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기차 [477377] · MS 2013

2019-03-15 22:10:58
조회수 4359

여러분이 힘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1898961

"휴.. 힘들.. 아, 성적이 오른다.."


그러곤 피식 웃곤 했던 학생들.




“힘들다”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그런 말 대신 


“성적이 오른다”라는 말을 하라고 하니


그게 뭐냐며 투덜거리던 학생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익숙해졌지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힘들다는 말에


놀란 눈으로 나의 눈치를 살피는 학생들에게


저는 “성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오른다!”라고 말을 합니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스스로 다시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학생들의 힘들다는 말에 위로의 말을 건넸다면


한동안은 또 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겠지만


또다시 힘들어할 것이 뻔했습니다.


힘들 때마다 위로해 주지 못할 것을 알았기에


그보다 더 본질적인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네가 지금 힘들지 않다면 그건 뭘 의미할까?


원하는 목표가 있어 그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데


그 길이 힘들지 않다면,


웃으면서 편하게 가고 있다면,


아주 넓은 대로에 혼자 달리는 자동차 같다면,


그 길은 너의 목표를 향하는 길일까.


정말 그 길의 끝에는,


네가 간절히 원하던 너의 꿈이 기다리고 있을까.










안녕하세요. 바나나기차입니다.



이제 막 진정한 수험생이 된 고3 학생들


마음을 고쳐먹고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


한 번의 실패를 딛고 다시 시작해보려는 학생들


어렵게 딛고 일어섰지만 다시 주저앉게 된 학생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한 번 시작하려는 학생들 



저는 여러분들 모두가 올 한 해, 힘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힘들다’는 말은 그 자체로 위로의 말입니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학생들에게는 벗어나고 싶은 현실을 비관하며


자신의 현재의 가치를 깎아 내리는 말일 뿐이지요.


그런 모습이 저는 너무 마음 아파서


학생들이 힘들어 할 때마다 ‘힘들다’가 아닌


‘성적이 오른다’는 말을 하게 합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말해놓고도 어색해서 


피식 웃어버리지만 결국엔,


성적이 오른다는 말을 매일매일 외치며


스스로 위로하는 학생들을 봅니다.


자신의 방향성에 확신을 가지는 학생들을 봅니다.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에 기뻐하는 학생들을 봅니다.


저 없이 혼자서 해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감히 안도를 느낍니다.





내가 힘듦을 견뎌낼 수 있을까..


벌써부터 걱정하는 학생들이 있겠죠.


말씀드릴게요.


네, 견뎌낼 것입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본디 그러한 존재였으니까요.


기억하지도 못하는 아주 옛날에


엉금엉금 기어 다니기만 해도 예쁨 받던 우리는


넘어지고 다치고 울기를 반복하며 기어코,


스스로 두 발로 서게 되었습니다.




우리들 중 누구도 나자마자 걸어 다니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우리가 처음 걷게 된 그 순간


당신들께서 그런 벅찬 감격을 느꼈을까요?


주변에 당신들의 아이가, 그러니까 우리가


드디어 스스로 걷게 되었음을 자랑했을까요?



우리는 여전히 그런 존재입니다.


힘듦을 겪어낼 수 있습니다.


힘듦을 즐기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힘듦에서 위로를 얻고


자신이 가는 길에 확신을 얻는 


그런 1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힘들다’는 말이 자신을 위로하는 말인 것처럼


‘힘들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은 응원하는 말이에요.


여러분이 두 발로 서게 될 날을요.


결코 잊지 못할 그 감격의 날을 맞이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할게요.




여러분의 오늘 하루 어땠는가요.


힘들었나요.


잘 하고 있어요. 


우리 조금만 더 힘내요.

0 XDK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덕 코인을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