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은 여자친구와 헤어졌던 곳이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2417860
오늘은 단과를 들으러 대치러셀에 가는 날이었다.
이 날은 내게 조금은 특별한 날이다. 월요일 부터 목요일까지,
독서실에 갇혀 사는 내게 유일한 ‘자유’의 시간이니까.
물론, 독서실에서도 나를 막는 이는 없다.
그렇지만, 내면의 나를 가꾸고 다그치기 위해서는,
‘자유’를 조금 제한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고, 그를 의식하며 나를 옥죄지는 않았다. 나를 가꾸는 것 또한 역설적으로 ‘자유’의 일부분임을 나는 알고있었기 때문이다.
‘자유’. 작년 이 맘 때 쯔음 내가 ‘연애’를 했을 때
참 집중했던 단어였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다.
그러나, 어느 이유에서인가 서로가 서로에게 자유롭지 못했다.
사설 시험이든, 평가원 시험이든, 수험생 입장에서 비교적
‘큰 일’이 생기고 나면, 나는 이별통보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또 다시 우리는 만났다. 그 악순환의 반복이 작년의 연애였다.
이별 통보를 받고, 난 쓰라린 가슴으로 러셀에 틀어박혀 있다,
저벅저벅 집으로 걸어가는 밤에, 다시 만나자는 그녀의 연락이 왔고, 나는 어느 감정선으로 그 사람을 대해야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사랑’이라는 소중한 가치가 ‘나 자신’을 억압시키는 듯 했다.
‘사랑’이라는 가치로 인해서 나는 무너지고 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무한소급을 내 손으로 끊어내고야 말았던 것.
후련했고, 안심했다.
이제, 사랑이라는 녀석이 더 이상 나를 옥죄지 않을 테고,
더 이상 그 사람의 모습이 문득 내 머리 위를 스치지도 않을 테니까.
대치동에서, 우리는 그렇게 끝났다.
정확히는, 우리는 그렇게 안정되어 갔다.
오늘, 대치러셀을 오는 길에 수 많은 꽃과 풀들을 봤다.
작년 이 맘 때에도, 연애를 하면서 봤던 예쁜 풍경이란, 이런 광경이었으니, 아직도 증오스런 마음이 일부 남아있는 사람을 두고, 그래도 그 때에는 그 때의 감정이 있었다며 소중히 추억했던나란 사람은 오늘에 있어서 만큼은, 지극히 정상적일 것이다.
그 일이 있기로, 곰곰히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여기서 그 일이란, 헤어짐을 선택한 것을 가리킨다.) 앞으로,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는 감정이 내게 생겼을 때, 나는 ‘자유’를 외치기로 결심했던 것.
그래서인지, 오늘 내가 봤던 대치동은 ‘자유의 도시’ 였다.
정확히 말하면, ‘자유로워 져야할 도시’ 였다. 언젠가는, 이 도시에도 남부끄럽지 않은 본연의 자유가 이 도시를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생겨나기를 빌면서, 단과 수업을 마친 나는, 한 줌의 땀으로 대치역을 떠났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국어 컨텐츠 0
상상온라인 vs시대컨 이유도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흑수저 테스트 ㅇㅈ…. 11
가난해서 울었어…ㅜㅜ 빨리 공부해서 아빠 도와야지…
-
작년버전 아직 서점에 남아있어서 풀어볼까하는데... 아니면 그냥 올해버전 나올때...
-
평일 알바할 거면 몇 시대로 잡는 게 좋음??
-
좋아하는 사람 있음? 본곡보다 더 듣기 좋게 편곡이 많긴 하던데
-
정신건강빙고 2
이야 작년에 했으면 거의다 체크해서 빙고 ㅈㄴ 많았을거같은데
-
2시간이면 되는 거 아니었음?
-
ㅈㄱㄴ
-
지구 커리 0
오지훈쌤 커리타서 유자분(작년거)까지 끝냈고 개념 다시 한번 돌리면서...
-
빙고 4
GOAT
-
예상 2
12시 쯤에 취침예상
-
택 1 ㄱㄱ
-
고1때 하는 문법이 언매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고1때 문법은 꽤 열심히(잘)...
-
늙어서 따라가기 힘드네
-
상의는 무슨 단체복 준다던데 캐리어까지 필요없으려나
-
정신건강 테스트 0
위험할 뻔
-
버릴래요
-
파이코인 진짜 상장함? 13
이게 말이되나 몇년전에 시간당 채굴 열몇개씩 될때 심심해서 하다가 에휴 이게...
-
그거 아니라고!!! 자꾸 행동 통제하려고 하지 말라고!!! 그거때문에 스트레스받는게...
-
정신겅강 빙고 1
해야할일을너무안함.
-
빌런&고닉들을 얼마나 아는가...
-
만점 가야지 1
가보자 가보자
-
건강 ㅇㅈ 6
몸이 확실히 가벼워진게 체감이 됨 다음 목표는 25분 언더 6키로 으쌰으쌰
-
ㅜㅜ
-
ㅈㄱㄴ 솩문제풀다가 못함
-
수저테스트 ㅇㅈ 2
?
-
[잡담] 수능 영어 목적, 실용문이 너무 작위적이라구요? 2
가끔 수능 영어 목적 문제나 실용문 문제가 교과서 내용처럼 한국에서나 사용할 '억지...
-
정건빙다시해봄 7
이게맞는거같음그래도노빙고네
-
ㅈㄱㄴ
-
정신 빙고 14
-
ㅈㄱㄴ
-
작년 벚꽃 한창 질 때 한시간 반 정도 운전해서 아무도 없는 시골 동네 벚꽃길 가서...
-
4수생 사탐런 1
04년생 사수생인데 수시 무휴반 하려고 합니다. 원래 물지였고 25수능 때 등급은...
-
정신건강 빙고 7
빙고없어서 좋아요
-
?딱히 우울하진 않은데
-
시작할때 "입문" 누구는 들어야된다고하고 누구는 안듣고 시작해도 상관없다하고,,,
-
이거 트루먼쇼임?
-
국어를 처음 올오카로 시작했는데 문학이 안 맞아서 문학만 강기분 듣고 어찌저찌...
-
? 굿나잇
-
일단 저요
-
하세요 저는 베토벤 교향곡/제9번/합창/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베를린 필하모닉
-
커트라인 되게 높네
-
정신건강 빙고 2
-
제가 방금 그랬어요.. 구석에 앉아서 샤워만 하고 도망
-
차 운전해보고 싶다 13
2종보통 삼수 출신 장롱면허인 제가 운전대를 잡아도 될까요
-
일단 나..
그래서 커플이셨다?

차단ㅋㅋㅋㅋ 제목만 봄. 야 너두? 야 나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