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이고 강간, 강간상해로는 처벌될까?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2297864
Snu Roman.과 함께 하는 법률여행
‘물뽕’ 등 마약 이용 성폭행 시 징역 5년 이상 ‘버닝썬법’ 발의
최근 한 국회의원은 위와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며 ‘약물 강간을 엄벌할 법적 근거 마련’을 배경으로 밝혔다. 하지만 지금도 엄벌할 법적 근거는 있다. 아래 사례를 보자.
어느 클럽에서 일어난 일이다. 오르비 유저인 여대생 A는 한 남성이 건네준 위스키를 계속 마셨다. 평소 주량의 반도 안 되는 양이었지만 A는 정신을 잃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호텔이었다. 중간 중간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잠이 들었고 나중에 깨고도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감마하이드록시낙산. 향정마약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GHB’는 중추신경진정제로 무색·무미·무취이기 때문에 쉽게 몸에 녹아든다. 멍청한 누군가가 이름을 잘못 붙인 것이 분명한 ‘데이트 강간 약물(Date Rape Drug)’이라 불리는 이 약을 써서 강간한 경우, 어떻게 처벌될까.
형법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일단 약물을 써서 잠들게 한 행위가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는지 보아야 한다. 대법원은 일찍이 약물로써 졸음에 빠지게 하는 것을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이라 보아 폭행이라 보고 있으므로 강간죄는 성립한다.
그런데 약물로 인해 일시적으로 수면 또는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게 된 경우 100% 깨어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전신마취의 경우에도 매우 낮은 확률이지만 영원히 잠드는 경우가 존재하는 데다 약물에서 깨어나면 한동안 정신을 차리기 힘들고 기억마저 상실되는 사례까지 있다. 단순히 ‘폭행’으로 보아 강간죄로 처벌하는 것은 균형상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만약 이를 ‘상해’로 보게 되면 뭐가 달라질까.
형법 제301조(강간 등 상해ㆍ치상) 강간, 유사강간 및 강제추행, 준강간, 준강제추행의 죄(미수범 포함)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처벌이 완전히 달라진다. 무기 또는 5년 이상으로 (우리나라 기준) 강력하게 처벌되는 것이다. 불과 20년 전에 여고생을 강간한 트럭기사가 피해자와 결혼하기로 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법원도 최근 전향적으로 해석하여 수면제 약물을 투약하여 강간한 경우 ‘상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강간치상죄를 인정했다.
언뜻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이는 이 판결에는 사실 이해가지 않는 부분도 있다. ‘강간상해’가 아닌 ‘강간치상’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둘의 차이는 처음부터 상해에 대한 고의가 있느냐의 여부다. 그러니까 강간도 하고 다치게도 할 생각이었다면 강간상해가 되고, 강간만 하려 했는데 그 과정에서 예견치 않게 다치게 했다면 강간치상이 된다. 당연히 전자가 더 강력하게 처벌받는다.
다시 법원의 판단으로 돌아와 보자. 법원은 피해자 모르게 수면제를 커피에 타 마시게 한 후 정신을 잃자 강간한 경우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나쁘게 변경’되는 상해를 입었다고 본다. 그런데 커피든 위스키든 약물을 타서 건넸다면 애초부터 피해자가 정신을 잃고 잠들 것을 알았다. 그러면 이는 강간치상이 아니라 강간상해가 되어야 한다. 충분히 예견 가능했고 의도치 않게 다치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받아 마셨고 피해자의 저항이 없었기에 강간이 아니라는 억견(臆見)은 저열하다. 폭행으로 저항을 억압하고 강간하는 것보다 왜 더 가중처벌 받아야 되는지 모르는 이들은 저항조차 할 기회를 박탈당한 피해자의 심정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약 먹이고 강간, 강간상해로 처벌 받지 않는다. (강간치상으로 처벌)
사족
형법 제301조의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강간과 강제추행은 모두 죄악이지만 죄질(罪質)이 다름은 부인할 수 없다. 원치 않는 성관계와 원치 않는 히프 접촉이 같은 선상에서 처벌받을 수는 없는 문제임에도 형법 제301조는 이를 미수범까지 묶어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고 있다.
예를 작출(作出)하면 강간하면서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경우와 히프를 만지려다 피해자가 넘어져 실패하고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은 경우 무조건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적정한 균형이라 볼 수 없다. 적어도 강간과 강제추행을 분리하여 전자의 법정형을 높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그냥 사진만 딱 찍고 부모님도 안부름 바로 도망치듯이 나옴 학교 싫엇음 그냥 그때도 아싸엿음
-
원래 조금 친하던 좋아하는 분한테 이주정도 고민하다가 디엠보냈는데 ㅇ 으로 답장...
