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의 길 이상헌 [810928] · MS 2018 · 쪽지

2018-11-09 14: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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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4년 장학생+현직 국어강사] 수능 국어 독서 파트 유형화 (1) 문제에 대한 이해와 기본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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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제가 만들고 있는 교재에 들어가는 내용 위주로 작성되었습니다.
2018년 말 ~2019년 초 교재화 후 제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에게 커리큘럼화할 내용입니다.
교재화 전에 블로그 및 수험생들의 공간에서 학생들의 반응 혹은 의견을 반영하고자 합니다.
질문이나 문의는 언제든 환영합니다.


여기에서는 간단한 정리 및 소개를 하고, 다음 편부터 본격적으로 분석을 들어갑니다.

분석 문제는 학생 요청이 있으면 요청사항을 고려하며, 요청이 없을 시 최근 기출문제를 무작위 추출합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유형화가 필요한 학생

유형화의 첫 단계 : 문제 자체의 유형

 1. 개념과 흐름 문제

 2. 사실확인

 3. 추론

 4. 보기 문제

 ★선지의 객관vs추론


* * *


들어가기에 앞서

★ 귀찮은 친구들을 위한 세 줄 요약
내가 보고 푸는 지문과 문제에 대해서, 어떠한 통찰을 느낀 적 없이 기계처럼 풀고 채점을 반복하지만
점수는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고, 국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국어를 더 잘 하고 싶다면
유형화 공부를 해야 합니다.


유형화를 들어가기 전에 알아둬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공부는 개념 - 유형 - 체화 및 응용의 순서로 이루어집니다. 유형화는 두 번째 단계인 유형에 해당합니다.

이 순서는 이상적인(ideal) 상황을 가정한 것입니다. 대다수의 학생은 개념, 유형, 체화가 뒤죽박죽된 공부를 합니다.

응용 문제를 풀다가도 개념을 잡게 되는 경우도 있고, 유형화만으로도 응용문제가 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내가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규정하기는 힘들 겁니다. 매일매일 떠밀리듯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죠.

개념과 응용의 중간에 위치하는 유형만 제대로 잡아도, 충분히 공부가 수월해질 겁니다.

■ 유형화에 대한 오해를 하나 풀고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유형화의 목적은 조금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틀을 닦는 데 있습니다.

농사로 치자면, 개념은 땅을 농사가 잘 되는 비옥한 토양으로 만드는 일, 유형화는 그 땅 위에 잘 정돈된 밭과 논을 만드는 일, 체화 및 응용은 곡식을 성장시키는 일 및 자연재해 등의 변수에 대처하는 일이 됩니다.

유형 공부는 이런 녀석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가지는 오해가 있습니다.

마음 급한 학생들은 현혹이 잘 됩니다. 이곳 저곳에서 보고 듣는 유형화, 스킬 등이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만 하면 저절로 풀리겠지.

그래서 거기에 매달리려 합니다.

하지만 유형화, 정형화, 스킬, 공식 등의 단어는 만능처럼 보이지만, 만능이 아닙니다. 여기에 집착하는 것만으로 고득점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고득점을 얻기 위해서는 유형화를 통해 정돈된 틀을 바탕으로 실제 연습을 통해 다양한 수에 대처하는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반드시.

Q. 그럼 유형 필요없이 그냥 바로 실전연습으로 가면 되지 않나요?

A.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유형에 대한 공부는 해야만 합니다.  마구잡이식으로 조성된 밭에서는 병해충을 잡기 힘들고, 잡초를 솎아 내기 힘듭니다. 농작물 사이의 폭이 넓다면, 밭에 너무 적은 수의 작물이 자랄 것입니다. 충분히 더 많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밭인데 말이죠. 반면 너무 많은 농작물을 심게 되면 토양의 영양분이 고갈되어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될 겁니다. 덜 심는 것만 못하게 되겠죠. 둘 다 땅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땅을 제대로 사용하게 해주는 것이 유형화입니다.
인간의 뇌 역시 밭과 같습니다. 효율적으로 정보를 정리해야 성공적인 학습이 되며 이는 성적으로 이어집니다.
유형 공부는 베이스가 단단하게 형성되지 않은 학생의 기반을 제대로 닦아 주어 고득점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뚫어주는 역할입니다.

참고)이 유형화 칼럼 및 교재에 쓰인 지문 혹은 문제는 모두 2016년부터 현재까지의 6월과 9월 평가원 모의평가와 수능에서 가져왔습니다.

