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은 여자친구와 헤어졌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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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단과를 들으러 대치러셀에 가는 날이었다.
이 날은 내게 조금은 특별한 날이다. 월요일 부터 목요일까지,
독서실에 갇혀 사는 내게 유일한 ‘자유’의 시간이니까.
물론, 독서실에서도 나를 막는 이는 없다.
그렇지만, 내면의 나를 가꾸고 다그치기 위해서는,
‘자유’를 조금 제한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고, 그를 의식하며 나를 옥죄지는 않았다. 나를 가꾸는 것 또한 역설적으로 ‘자유’의 일부분임을 나는 알고있었기 때문이다.
‘자유’. 작년 이 맘 때 쯔음 내가 ‘연애’를 했을 때
참 집중했던 단어였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다.
그러나, 어느 이유에서인가 서로가 서로에게 자유롭지 못했다.
사설 시험이든, 평가원 시험이든, 수험생 입장에서 비교적
‘큰 일’이 생기고 나면, 나는 이별통보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또 다시 우리는 만났다. 그 악순환의 반복이 작년의 연애였다.
이별 통보를 받고, 난 쓰라린 가슴으로 러셀에 틀어박혀 있다,
저벅저벅 집으로 걸어가는 밤에, 다시 만나자는 그녀의 연락이 왔고, 나는 어느 감정선으로 그 사람을 대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사랑’이라는 소중한 가치가 ‘나 자신’을 억압시키는 듯 했다.
‘사랑’이라는 가치로 인해서 나는 무너지고 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무한소급을 내 손으로 끊어내고야 말았던 것.
후련했고, 안심했다.
이제, 사랑이라는 녀석이 더 이상 나를 옥죄지 않을 테고,
더 이상 그 사람의 모습이 문득 내 머리 위를 스치지도 않을 테니까.
대치동에서, 우리는 그렇게 끝났다.
정확히는, 우리는 그렇게 안정되어 갔다.
오늘, 대치러셀을 오는 길에 수 많은 꽃과 풀들을 봤다.
작년 이 맘 때에도, 연애를 하면서 봤던 예쁜 풍경이란, 이런 광경이었으니, 아직도 증오스런 마음이 일부 남아있는 사람을 두고, 그래도 그 때에는 그 때의 감정이 있었다며 소중히 추억했던나란 사람은 오늘에 있어서 만큼은, 지극히 정상적일 것이다.
그 일이 있기로, 곰곰히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여기서 그 일이란, 헤어짐을 선택한 것을 가리킨다.) 앞으로,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는 감정이 내게 생겼을 때, 나는 ‘자유’를 외치기로 결심했던 것.
그래서인지, 오늘 내가 봤던 대치동은 ‘자유의 도시’ 였다.
정확히 말하면, ‘자유로워 져야할 도시’ 였다. 언젠가는, 이 도시에도 남부끄럽지 않은 본연의 자유가 이 도시를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생겨나기를 빌면서, 단과 수업을 마친 나는, 한 줌의 땀으로 대치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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