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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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다.
어떤 지위를 얻건, 어떤 명예를 얻건 간에,
살아가는 매 순간순간이 ‘행복’이라는 그늘 안에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하면서 살아왔다.
그래서 때로는 규율도 어겼다.
고등학생 때 탈색과 염색을 하고 다니는 것이 그 사례이다.
허나, 일전에 글에 쓴 적이 있듯, 그 사실 자체가 나를 더
‘행복’에 가깝게 했음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 말을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동의하는 부분도 있다.)
적어도 내 입장에서, 무언가를 이루어 감에 있어서
잃는 것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그를 필사적으로
이루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선릉역 뒷방 고시원에서 지내는 삼수생의 입장에서,
그렇기에 ‘공부’만 하지는 않는 것이다. 나를 이루고 있는 물질, 내지는 정신들이 나를 떠나간다는 사실 자체를 많이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 논리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찌 보면, 나약하고 비열한 인간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음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러니,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이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최대한 내 행복을 정교히 만들기 위해 내가 가져가야 할 것들.
첫 째는, ‘휴식’ 이다.
토요일은 새벽까지 놀고 먹고,
일요일 하루는 푹 자버린다.
토요일은 보통 오전 3시 즈음에 잠이 든다.
그 즈음이면, 새벽 바람이 내 고시원 방을 적당히 적시는 때이며
에어팟으로 그 즈음에 음악을 들으면서 잠을 청한다는 사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어나면, 점심을 가볍게 먹고 책을 읽는다.
요새는 을 읽고 있다.
철학을 전공할 것도, 그것으로 돈을 벌 것도 아니지만,
누군가의 깊은 생각에 스며드는 재미가 나를 행복하게
하기에 일요일에는, 대치동으로 절대 향하지 않는다.
둘 째는, ‘감정’ 이다.
재수 생활을 보내오면서 겪은 바가 있지만,
공부를 하다가 문득 ‘깨달음’의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은 다양한 형태로 내게 다가오곤 한다.
어쩔 때는 ‘눈물’로, 어쩔 때는 근본을 알 수 없는 듯한 ‘상념’으로, 어쩔 때는 ‘햇빛을 보러 학원 밖으로 나가라는 명령’으로.
나는 그것들을 거절하지 않는다.
눈물을 참으려 애써 눈살을 찌푸리지도 않고,
상념을 막기 위해 온갖 힘을 쓰지도 않고,
밖으로 나가지 않기 위해 발악하지도 않는다.
그 순간 만큼은, 그 감정을 즐기고는 한다.
그것들이 나를 매우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들이 ‘진짜 공부’임을 직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 째는, ‘자기 고백’ 이다.
어쩔 때는 인터넷에, 또 어떤 때는 플래너에 가끔,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쓰기도, 오늘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 서술하기도 한다.
그 시간을, 나는 무조건 가져간다.
그 시간 속에 내가 자리하고 있을 때 행복하기 때문이고,
역시 그것이 더 나은 ‘나’로 거듭할 수 있는 ‘진짜 공부’임을
알기 때문이다.
삼수. 3년이라는 수험 생활 동안 내가 느끼는 것은,
나라는 사람은 틀린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른 길을,
조금은 특별한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보았을 때는 ‘불운’에 가까워 보이지만,
어쩔 때는 ‘축복’처럼 느껴지는 이 시간에서, 나는
‘행복’을 탐구하면서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분명히 포기하는 것도 참 많다.
또,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내 행복을 담보로 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악의적으로 ‘시험’을 잘 보겠다고
누군가를 시기하거나 질투하면서 이 길을 걷고 싶지 않다.
그저, 조금 더 좋아 보이는 나를 찾아 이 길을 여행해보고 싶다.
그 덕택에 ‘대학생’이라는 칭호를 얻지 못해 여전히 황망히 버둥거리고 있음을 안다. 그렇지만, 지금의 나는 행복을 향해서
퍽 멋있게 달려가고는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나를
버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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