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듀✨ [541907] · MS 2014 · 쪽지

2018-11-07 22:49:12
조회수 1,519

심찬우, 종강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9034205

#01. Writer's Knife


글이 올라왔더라.

누군가의 글이.


심찬우라는 사람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는 글이

올라왔더라.


역시나 댓글들은,

논쟁하기에 바쁜듯 했다.

이 강사가 과연 '자질'이 있는가.

강하게 학생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역설할 '자격'이 있는가.


가슴이 몹시 아팠던 걸로 기억한다.

왜냐하면, 이 또한 누군가를 보이지 않는

대중 앞에 내던져 버리는 잔인한 행위에

속하기 때문이다.


5월 즈음인가,

조회수가 5000이 넘은,

나 자신을 겨냥한 글이 올라온 적 있다.


보이지 않는 대중들은,

날카롭게 나의 못됨과 그릇됨을

지적하며, 비난했다.


그를 보면서, 한참동안

황망한 모습으로 울지 않으면

안 되었다.


꽤나 아프더라.

나체로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그 상황이

꽤나 부끄럽고 무섭더라.


그래서, 그 글을 보고

순간 아이폰의 전원을 꺼버린 것.


#02. Spinned Straight Line


심찬우라는 사람은,

내게 어땠는가.


아마도, '곡선'을 '직선'으로도 볼 수 있다고

내게 주장했던 사람이지 않겠는가.


곡선을 무한히 잇기 시작하면,

그 필선이 곧은 선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걸

내게 보인 사람이 아니겠는가.


고교 생활에서 나는 '곡선'으로 살았다는

평가를 받곤 했다.


그 잘난, 수시 제도를 택하지 않고

정시 제도를 택했다는 것.


학교 규범상, 금지된 염색을

개학식 때 하고온 것.


교사에게, 당신은 그릇된 가치를

학생들에게 전파하고 있다고,

버릇없이 말한 것.


누구나 다 하는

야간자율학습과 방과후 수업을

듣지 않고 독서실에서 공부한 것.


그 모든 것들을, 그 때 그 공간에

나와 같이 있었던 애매한 타인들은,

그것들을 '곡선'으로 치부해버린 것이다.


허나, 수업시간 틈틈이, 그는 그 곡선이,

언젠가는 직선이 되어, 그 누구보다도

올바른 방향성을 갖게된다는 것을

말한 사람이었다.


그 가르침을 받아, 무한히 자라난

내 마음 안의 평화, 그 평화를 이제 이 세상에

흩날리고자 한다.


그랬다. 어느 순간부터,

곡선이 직선이 돼가고 있던 것.


#03. Start, End.

10대의 끝을, 20대의 끝과 마무리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그 누구보다도 20대의 끝이

찬란했던 사람과 마무리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끝내, 그 누구도 이 마무리에 훼방을 놓을 수는

없었으리라. 우리 모두가 그 끝을 너무나도

갈망했으니까.


허나, 이는 나는 20대의 시작을,

그는 30대의 시작을 알리는 일종의

총성이다.


다만, 10대와 다른 것은,

마음 속에 이름모를 '뜨거움'이 있다는 것.

'젊음'과 '자유'가 그 속에 있다는 것.


그것이 있기에, 시작의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04. Daechi

대치동 종강수업에 고통스런 회의감에 가지 않았다.

허나, '마지막 수업'의 마지막 수업을

갈 수 있어 영광이었다.


또 그 강의실이 대치동이 아니라서,

더더욱 영광이었다.



#05. Bye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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