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 채점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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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 채점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어떻게 쓰는 것이 유리하나?
논술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히 합격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정신없이 공부만 하다 보면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경우가 있다. 바로 자신의 소중한 답안지가 어떻게, 누구에 의해서 채점될까?
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각 대학의 채점 과정은 외부에 정확히 공개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여러 가지 합리적인
추리는 해 볼 수 있다.
이제 그에 관한 이런저런 생각들을 살펴보자.
1. 대학 논술 채점 과정은 공개되지 않는다.
보통 고급 지식을 묻는 시험들은 단답형이 아닌 논술형이다. 공무원 시험도 상위 급수 시험은 객관식
이 아닌 논술형이며 각종 공사나 금융기관, 언론사 등의 시험에서도 논술형을 본다.
인간의 종합적인 지력을 판단하는데 논술만 한 평가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가 방법이 갖는
특성 때문에 외부 공개를 하지 않는다.
이 말은 논술 수험생이 답안을 작성할 때 자신의 입장에서보다도 채점관의 처지에 서서
모든 것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왜냐하면 한번 평가점수가 결정되면 번복시킬 수 있는 수단 자체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즉 왜 떨어졌는지? 어디 가 얼마나 문제였는지?를 알 수가 없다. 물론 확인할 방법도 없다.
그래서 논술 초보들은 떨어진 후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피드백 할 수 있는 실력이 없다 보니
그저 "논술은 복불복"을 외치게 된다. 하지만 각 대학의 채점관들은 결코 엉성하게 평가하지 않는다.
그 분들은 출제위원이며 수 천장의 답안지들을 해마다 평가하는데다 평생 글쓰기나 글 분석하는 것
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들이다.
2. 논술 채점은 정성적 + 정량적인 평가 방법이다. 첫인상이 중요하다.
단락을 잘 짜고 서론을 잘 써라
논술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일정한 채점기준이 정밀하게 있기 때문에 영역별로
점수가 미리 정해져 있다.
하지만 논술이라는 특성상 수능 시험처럼 매 영역마다 정확한 구체적인 점수화가 되지 않는다.
즉 채점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채점관이 줄 수 있는 득점의 재량 영역이 있다.
또 논술 채점관들은 수 백, 수 천장의 거의 비슷한 답안지들을 신속한 속도로 평가해 간다.
때문에 특정 답안지를 대면했을 때 처음에 눈이 가는 부분에 강한 인상이 박히게 된다.
논술 문제는 논제에 따라 일정한 단락 형태가 주어진다. 이 단락 구성에 맞게 전체 답안지가
잘 구획정리되어 있어야 한눈에 체계적이라는 인상이 생긴다는 뜻이다.
다음으로는 평가가 시작되는 서론이 중요하다. 서론은 전체 답안지의 기본 논점이 설정되는 중요한
지점이다. 보통 2~3줄의 간략한 길이 안에 전체 내용을 가장 압축적이고 포괄적인 논점 키워드로
강하고 또렷하게 표현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다른 답안지와 차별화 되게 잘 정돈되어 있으면 채점자는 호의적인 관점을 갖고 평가를
진행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서론이 정확하면 그 밑의 단락들 역시 기본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논술이란 서론의 논점 포인트가 전체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3. 차별화된 답안지를 만들어라
- 나만의 논점, 압축적인 논점 키워드, 수식어구를 사용하면 좋다
논술 채점관들이 가장 선호하는 포인트는 창의성이다. 대개 대부분의 응시생들이 선택하는 논점은
비슷하다. 때문에 답안지의 흐름이 비슷하기 쉽다.
만일 본인만의 독특한 논점을 선택한다면 고 득점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독창적인 논점이란
논증하기가 그만큼 어렵다. 그래서 잘못하면 논리적 타당성이 없는 자기만의 억지 소설이 될 수도
있으므로 자신감이 있을 때만 도전을 해야 한다.
압축적인 논점 키워드를 만드는 것도 쉽진 않다. 대개 학생들의 어휘력 실력이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가장 용이하게 차별화되는 문장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가 같은 키워드라도 앞, 뒤에 '자신만의
수식어나 수식구'를 배치하는 것이다.
수식어란 수식 받는 키워드를 보다 명료하게 의미 전달 시켜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차별화된 답안지를 만드는 첫번째 방법은 우선 수식어를 잘 활용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다.
4. 논제에서 요구하는 답지와 표현 방법을 채점자가 바로 알 수 있도록
확실하고 간명하게 나타내라
논술 답안지도 하나의 시험 답지이다. 즉 출제자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답변 제시가
가장 중요하다. 글이 아무리 유창하고 단락이 잘 짜였더라도 정작 이것이 없으면, 혹은 있다고
하더라고 모호하거나 장황한 문장으로 서술되어 있다면 높은 득점이 나올 수 없다.
그리고 출제자가 원하는 서술 방식에 따라 쓰여야 한다. 쉽게 말하면 '설명'하라고 했으면
학생 자신의 주장을 싣지 않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마무리가 되어야 한다.
아니면 ' 견해를 써라'라고 했으면 학생의 주장성이 섞인 마무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들도 결국 3번에서 언급한 '압축적 키워드'로 표현되어야 채점자에게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의미 전달이 되면서 강한 인상이 박히게 된다.
5. 특히 4번의 내용이 각 단락의 마무리 부분에서 - 미괄식인 경우- , 혹은 시작 부분에서
- 두괄식인 경우- 두드러지게 나타나야 한다.
6. 중언부언 의미 없는 단순 반복을 피해라.