-
코로나 터져서 반에서 졸업장만 받고 바로 하교함 부모님? 못오심
-
나도 찐따썰 4
고딩 때 코로나 여파로 마스크 쓰고 다녓자나 근데 나랑 인싸 여자애랑 눈이 닮았는지...
-
와 고등학교를 졸업한 틀딱들이 있군아
-
현생에서도찐따고 오르비에서도찐따임
-
ㅅㅅㅎㅁㅂㄹㄷㄱㅃㅃㅃㅃㅇㅂㄸㄷㄸㄷㄸㄷ
-
나는 사실 중학교때 내 이름을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인기가 많았음 ㅇㅇ 그리고...
-
이때는 사실 그래도 친구라 부를수 있는 사람 있었음 근데도 난 그냥 부모님 오지...
-
무슨 기분일까
-
찐따 점심시간편 1
남들 급식실갈 때 몰래 나가는 척 화장실 들렀다가 교실로 돌아옴 그리고 혼자남음...
-
반장 3번 해서 학년 대표로 졸업식 때 상 받았는데 부모님이 늦으셔서 나 상 받는...
-
잠에 관한 썰 0
언제 한번 몸 180도 돌리고 베개에 얼굴박고 누웠는데 그새 잠이 든건지 그래서...
-
나 빼고 다 가짜임 오르비에 진심이ㅜ없음
-
그게 지금보다 기분은 괜찮을 거 같아요
-
사람은 자신감 넘칠 때 보기 좋다.
-
2025 1학기 다니고 2학기 휴학 2026 군-대 2027 2학기에 복학...
-
본인 이렇게 3일 살아봄 그런 다음에 제주 내려옴. 혼자 부산 가서 진짜 국밥만 먹고 온 거임
-
초딩때는 따 당했는데 그때 좀 공황이랑 심했고 난 몰랐는데 그때 1달 외국살기...
-
다 레파토리가 똑같음
-
선착순 10명 덕코 11
1000씩 드림요
-
너무 극단적인거 말고 현실적인거
-
진짜 찐따썰 5
풀려는데 너무 슬퍼서 못풀겠다 여기 자랑스럽게 올릴수있는 썰들은 진짜가 아님...
-
ㅉㅉ 잠복수사에 당하다니
-
전 원래 대깨설이라 떨어지면 군4수한다는 마인드로 설경 넣고싶은데 부모님은 그냥...
-
과외 구하는 칸에 잘생기거나 예쁜 사람 사진 있으면 한번씩 확대해봄ㅋㅋ 님들도 이럼?
-
알려주겠다 6
흐
-
나도 성적 인증 해볼까나 ㅠ
-
ㅏ 배고픔 0
라면 부숴먹으러 편의점 가고 싶다
-
가짜 찐따,가짜 아싸 걍 빼앗긴 아싸임
-
근데 나온 건 애니 + 연예인 짤임
-
제가 아프니까 3
친구들이 아주 신이 났네요 정말 행복해요
-
저는 일단 무조건 베야해요
-
교실에서 부르더니 널좋아하는것같은데 사귀고싶은건아니랬어요 이거 어장관리당한건가요
-
저 메이플도 잘 못하는 흙손이에요
-
혼밥의 제일 큰 문제는 14
가게 주인이 눈치를 준다는 거임 나도 알빠노 하고 싶은데 저번에 가고 싶던 곳이...
-
중딩때 간단한 찐따썰 11
중학교때 진짜 친구가 한명도 없었음 그래서 졸업식날에 부모님에게 나 친구 없다는거...
-
궁금한 거 있으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이건 치과를 가야하는건가요 정형외과를 가야하는건가요
-
난 ㄹㅇ 혼밥달인임 10
혼자 두끼 같은데 가는건 ㄹㅇ 잘 가고 고깃집도 혼자 가봄
-
150명 대형과이고 지금 50등에 6칸 최초합입니다
-
이제뭐하지 14
애니프사도했는데
-
수능 팁 줘 3
응
-
이 새끼 때문에 내 수면 패턴이 ㅆ창남 ㅋㅋㅋㅋ
-
입결만 봤을 때는 '당연히 홍대가 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
오르비에서 베스트댓글이 체스말로 킹 퀸 비숍 순이잖아요 근데 킹이야 당연히 제일...
-
다들 이상한 드립 치기 좋아하지만 고수들이 항상 있음
이런글 자주올려주세요!
팔로우 했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