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아메리카노 [863271] · MS 2018 · 쪽지

2019-01-19 22:31:00
조회수 11,675

문과 진로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0890453


문과 진로가 궁금하신 것들이 많은 것 같아서 글 올려드립니다.

제가 지나온 길과 제 분야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는데 

다른 분야는 제가 보고 듣고 경험한 것 위주로 쓰다보니 bias가 있을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기업 취업을 제외하고 몇 가지 특수군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



1. 교수


대학 입학할 때부터 교수를 꿈꾸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공부를 하다보면 한 번 즈음은

생각해보게 되는 직업입니다. 


하지만 진짜 어려운 길입니다. 학부 학점도 좋아야 돼고 영어도 잘해야 됩니다.

요새는 보통은 국내 학부/대학원 (석사)+외국 박사후 외국 생활 몇 년 후 국내교수가 로얄 루트 입니다.

(예전엔 국내박사라도 서울대 석박사면 교수가 쉽게 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진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고연령층에선 서울대 출신 교수가 압도적이지만 조교수로 갈수록 학부에 따른 분포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이과에 비해선 아직까지 절대적으로 학부가 중요하지만 논문으로 점점

더 커버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진 자기 출신 학부보다 상위의 학교를 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과에 따라서는 외국 대학의 박사 어드미션 받는 것 조차도 어려울 수 있으며

박사를 받더라도 교수가 되는 것은 또 높은 경쟁률과의 싸움입니다.

어떤 과의 경우엔 차라리 외국서 교수 되기 쉬운 과도 많습니다.

게다가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것을 생각했을 때 리스크가 큰 편이죠.


대신에 인서울+지거국 교수가 되면 솔직히 다른 직업 안부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교수의 대우와 사회적 지위는 다른 나라들에 비하여 월등히 

좋습니다. 굳이 안 좋은 점을 꼽자면 금전적인 것을 들 수 있는데

공부를 좋아해서 연구자의 길이 된 사람은 이 부분도 크게 크리티컬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미국 주립대가면 교수 자제들이 엄청 많습니다. 

좋으니깐 자기 자식들 억지로라도 박사 보내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의사들이 자식들 의대보내려는 것 하고 비슷한 것이죠.

참고로 많은 교수들은 의사보다 교수를 더 높게 평가합니다-삶의 만족도 측면에서요. 

옛말에 의사는 가족이 좋은 직업이고 교수는 본인이 좋은 직업이라는 말도 있죠. 


만약 교수에 실패하게 되면 정출연 (문과쪽 정출연 자리는 되게 소수입니다. 그나마 경제학 위주입니다) 이나

정부 관련 기타 연구소 혹은 대학 산하 연구소등에 자리를 잡습니다. 물론 시간 강사로도 많이 갑니다.  

정출연까지는 그래도 괜찮은데 나머지는 솔직히 마음 고생 많이 할 수 있습니다. 


국내 박사도 교수될 수 있는데 경쟁이 더 극심합니다 (문과 대부분의 박사과정 프로그램은

S도 미달이니 이왕이면 S로 가세요). 그나마 일부 과는 여력이 조금 있는 편인데

대부분은 힘드니 국내 박사 진학할꺼면 지도 교수될 사람의 최근 제자중에 교수된 사람이 있는지를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2. 행정고시 및 입법 고시


보통 3-4년 준비 하는 것 같습니다. 두 사이클 넘어가면 포기하거나 다른 길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아서

왠만하면 두 사이클 안에 끝내려고 합니다. 준비하는 방법은 구글에 잘 나와 있으니 찾아보시면 되는데

경제나 행정학과가 도움이 많이 됩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행시에 합격하면 몇 달 간의 교육을 받고 합격 점수 (+교육점수가 있긴한데

거의 합격점수 그대로 반영됩니다)에 따라서 초기 배치받을 정부 부처를 선택합니다. 예를 들어, 

각 부처별로 TO가 쫙 나오고 성적 순대로 고르는 것입니다. TO가 다차면 그 부처는 갈 수가 없습니다.

순환 보직이라서 여러 부처를 돌긴 하는데 결국엔 처음에 갔던 부처에서 터전을 잡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합격 성적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잘아시다시피 행시의 꽃은 재경직이고 그 중에서도 기재부를 제일

선호하죠. 그 외에 국토교통 보건복지 국세청 등이 선호하는 부처였는데 이는 시대별로 조금씩 

바뀝니다. 3급 부이관 이상 정도가 되면 거의 퇴임할 시기 입니다. 기업으로 치면 2급 이상이 임원인 것기ㅗ

3급이 부장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3급즈음 가면 퇴임을 고려해야 되는데, 퇴임 후에

갈 수 있는 직장 수준에 따라서 선호 부처가 결정된다고 봐도 됩니다. 고위공무원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곳은 일정기간 가지 못하지만 결국엔 자리를 옮깁니다. 다만 요새는 사무관이 되었다가

회의를 느껴서 중도에 의원면직하는 사람 비중이 점점 들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만큼의 권력과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입법 고시는 행정고시와 거의 유사하지만 국회에서 일하게 됩니다. 행정고시의 국회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고위 공무원으로서의 일과는 다음 오르비 글을 인용합니다: https://orbi.kr/00015028972

제 주변 지인을 봐도 고위 공무원은 확실히 힘들게 살아갑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박봉은 아니고 퇴직 후 옮길 수 있는 자리가 많다는 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여담으로 공무원의 경우 주로 4급이나 3급을 주로 만나는데, 3급 이상부터는 확실히 정치입니다.

