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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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개월 후면,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치죠? 지금이 4월이야 벌써. 조금만 발 헛디뎠다간 큰일 나는 수가 있어요. 허, 내가지금 여기 왜 있지? 이런 고민 하지 마세요. 그런 고민을 하기에는 우리는 너무 위급한 상황이야. 정신 바짝 차리셔야 돼.
오늘 인강을 보면서, 우연히 한 강사에게서 들은 말의 일부이다.
삼수를 시작한 지 고작 2주 밖에 안 됐는데 벌써 6모가 2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위압감이 먼저 그 말을 들은 후에 오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나, 이내 맘이 편안해졌다. 내가 마주한 2개월이란 시간은, 꽤나 길고 먼 시간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역, 재수를 거쳐 터득한 생활인의 지혜 덕택이었을 게다.
허나, 그 배경으로 말미암아 내가 지금 부랴부랴 글을 기록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내가 여기 왜 있지? 이런 고민 하지 마세요.
그런 고민을 하기엔 우리는 너무 위급한 상황이야.
이 말 때문에 그런 것이다.
나는 기억한다. 재수를 왜 했으며, 왜 재수생활 속에 나를 존재시켰는지에 대한 답을 내리기 위해서 발악했던 나를.
강남러셀 403번 자리에 앉아서 Nas - Life’s a bitch를 들으며 저녁식사를 할 때에도,
강남오르비 자습강의실에 앉아 오후의 햇빛을 받으며 공부를 할 때에도,
황망히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왕십리역에서 그 기세에 자연스레 사념 벙어리가 되어 입을 다물게 된 때에도,
휴지쪼가리를 왜 싱크대에 두었냐며 갑자기 주먹을 휘두르는 친형의 폭력성을 느낄 때에도,
고 샤이니 김종현 군이 자택에서 숨이 끊어졌다는 뉴스의 속보가 들릴 때에도,
나는 저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기 위해서 발악했다.
대학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서울대 총장이 내게 가상의 합격증을 내민다면, 나는 내일
당장 강남오르비에 와서 짐정리 하고 그 곳을 뛰쳐나갈 것인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성은 내게 그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 감정은, 대학 합격만으로 설명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여행이었다. 재수생활 이란 그 당시 내게 있어서
‘나’를 찾아가는 과정으로의 여행이었다. 즐겁고, 편안하며,
때론 미래의 알수없음에 불안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행복한
역동적인 감정이 뒤나드는 여행이었다.
그것이 내가 재수를 선택했던 이유 중 일부였고,
가상의 대학 합격증을 받는다해도, 아쉬움이 남아있는
이유였고, 강남오르비에 존재했던, 대치러셀에 존재했던,
강남러셀에 존재했던, 왕십리 빌라촌에 존재했던 이유였다.
그 이유를 찾으며 어느 순간 그 질문에 대한 답에 가까워지는
나를 볼 수 있었다. 그 답을 내리면서 내가 얻게된 것은,
그렇다면 무엇이었는가.
본연의 나를 찾아 회귀하겠다는 의지,
실패했어도 다시 한 번 일어서 보겠다는 용기,
고독감을 친구로 만들어 보겠다는 다짐 등이 그것이었다.
나는 그것이 대학 합격 보다도 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저들이 바로 내가 ‘이 세상에서 고유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 자체로 입증해주기 때문이다.
과연, 존재의 이유를 탐구하고 답하려는 것이
하찮으며 낭비스런 영역일까. 그 즈음에서 생각을 마치고,
이내, 그 책을 덮고, 내일은 영어를 조금 더 공부해볼까
하며 플래너에 영어 강의 챕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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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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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힘내 사랑해크으 머있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