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는 인스타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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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는 현대시를 보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팁 하나를 준비했습니다
시어의 정서를 파악하는 방법.
현대시에서 가장 기본적인 문제 유형으로 나오는 것 중 하나인데요.
예를 들면
특정한 시어가 화자에게 절망적인 과거 또는 현실을 나타내는 것인지, 아니면 긍정적인 현실 혹은 미래 또는 새로운 깨달음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물어보는 선지가 있어요
저학년이라면 아직 만나보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 수험생이고 여태까지 제정신으로 시험을 봐 왔다면
'어, 이런 선지 본 적 있는 것 같아' 라고 느끼는 게 정상입니다.
이런 선지를 빠르게 O, X 판별하기 위해서는
시를 전반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읽어야겠죠
그래야 정서를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을테니까요
한번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현대시는 인스타그램이다
으잉? 저게 무슨 말이여...할 수도 있을 텐데
이게 굉장히 합리적입니다.
잘 들어 보세요.
우리는 인스타에 뭘 올리죠?
사진입니다.
한 장을 올릴 수도 있고 여러 장을 올릴 수도 있겠는데
간단하게 한 장의 사진을 올린다고 가정해 볼게요.
이 한 장의 사진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봅시다.
저는 보통 인스타에 우리 집 고양이 민수 사진을 올려서 냥스타그램 이라고 태그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사먹거나 아니면 직접 해먹었을때 사진을 찍어서 먹스타그램이라고 올려요
그런데 이 사진을 아무 의미도 없는데 올립니까? 아니죠
민수가 이뻐. 민수가 귀여워. 민수가 바보같아.
이 음식이 너무 맛있어. 내가 요리를 너무 잘했어.
이런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굳이 귀찮게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태그까지 하면서 남들한테 보여주려고 하는 거란 말이에요? 그쵸?
이게 정서입니다.
가만 보면 우리랑 시인이랑 똑같아요.
우리가 정서를 사진으로 표현하는 거랑
시인이 정서를 글귀로 표현하는 게
원리가 똑같습니다.
그리고 그냥 간단하게 사진만 찍어서 올려요?
아니죠 더 이쁘게 보일라고 필터도 씌워 보고, 뽀샵도 해 보고, 잘라도 보고 그러죠.
시인도 마찬가지에요. 시에서 허용될만한 각종 기법을 써서 더 이쁘고 멋있게 자기의 시를 쓴 겁니다.
근데 정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고양이 사진을 누가 올렸어요. 써 놓은 글을 보니깐 고양이가 귀엽대요. 냥스타그램이라고 태그까지 해 놨어요.
주인공이 뭐에요. 고양이 주인이 주인공이에요 아니면 고양이가 주인공이에요?
고양이가 주인공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쁜 고양이.
그리고 그 사진을 올란 저는, 그걸 보는 남들도 최소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길 바라겠죠? 내 생각, 내 마음을 표현한 그 사진에 공감해줬으면 좋겠죠? 그리고 너무 귀엽다, 너무 맛있겠다 라는 댓글이 달리겠죠?
그게 제 정서를 댓글 단 사람들이 제대로 파악한 겁니다.
근데
올린 사람이 고양이가 귀여워서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음~~~우리 고양이 너무 귀여워~~ 오진다~~ 라고 글도 쓰고 #냥스타그램 이라고 태그까지 해 놨는데
댓글로
아 난 고양이 싫어하는데. 아, 난 고양이 알러지 있어서 사진만 봐도 몸이 가렵네.ㅎㅎ;;
이딴 댓글을 쓰는 놈들은 사형입니다. 바로 맞팔 끊겨요.
그리고 시험에서 시의 정서를 잘못 파악하면 문제를 틀리게 되죠.
시인이 어떠한 시를 쓰게 된 것에는 이유가 있어요
그리고 시를 잘 읽으면 그 이유를 알 수가 있는데
시를 잘 읽을 수 있는 아주 간단하면서 기초적인 방법을 소개할게요
제목에 집중하기
그리고
화자와 나를 동일시하기
딱 이것만 지켜주시면 간단한 시는 정서 다 구별할 수 있어요. 맞팔 끊길 일이 없습니다.
제목은 보통 그 시의 전체 정서를 아우를 수 있는 대표적인 소재로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해 봐요. 고양이가 귀여워서 고양이를 보여주려고 사진을 올리는 건데 단순히 고양이의 배경일 뿐인 마룻바닥 가지고 마룻바닥스타그램 이라고 제목을 짓는 미친놈은 없겠죠? 냥스타그램이에요.
시의 제목도 이 냥스타그램, 먹스타그램같은 겁니다.
그리고 그 중심 소재를 가지고 시인은 귀엽다, 이쁘다 등의 정서를 풀어나가겠죠.
그리고 우리는 화자의 입장이 되어서 그 정서에 공감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어둠'이라는 시어가 있어요.
내가 생각했을 때는 이 '어둠'이라는 놈이 깜깜하고 막혀 있는 듯한 답답한 느낌이란 말이에요. 그렇다고 부정적인 놈이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이 어둠이 화자가 노래하는 시의 어떤 부분에 속해 있는지. 그러니까 화자가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영역 묘사하는 단어인지 아니면 부정적인 범주를 이야기하는 단어인지를 > 화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된다는 거죠.
정리하자면
시를 단순히 신문 기사처럼 읽지 말고
화자의 감정에 여러분의 마음을 이입하고
제목으로 표현되는 중심 소재를 바탕으로 어떻게 시를 이야기해나가는가를 집중해서 보시면
현대시와 금방 친해질 수 있게 될 겁니다.
이건 현대시를 볼 때 취해야 할 입장 중에 가장 간단한 거에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에요.
이렇게 이번 시간은 현대시 독해에 대해서 딱딱하지 않고 최대한 재미있게 풀어 봤구요
다음 시간에도 수험생들이게 흥미로운 주제 가지고 올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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