* * *

유형화가 필요한 학생

문제 유형화가 필요한 학생은 대표적으로 두 유형입니다.

A. 국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 지, 지문과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 지 잘 모르는 학생.

B. 점수는 어느정도 나오는 편이나 특별한 유형, 예를 들면 과학기술 지문에 약하거나 또는  일정한 유형의 문제 오답률이 특별히 높은 학생.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소양은 갖추어야 합니다. 지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수 있고, 지문과 문제 중간중간 등장하는 개념어의 의미를 70%이상 이해하고 있으면 됩니다. 중학교 및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을 적당히 성실하게 수행한 학생이라면 이러한 소양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 * *

유형화의 첫 단계 : 문제 자체에 대한 유형

1. 개념과 흐름 문제

대표적으로 글의 서술 방식(수사) 또는 전개 방식(서사)을 파악하는 문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보통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문제로 등장합니다. 등장 빈도는 매우 높습니다.

서술 방식에서는 선지에서 물어보는 특정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개념의 예시를 겪어본 적이 존재하고 지문에서도 마찬가지로 찾아낼 수 있는지를 물어봅니다. 다양한 서술 방식에 대한 공부를 ★사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실제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며 하나씩 몸으로 이해하며 경험을 쌓는 것이 좋습니다.

글의 전개 방식 및 주제 파악을 물어봅니다. 전개 방식에서는 비슷한 구조의 지문 혹은 글을 읽으며, 그 서사 방식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결국 독해경험을 바탕으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내가 읽는 글이 어떤 글인지 생각없이 읽는다면 이 유형에서 규칙적으로 오답이 발생합니다.

화작, 독서, 시, 소설 등 문법을 제외한 모든 파트에서 첫 번째 문제로 많이 나오는 유형이며 사실확인 문제와 더불어 가장 많이 나오는 문제 유형입니다.

글을 조망하며 전체적인 시야를 활용하고, 선지에서 나온 개념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질 경우 거의 모든 문제가 초단위로 풀립니다.

이런 문제들이 개념과 흐름 문제에 해당합니다. 문제 예시는 하나만 들어도 충분하지만, 처음이니 한 시험에서 화작, 독서, 시, 소설 모두에서 출제된 것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 예시1>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 예시2>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 유형의 풀이법은 이어지는 칼럼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 사실확인

객관의 대표적인 문제는 사실확인 문제가 있겠습니다. 한 문제만 보겠습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답은 3번입니다. 지문의 객관적 정보와 선지의 내용이 일치합니다.
조금 더 어렵게 나왔다면 문제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 를 빼고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는 것은?'으로 바꾸고 선지를 조금 조정했을 것입니다.

화작, 독서, 소설 등 다양한 파트에서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문제로 나오는 유형이며 개념과 흐름 파악제와 더불어 가장 많이 나오는 문제 유형입니다.

1번(개념과 흐름)과 2번(사실확인)은 가장 많이 나오는 유형입니다.
가장 많이 나온다는 말은 난이도가 가장 낮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이 유형의 풀이에 익숙해지고 대부분 맞을 경우 점수는 최소 60점대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3번과 4번 유형을 공부하면 추가적으로 득점할 수 있습니다.



3. 추론

추론의 대표적인 유형은 추론 문제가 있죠. 보기 없는 2점 추론 문제, 보기 있는 2점 추론 문제, 보기 있는 3점 추론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에서 '추론하라' 라는 말이 없어도 추론 문제는 존재할 수 있습니다만, 우선은 대표적인 유형인 '밑줄 친 부분의 의미, 이유, 근거'등을 추론하라! 라고 외치는 문제의 풀이법을 공부하는 것으로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2018학년도 9월 평가원

2018학년도 9월 평가원


18학년도 수능에도 추론문제는 있었지만, 문제에서 대놓고 '추론'이라고 명시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아 보였기에 9월 문제를 캡쳐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밑줄 근처에 근거가 있으며, 그 근거를 다른 말로 치환한 선지를 찾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풀이법입니다.


이어지는 칼럼에서 추론 문제 몇 개의 풀이를 다루겠습니다.

4. 보기 문제

'보기'라는 추가적 정보를 활용하는 문제입니다.

고득점을 위해 반드시 정복해야 하는 유형입니다.

보기 문제 역시 유형에 따라 효율적으로 푸는 방식이 존재합니다.

보기 문제의 예시는 굳이 들지 않아도 되겠지요?

