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기차 [477377] · MS 2013 · 쪽지

2019-10-19 18: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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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연중에 외면했던 것들 - 33133에서 서울대에 합격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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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이해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인생을 이해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인생은 축제일 같은 것이다.

하루하루를 일어나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길을 걷는 어린아이가

바람이 불 때마다 실려 오는

많은 꽃잎을 개의치 않듯이.

   

어린아이는 꽃잎을 주워서 모아 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것이 머무르고 싶어 하는데도

머리카락에 앉은 꽃잎을 가볍게 털어버린다.

그러고는 앳된 나이의

새로운 꽃잎에 손을 내민다.

   

_ R. M 릴케

 

 

 

안녕하세요. 바나나기차입니다.

   

 

수능이 4주가 안 되게 남은 시점이네요.

 

    

아직 올해가 다 지나려면 2달이이 더 남긴 했지만

 

    

수능에 몸을 담은 여러분, 



그리고 그걸 지켜보며 응원하는 저에게는 지금이

 

    

거의 1년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아요.

 

    

올해도 참 정신없이 흘러버린 것 같아요.

 

    

그 사이 많은 일들도 있었구요.

 

 

확인해 보니 올해 첫 칼럼을 2월 16일에 썼더라구요.

 

    

그리고 8개월이 조금 더 흐른 지금,

    


아마도 이 칼럼이 올해의 마지막 칼럼이 될 것 같아요.


 




마지막이란건 항상 아쉬운 것 같네요.

 

    

작년, 재작년에도 똑같은 말을 했었는데

 

    

‘조금만 더 부지런했다면 



여러분들에게 더 많은 것들을 알려줄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들고..

 

    

‘먼저 길을 걸은 사람으로서의 책임을 다했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 참 부끄러워져요.



  

   

   


오늘은 수험생이던 시절 이맘 때 쓴 공부법을 들려드릴게요.

 

 

모든 과목에 적용이 되지만 특히, 국어 3등급이었던 제가 



만점을 얻는데 정말 많이 도움이 된 방법이랍니다.



그렇다고 거창한 방법론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간단하지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작업입니다.





 

 

 

지금 시기에는 많은 ‘선별’ 작품/문제 자료가 올라와요.

 

 

문제집도 많이 출판되고 있구요.

 

 

제가 수험생 일 때도 마찬가지였죠.

   

   

이 자료들은 학생들에게 정말 도움이 됩니다. 



저 또한 많은 도움을 받았구요.

   

   

한 분 한 분 직접 찾아가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을 정도로 도움이 되었답니다.

   

 


 

그런데 저는 생각했어요.

   

   

‘선생님들’이 선별해 준 작품/문제도 중요하지만



 ‘내’가 선별한 작품/문제도 중요하지 않을까?

 

 

       

선생님들은 많은 학생들을 위한 



보편적으로 중요한 것들을 선별하기 때문에

   

   

나를 보완해주기에는 100% 완벽하지는 않다고 생각했어요.

(오해 말아주세요. 분명 도움이 됩니다.)   

   

수험생 주제에 뭘 안다고 선별을 하냐? 



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그렇기 때문에 선별을 했답니다. 



뭣도 모르는 수험생 주제이기 때문에요.

   

   



   

   

저는 EBS 연계교재의 목차를 다 살펴보면서

   

   

‘이 작품이 수능에 나온다면 내가 정말 당황할 것 같다.’



이런 작품을 5개씩 뽑았습니다.

   


   

현대시 5편, 고전시가 5편, 현대소설 5편


고전소설 5편, 수필 5편, 비문학(지금은 독서죠) 5편. 

 




이런 식으로 말이죠.

   


처음엔 별로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렇지가 않아요.



정말 열심히 해왔음에도 불구하고요.



  

뽑다보면 작품이 많아졌지만 



시간 상 그래도 꼭 필요한 5개만 뽑았어요.

   

   

뽑는 과정에서 저는 느꼈어요.

