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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emone [761141]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8-12-29 01: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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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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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현실과의 유사도가 낮은 가능세계에 존재하는 제가 적었음을 밝힙니다.





현역때 수능을 망하고 부모님을 힘들게 설득하여 재수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뭐든지 될 줄 알았다.


꾸준히 하루에 공부시간 10시간 이상을 채우고


여러 문제들을 풀며 나 자신의 성적이 확실히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3월 모의고사를 봤다.


생각보다 잘 받았다.


기뻤다.


바로 부모님에게 자랑을 했다.


이 3월 모의고사는 현장감이 거의 없는 시험이다. 그렇지만 부모님께서는 이 시험을 잘 본 나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셨다.


나는 눈물이 났다.


왜 작년에 열심히 안했을까.


왜 작년에는 부모님이 이런 미소를 짓게 하지 못했을까?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교차하였다.


3월 모의고사를 본 직후 나는 더욱 열심히 공부를 했다.


그렇게 3월 사설 모의고사를 봤다.


망했다.


나는 괜히 부모님께 신경질을 내기만 했다.


부모님께서는 이런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냈다.


나 자신이 한심하고 쓰레기처럼 느껴졌으나 애써 부정하고 더욱 공부에 임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그 시험을 망한 이후로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PC방에 드나들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시험을 망쳤다는 핑계, 즉 스트레스를 풀러 간다는 핑계로 PC방에 갔다.


그렇지만 4월이 지나고 5월이 지나고 재수학원을 몰래 탈주하고 PC방에 살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자괴감이 들었다.


나는 무얼 바라 재수를 하는걸까?


남들은 열심히 공부를 하면서 자신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데 나만 제자리 아니 나만 점점 추락하고 있었다.


정신을 차렸다.


힘들게 일을해서 나에게 투자를 해주시는 부모님께 미안해졌다.


5월 말 다시 제대로 공부를 시작했다.


4월 5월을 거의 놀았다.


하루에 공부를 10~12시간씩 했지만 6월 모의고사의 결과는 처참했다.


그렇지만 나는 견뎠다.


4월 5월에 공부를 안해서 그렇다고, 나는 한다고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고, 바라는 대로 이룰 수 있다고...


그렇게 6월, 7월, 8월 계속 공부를 하고 9월 모의고사를 봤다.


3월 모의고사급으로 점수가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나름 선방한 점수가 나왔다.


수능날 이 점수로만 나와도 재수를 한 보람이 있는 점수가 나왔다.


부모님께 자랑을 했다.


나는 처음으로 부모님께서 우시는 모습을 봤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더욱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10월 모의고사를 보고 나는 해이해지기 시작했다.


솔직히 이정도 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이젠 감 유지만 해도 되지 않을까?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설렁설렁 공부하기 시작했다.


수능을 봤다.


망했다.


진짜 망했다.


6월 급으로 망했다.


부모님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다.



그렇지만 솔직하게 나의 점수를 말했다.


부모님께서는 아무 표정을 지으시지 않으셨다.


아니 자세히 보니까 많은 표정이 있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렇지만 가까스로 참고 나는 '해물탕'을 사서 한 번 희망을 봐보겠다고 했다.


해물탕을 사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작년 수능과 큰 차이가 없던 것이다.




나는 어딘가로 사라지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치만.... 오르비언짱 이렇게라도 안하면 내 글을 봐주지 않는걸? ㅜㅜ



다시 부모님과 대화를 했다.


대화를 나누면서 부모님은 태연한 척을 했지만 20년을 같이 산 나는 알 수 있었다.


부모님께서... 이렇게 슬퍼하시고, 안타까워하신 적은 처음이라는 것을


대화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내가 눈물을 흘리자 부모님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었던걸까?


무얼 위해 재수를 했던걸까?




아직도 답을 내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계속해서 나 자신에 대해 성찰하면서 그 답의 근처에 다가가려고 노력하고있다.





나는.... 오늘도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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