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듀✨ [541907] · MS 2014 · 쪽지

2018-11-12 23: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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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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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을 어둠이라고 여기곤 했다.

대치동을 전전할 때는 그 뜨거움이,

그저 내게는 짐이었으니 말이다.


오후의 잿빛쯤 되는 빛이었다.

바라보기만 해도 울컥하고,

밝다고 느껴지기 보다는, 밝지만 어둡다고

느낄 때가 더 많았으니 말이다.


그 암흑을 바라보며 부러운 적 있다.

그 빛을, 따뜻한 빛이라고 느낄

그 누군가가 미치도록 부러운 적 있다.


호젓해진 나는, 그만 눈길을 바닥으로

향해버리었다.


대체, 이 빛이 왜 내게는

암흑으로 남아야 하느냐고,

원망한 적이 있다.


이 아름다움을 왜, 나는 어둠이라고

인식하여 불평을 하는지, 원망한 적이 있다.


어느덧, 겨울의 하늘이 왔다.

그리고, 마무리의 계절이 왔고,

나는 학원가와 작별하며, 오후의 구도 속에서

고속버스를 탔다.


그 구도 안에서 봤던 하늘의 빛은,

쟃빛이 아니라, '햇빛'으로 보였다.


이제는 원망의 감정이 아니라,

'햇빛'의 감정이 드는 것이었다.


그 순간, 나는 버스 창문에 

나의 볼을 비비었다.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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