정치를 잘해야 살아남고 여기에서 인맥과 학벌이 많이 작용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포인트는 S라고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고위공무원은 정치랑 많이 연계되어 있어서

S출신인것이 혹 특정 지역이나 고등학교 출신인 것이 득이 될 때도 있고 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S가 아닌 사람이라도 굳이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검사 임용된 사람 중에 검사장 된 사람을 출신 학교별로 비율을 내거나

5급 고시 통과한 사람중에 차관급이 된 사람의 비율을 내면 생각보다 학교간 차이가 없습니다.

특히 검사장의 경우엔 지거국이랑 SKY도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겉에서 보는 것과 상식과 다르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실제로 통계를 내보면 그렇습니다.

S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보니 그렇게 보였던 것이죠. 



고시 외에 감사원이나 국정원 6/7급도 생각보다 많이 준비하고 감사원의 경우 생각보다

이점이 많습니다. 6급 경력직이나 7급으로 들어가서 5급 혹은 4급까지 하다가 나와서

금융 감사 업무쪽으로 많이 빠지는데 여기가 고액 연봉군 중의 하나입니다. 감사원은

말그대로 감사가 주 업무이기 때문에 출장이 많습니다. 그리고 감사원은 위에서 말한대로

퇴직이 많아서 승진이 다른 부처에 비하여 빠른 편입니다. 보통 5급에서 4급 가는데 10년 이상 거리는데

감사원은 서기관 되는데 10년 이내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3급부터는 엄청 정체입니다.


그리고 은근 선호도가 좋은 곳이 국정원 입니다. 제가 지인으로부터 들은 것이 여러개 있긴한데

여긴 혹시 모르니 정보를 남기진 않겠습니다. 다만 여기도 퇴직 후에 갈 곳이 많은 곳중에 하나입니다.


요약하면 고위공무원이나 공무원 중에는 정년 퇴직하기전에 퇴직하더라도 옮길 곳이 많은 곳이

최선호된다는 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3. 공기업


우리나라는 아직 공기업이 엄청 많으며 공기업이 아니더라도 정부 입김이 닿는 유관기관들이 엄청

많습니다. 한 10년 전 즈음에 대통령이 직접 꽂을 수 있는 자리가 약 2만여개 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그 만큼 행사하진 않습니다. 우리나라 정치구조가 왜 제왕적 대통령제인가를

실감하게 해주는 부분입니다.


공기업 중엣 제일 선호되는 것은 당연 금융 공기업이고 그 중에서도 A 매치라는 곳입니다. 

한국은행 금감원 같은 것이죠. 공기업마다 다르긴 하지만, 한국은행 및 금감원은 학/석사는 시험을

보고 뽑습니다. 따라서 여기를 목표로 하는 친구들이나 고시를 목표로 하는 친구들은 학점 관리를

안하고 행시와 같이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한국은행은 행시 못붙은 친구들이

가는 곳이라는 오명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보통 경제학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한국은행을 가고

경영학 훈련을 받은 사람이 금감원을 가는데 CPA가 많이 도움이 됩니다. 두 기관 모두 통계를 별도로

뽑는데 경영/경제 학과 정원대비 통계가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더 낮은 편입니다. 즉 조금 더 쉽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은행과 금감원 시험의 특징은 회사 자체내에서 문제를 출제한다는 것입니다. 즉 출제자들이

SKY 출신들 그중에서도 S출신들이 많기에 출제자의 학부 분포별로 유리한 구조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출제자들이 주로 자기가 학교다니면서 배웠던 노트나 강의에서 문제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작년인가 재작년 금감원 통계직렬 합격자가 전부 연응통이었는데 이런 것이 하나의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요새는 지방 할당이 생겨서 공기업에 입행하는 사람드의 출신 학부는 다양해졌습니다.


그리고 여기말고도 알짜 공기업이 많습니다. 문제는 상당수의 경우 지방 생활을 해야 된다는 점입니다.

원래부터 지방출신이 사람들은 거부감이 없지만 수도권 출신들이 힘들어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다른 공기업 재수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중앙 정부 부처말고 서울시나 경기도 부처나 공기업도 알짜가 많습니다.

많이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괜찮은 곳이 많은 분야가 바로 공기업 입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여기까지만 할게요.


다음에 시간되면 또 쓰겠습니다.




p.s. 로스쿨은 워낙 여기에 정보가 많아서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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