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t and Wet [832060]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9-01-26 00: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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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에서 휴학반수하게 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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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딩때부터 중딩때까지 거의 10년간 외과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또 좋아하는 과목은 영어라서 바보같이 공립외고(이과 불가)에 가게 됐고 고등학교생활 3년동안 그 꿈은 그냥 어린애의 허황된 바람 정도로 여겨질 많큼 멀어졌습니다

 그렇게 현실에 타협해서 간 한의대에서의 생활도 나쁘지 않았어요 오히려 굉장히 만족스러웠다고 할 수 있죠. 한의학에 대해서도 제법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동기나 선배들도 대부분 정말 좋았으니까요.

 그런데 같은 학교의 의,치대생들을 보며 마음 한편은 그 1년 내내 불편했습니다. 이런 생각 하면 안되지만, 쟤들보다 내가 더 참된 의사가 되고자하는 바람이 클텐데. 나에게 기회만 있다면 훨씬 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을텐데. 이런 생각들이 끊임없이 들었습니다.

 결국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뒤 어느 일요일 오후에, 교회에서 집으로 돌아오고있던 부모님께 전화를 해서

 나는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살아야겠다. 우여곡절 끝에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학교에 왔지만 나는 외과의사가 아니면 평생 어떤 일을 할 자신이 없다. 지금 도전 안하면 평생 후회하고 살거같다고 얘기했습니다.

 그게 벌써 1년이 넘은 일인데 어제 합격증서를 보고, 드디어 일생의 꿈에 한발짝 다가갔다는 생각에 현실감각이 없어진것 같네요.


 이국종교수도 그렇고 제 주변에 계신 외과교수님들께서는 사명감만으로는 하루도 버티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저도 막연한 사명감만으로 시작한 일이 아니기에 다르게 말하면 막연한 사명감+재능+적성을 다 고려해서 선택한 일이기에 어떻게든 꾸역꾸역 버텨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오늘부터 빡공 빡운동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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