던 2주 가량 너무 행복했습니다.

아버지 말을 듣고나니 내가 이렇게 정체되어 있어봤자 세상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무슨 방향이로든지 나아가지 않으면 도태될 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괴로운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염치없고 두서없고 구체적이지 못해 죄송하지만 이렇게 뼈있는 조언을 구합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