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종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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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Writer's Knife
글이 올라왔더라.
누군가의 글이.
심찬우라는 사람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는 글이
올라왔더라.
역시나 댓글들은,
논쟁하기에 바쁜듯 했다.
이 강사가 과연 '자질'이 있는가.
강하게 학생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역설할 '자격'이 있는가.
가슴이 몹시 아팠던 걸로 기억한다.
왜냐하면, 이 또한 누군가를 보이지 않는
대중 앞에 내던져 버리는 잔인한 행위에
속하기 때문이다.
5월 즈음인가,
조회수가 5000이 넘은,
나 자신을 겨냥한 글이 올라온 적 있다.
보이지 않는 대중들은,
날카롭게 나의 못됨과 그릇됨을
지적하며, 비난했다.
그를 보면서, 한참동안
황망한 모습으로 울지 않으면
안 되었다.
꽤나 아프더라.
나체로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그 상황이
꽤나 부끄럽고 무섭더라.
그래서, 그 글을 보고
순간 아이폰의 전원을 꺼버린 것.
#02. Spinned Straight Line
심찬우라는 사람은,
내게 어땠는가.
아마도, '곡선'을 '직선'으로도 볼 수 있다고
내게 주장했던 사람이지 않겠는가.
곡선을 무한히 잇기 시작하면,
그 필선이 곧은 선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걸
내게 보인 사람이 아니겠는가.
고교 생활에서 나는 '곡선'으로 살았다는
평가를 받곤 했다.
그 잘난, 수시 제도를 택하지 않고
정시 제도를 택했다는 것.
학교 규범상, 금지된 염색을
개학식 때 하고온 것.
교사에게, 당신은 그릇된 가치를
학생들에게 전파하고 있다고,
버릇없이 말한 것.
누구나 다 하는
야간자율학습과 방과후 수업을
듣지 않고 독서실에서 공부한 것.
그 모든 것들을, 그 때 그 공간에
나와 같이 있었던 애매한 타인들은,
그것들을 '곡선'으로 치부해버린 것이다.
허나, 수업시간 틈틈이, 그는 그 곡선이,
언젠가는 직선이 되어, 그 누구보다도
올바른 방향성을 갖게된다는 것을
말한 사람이었다.
그 가르침을 받아, 무한히 자라난
내 마음 안의 평화, 그 평화를 이제 이 세상에
흩날리고자 한다.
그랬다. 어느 순간부터,
곡선이 직선이 돼가고 있던 것.
#03. Start, End.
10대의 끝을, 20대의 끝과 마무리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그 누구보다도 20대의 끝이
찬란했던 사람과 마무리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끝내, 그 누구도 이 마무리에 훼방을 놓을 수는
없었으리라. 우리 모두가 그 끝을 너무나도
갈망했으니까.
허나, 이는 나는 20대의 시작을,
그는 30대의 시작을 알리는 일종의
총성이다.
다만, 10대와 다른 것은,
마음 속에 이름모를 '뜨거움'이 있다는 것.
'젊음'과 '자유'가 그 속에 있다는 것.
그것이 있기에, 시작의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04. Daechi
대치동 종강수업에 고통스런 회의감에 가지 않았다.
허나, '마지막 수업'의 마지막 수업을
갈 수 있어 영광이었다.
또 그 강의실이 대치동이 아니라서,
더더욱 영광이었다.
#05. Bye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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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 항상 응원해요!
너무 슬퍼서 눈물이 안 났어,,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라는 비유 맘에드네요...
공주 글너무 잘써요
꼬마워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