   

   

‘이 작품들은 내가 은연중에 외면했던 것들이구나..’

   

   

난해하고 어렵고 공부하기 귀찮으니 



‘이런 게 수능에 나오겠어?’라고 마음대로 생각하고

   

   

‘나중에 하면 되지 뭐.’라는 말과 함께 



애매하게 넘겼었던 작품들이었죠.

   

   

선별한 작품 중 하나라도 수능에 출제되면 



‘아 이거 내가 애매해서 그냥 넘겼던 건데..’

   

   

라는 생각과 함께 후회할게 뻔했죠. 



그 생각을 하니 아찔했어요.

 

   

선별한 이후 날을 잡아서 하루~이틀에 한 영역씩 끝냈어요.

   

   

약간이라도 애매한 느낌이 있으면 체크해뒀어요.

   

   

완벽하게 끝낸 것들은 제외시키면서 선별하고 선별했어요.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수능 전날이 되었어요.

   

   

수능 전날 저는 다른 것들은 안하고 



과목별로 선별했던 작품/문제 중 



끝까지 저를 괴롭혔던 것들을 복습했어요.

   

   

문학 작품 중 저를 끝까지 괴롭히는 한 작품이 있었죠.

   

   

수능 전날에 다시 한 번 봤는데 



조금 애매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진짜 딱 이 한 작품만 애매한데, 이 작품이 나오겠어?’

   

   



만약 제가 이 생각을 끝으로 



그 작품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작품은 바로 이상의『권태』였어요. 



바로 다음날 수능에 마지막 작품으로 출제되었죠.

 

   

아직도 가끔 생각해봐요. 



만약 수능 전날에 그냥 넘어갔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시험 시작 전 시험지를 살펴볼 때, 



마지막 작품이 이상의 『권태』란 걸 보는 순간

   

   

1차 멘붕이 왔을 거고, 



문제를 푸는 동안에도 계속 영향을 주었겠지요.

 

   


그런데 저는 공부했습니다. 



국어 선생님께 가서 여쭈어 보았어요.

   

   

그러니 선생님이 설명을 해주시면서 



관련된 자료가 있다며 한 장짜리 자료를 뽑아주었죠.

   

   

EBS에 수록된 부분이 아닌 부분이었어요.

   


그래도 공부했어요.



이해가 될 때까지 고민해봤어요.

 


   

그리고 다음날 수능엔 



그 한 장짜리 자료에 있던 부분이 나왔습니다.

 

 


시험 시작 전 시험지를 살펴볼 때, 



마지막 작품이 이상의『권태』란 걸 보는 순간

   

   

글로써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고, 



그 감정이 시험시간 내내 저를 도와주었어요.

   

   

결국 거뜬히 만점을 받을 수 있었죠.

 

 






이 방법이 여러분에게도 무조건 



만점을 안겨다 줄 것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보세요. 



애매하게 넘어갔던 작품이 수능에 나온다..

   

   

심리적 타격이 아주 커요. 



여러분의 1교시를 집어 삼킬 수 있을 정도로요.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만큼은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말길 바라요.


   

수능이란 시험은, 그러한 속임수를 



부끄러울 정도로, 어쩌면 부끄러워할 틈 조차 주지 않고



낱낱이 까발리는 그런 시험입니다.



‘많고 많은 것들 중에 하필 이게 나오겠어?’라는 생각. 

 

 

하지 마세요.


 

 


 

이제껏 은연중에 외면해왔잖아요.

   

   

자기 자신은 알아요. 뭔가 부족하단걸.


   

지금 시점에서는 그 느낌을 억지로 외면하지 말아요.

   

   

   

   

마지막 기회이니까요.

   

   


 







여지껏 써왔던 칼럼과는 다소 다르게 


어조가 조금 단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례들을 많이 보아서 그렇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올 한 해도,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된 학생들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만족합니다.

  

여태껏 달려오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조금만 더 힘을 내자구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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