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 10대와의 이별, 20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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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참 많이 당했었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기 보다는, 항상
문제를 만들고 개성이 뚜렷했기 때문인 듯 하다.
그렇기에, 10대에서 나는 ‘나를 지키는 것’과 ‘나를 살리는 것’
중 하나만을 결정해야만 했다. 죽을만큼 외로웠던 그 삶에서
내가 원했던 것은 ‘친구’였고, 그를 사귀기 위해서는 내 개성을
죽일 필요가 있었다. 그렇기에, 개성을 죽이고 일반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도 해 본 적이 있다. 나를 버리면, 애처롭게도 나를 살릴 수 있었던 것.
그러나, 내가 10대에서 선택한 길은 ‘나를 지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때론 친구에게 무시받기도, 어른들로 부터 질타받기도했다. 많은 것들이 나를 괴롭게 했고, 또 많은 것들이 내게 상처를 주었다.
극한 상황 속에서 내가 홀로있게 됨이란, 최악의 벌이었을 지도 모를 일.
무얼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으며,
때로는 그 상황에 분노했으며,
외로움에 눈물을 쏟아낸 적도 있었다.
그 아픔을 견뎌오고, 여러 딜레마에 시달렸던 와중
‘재수’라는 과정을 만나게 됐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내린 선택 — 나를 지키는 것 —이 매우 잘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홀로있음으로 인해, 나는 오롯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됐고,
삼수를 하게된 지금 이 못된 나를 나는 사랑할 수 있게 됐다.
10대를 이렇게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란 말을
내게 꼭 하고 싶다.
20대의 시작이라는 팻말 앞에 이제는 서 있다.
무엇을 잘하는가에 대한 답을 아직 내리지 못했기에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답도 명확지 않다.
그러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답만은 명확한 것.
그를 10대의 마지막에서야 정할 수 있었고, 그 답은
‘단심’이다. 뜨거운 마음. 나를 뜨겁게 만드는 것에 내 영혼을
팔면서, 나만의 광장에서 푸른 호흡을 내쉬겠단 것.
삼수는, 그의 발판이리라고 난 믿는다.
홀로있음으로 인해 앞서 겪은 악을 다시 겪게될 지도 모를 일.
허나 괜찮다. 그 악의 끝에 선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인다. 뜨거운 마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안다.
많은 것들에 시달린 10대 였지만,
많은 것들에 저항했던 10대 였고,
많은 것들에 상처받았던 10대 였지만,
많은 것들을 치유할 수 있었던 10대 였다.
20대에는, 10대의 거친 파도에서 내가 얻게 된
나만의 속도로 나아갈 것을 희망한다.
삼수라는 속도는 분명 남들보다는 느리지만,
그를 나만의 속도로 볼 수 있다면, 바른 길을
일정한 빠르기로 걸어내는 바른 속도가 아닌가.
그것이 내게는 곧 젊음이고,
그것이 내게는 곧 청춘일 것이다.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길을, 바른 시야를 가지고, 걸을 수 있는
20대가 되기를 지금의 나는 소망하고 있다.
혹여, 내가 20번 째 생일을 축하받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바로 이 장면에서 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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