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cess✨ [541907] · MS 2014 · 쪽지

2019-02-05 0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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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의 아픔은 무덤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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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가 살아계셨다면, 나는 오늘 어디론가 갔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 곳이,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일부분을 설명할 수 있는 공간에 해당했을 지도 모를 일.


대학병원이었을까, 청주였을까.


무튼, 그녀를 만나러 간다는 사실 자체는,

내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화합과 조화라는 단어를 그녀에게 배웠기 때문이지요.

유년의 준거는 그렇게 굳어졌고, 그렇기에 그녀는 곧

내 어릴 적 모습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명절이란, 화합과 조화를 가족들끼리 맹세하고,

조상들께 그를 염원하는 시간이라고 배웠건만,

그저 긴 휴식으로 치부하며 피시방에 전전하는

내 모습이 처량하기 그지 없습니다.


외할머니가 무덤에 자리잡았기에 생긴 일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너무도 큰 인물이 이 세상에

없기에 생긴 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를 실현할 수 없으나, 한결같이 긴 이 시간.

어서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 이유는,

그녀의 부재 때문이라고 말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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