논술에서 가장 핵심은 '간명함과 논리적 타당성, 일관성'이다. 즉 가장 간략한 서술 위에서
서론의 가설적인 논점 키워드를 본론에서 논증하면서 각 단락마다 같은 논리적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다.
한번 사용한 용어나 문구를 크게 의미도 없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들이다.
논지나 논거 역시 불필요한 재탕, 삼탕을 하면 그만큼 논점이 분산되고 간결성, 체계성이 떨어진다.
대개 문장력은 바닥이 나고 글자 수는 맞추어야 하는데 더 쓸 말이 없다 보니 위에서 서술한
내용을 약간씩 변형하여 다시 쓰고.. 하는 습관은 좋지 않다.
7. 글자체도 또렷하고 끊어서 분명하게 적어라.
글씨도 너무 작게 쓰지 말고 좀 크게 잡는 것이 좋다. 채점관들은 논술 수험생들보다
훨씬 높은 세대들이다. 그만큼 시력이 좋을 까닭이 없다. 아울러 수 천장의 답안지를
검토하다 보면 몹시 피로할 것이다.
글씨를 잘 쓸 필요까지는 없다. 다만 꾹꾹 눌러서 좀 진하게, 특히 받침 부분을 흘리지 말고
또렷하게 적는 게 좋다. 가장 좋지 않은 것이 흘림체이다.
8. 논술 채점의 과정과 채점 영역, 기준들
채점은 보통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 논술 과외 시 일일이
개인의 서술 배경까지 추리하면서, 문장마다 자로 밑줄을 쳐가면서 첨삭하는 것과는
천양지차일 것이다.
본인 같은 논술강사는 학생의 답안지를 첨삭 설명 후 답안지 작성자의 모든 질문에 충분한
응답을 해 주어야 한다. 때문에 첨삭을 할 때 그 부분까지 준비해 두어야 하고 수정 부분에 대한
대안 서술까지 적어 놓아야 하므로 첨삭 시간이 대단히 길다.
- 아래 실제 수업의 첨삭지처럼 하려면 1장 당 1시간30 분이 걸린다. 첨삭이란 학생의
"어떠한 질문"에도 충분한 답변이 있어야 하고 지적한 부분을 강사 자신이 고쳐쓸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못하면 논술강사로서의 권위를 인정 받을 수가 없다. 논술은 해답집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의 논술 채점관은 보통 3명 정도가 한 개의 답안지를 각각 채점 후 평균을 내는 방식을
취한다. 3명 간에 너무 격차가 크면 다시 새로운 1인이 채점하여 다시 최종 평균을 낸다.
채점의 기준도 미리 기준표와 예시답안지를 제작하여 이 표에 의거하여 진행한다.
형식 영역인 단락 구성이나 맞춤법, 자수 길이, 문장의 어색함, 문장의 유려함, 가독성 등을
보는 것이 대략 2~30%이다.
그리고 제시문의 요지를 논제 요구에 따라 정확한 그리고 창의적인 압축 키워드로 표현했는지?
논점 간의 일관성은 있는지? 논지를 충분한 논거로 잘 논증했는지? 등을 보는 내용적 영역이
대략 7~80%이다.
이 부분에서 채점관의 현장 재량권도 따른다. 논술의 특성상 핵심 키워드나 표현을 서술하는
형태가 답안지마다 약간씩 다를 것이기 때문에 정확도의 정도에 따라 채점관의 배점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대학마다 다소 채점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기본은 동일하다.
9. 각 단락 형태는 대칭적으로, 용어나 문구는 비대칭적으로 써라.
예를 들면 단락 형태에 있어서 첫 단락이 논지- 논거 순서이면 다음 단락도 이런 순서가 좋다.
하지만 용어나 문구 등은 단락마다 불필요하게 동어반복을 하지 말고 약간의 변형을 주어
다른 표현으로 서술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 체계적이고 간결한 글이 되는 데 도움이 된다.
10. 끝으로 채점자가 누구이며 어떤 일을 하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논술 시험은 학생에게는 일생의 대 역사이지만 채점관에게는 연례행사의 업무 중 하나일 뿐이다.
물론 채점관 역시 나름의 사명의식을 갖고 한 학생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채점을 하겠지만
수많은 답안지는 상당한 노동을 요구한다.
나이가 든 구 세대인 채점관이 수많은 답안지를 검토하는 작업은 상당히 지루하고 피로한 일인 것이다.
그러면 논술 수험생은 답안지를 어떻게 쓰는 게 조금이라도 유리하겠는가?
한 마디로 요약하면 '채점관을 피곤하게 하는 답안지'를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채점관으로 하여금 논제에서 요구한 답변을 '오랜 시간과 머리를 써가며
찾게 하지 말고 바로 찾을 수 있도록' 쓰면 합격한다.
- 댓글을 확인하지 않으니 혹 문의사항 있으시면 쪽지를 주십시오 성의껏 답변 드리겠습니다.
- 위 내용은 저의 작은 견해일 뿐이오니 참조만 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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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점 기준을 아예 공개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성균관대는 가이드북에 논제의 답안을 공개하고어떤 방식으로 풀어야하는지, 철학과 원만희 교수님의 발언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연세대는 2019 선행학습영향평가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어떻게 들어가야만 하는지 상세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연세대가 올해 올린 2020 모의논술 해설을 보면 또 알 수 있구요.
저런 해설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저런 답안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역추적해본다면 일관된 방법론, 그 방법론을 바탕으로 해설까지 쓸 수 있습니다. 그걸 가지고 학생들이 혼자서 공부할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는 거구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입학처 입사관 만나서 물어보면
얘기해주던데요
님도 실제 시험장에서 풀고 합불 인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