많이들 어려워하는 유형일테니, 따로 보기 문제 정복 파트에서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선지의 객관 vs 추론 
객관과 추론을 구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빨간색으로 표시했습니다.

모든 문제의 모든 선지가 객관vs추론으로 갈립니다.

①~⑤번으로 구성된 모든 선지는 객관과 추론 둘 중 하나의 방식으로 풀립니다.
재밌는 것은 객관을 추구해야 하는 사실확인 문제의 선지가 추론을 요구할 수도 있으며, 추론 문제의 선지가 객관적 정보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풀리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문제 유형을 분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선지까지 규정할 수 있는 종합적인 사고가 필요한 겁니다.
문제가 이런데, 지문 독해 역시 비슷하게 꼬여있겠죠?

특정 스킬에 집착하는 학생등 중 '왜 나는 잘 안 되지?' 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좁고 맹목적인 시야로 인해 종합적인 사고를 키우지 못한 것입니다. 

객관과 추론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추론해야 하는 부분에서 특정 단어(객관적 정보)를 찾으려고 집착하고 틀리거나, 제시된 정보를 찾지 못하고 주관적인 해석을 하고 틀리게 됩니다.
유형화 훈련을 꾸준히 한다면 독해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상태에서 선지를 봤을 때, 직관적으로 객관과 추론을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푸는 데 10초 걸릴 문제를 몇분동안 고민하는 일이 줄어들 겁니다.

객관과 추론을 물 흐르듯 구분할 수 있게 되려면, 채점 후 선지 분석 시 이 한 가지 질문을 항상 해야 합니다.

● 선지와 지문을 비교하는 것 만으로 정답이 도출되는가? = 정답의 근거가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는가?

기본적으로 정답의 근거는 지문 혹은 보기에 제시되어 있습니다. 다만 그 방식이 다릅니다.

객관적인 정보로, 보는 즉시 알 수 있는가? = 선지와 지문이 같은 단어를 공유합니다. 동일한 단어 혹은 치환된 단어가 쓰입니다.

제시된 정보를 바탕으로 추론을 해야 하는가? = 선지와 지문의 단어 공유도가 낮습니다. 논리적으로 한 단계 후 혹은 한 단계 이전을 생각해주어야 합니다.

문제 유형과 관계없이 객관과 추론 선지는 어디에서나 등장할 수 있습니다.

* * *

앞에서 이야기한 네 가지 기본적인 유형, 그리고 선지의 객관과 추론을 지지고 볶아서 만드는 것이 국어 시험입니다.

문법과 단어 문제를 제외한 대다수의 문제가 위의 구분에 따라 분류됩니다.

변수를 얼마나 넣었느냐에 따라 문제의 난이도가 결정되죠.

분류만 한다고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연습을 거치게 된다면 당연히 변수에 대처하고 정보를 응용하는 과정이 수월해집니다. 유형화를 공부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제가 앞으로 연재할 칼럼 역시, 기본적인 유형화에 더해 변수가 더해진 문제를 어떻게 분석해나갈지에 대한 방법론입니다.

흔한 해설지에서 보는 답의 근거를 짚는 것이 아닌, 선지 배치 방식에서 나올 수 있는 오답률 조정, 지문 순서와 선지 순서의 연관성 등 학생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출제자 마인드의 '잡기술'까지 최대한 서술해 보겠습니다.

물론 가독성과 칼럼 형식의 한계상, 교재에 수록될 모든 부분을 연재하기는 힘듭니다만, 최대한 핵심을 짚어 여러분의 국어 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드려보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꾸준히 연습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 주신다면
개념과 흐름 문제의 풀이 시간, 객관과 추론의 구분, 보기문제 풀이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 * *

유형화와 적용 및 응용 과정이 완성될 경우 점수는 2등급대를 형성합니다.

다시 말하면, 2등급까지는 지능의 고하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기술적으로 커버가 가능한 구간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가르친 학생 중 가장 많은 성적상승 유형이 5등급 - 2등급인 이유입니다.

1등급은 아무리 잘해도, 운적인 요소가 작용합니다.

만년 전교 1등인 학생이 수능을 망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 학생이 망한다고 해도 3등급 아래로 내려가진 않죠. 변수를 제외한 점수는 그간 했던 공부로 따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의 평가원 및 학평 문제 분석 요청을 받습니다. 고2, 고3 기출이 대상이며, 요청이 없을 시 임의적으로 문제를 선별해 작성합니다.

많은 첨언과 요청 바라요.

부디 많은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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