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kkia [332350] · MS 2010 (수정됨) · 쪽지

2018-06-04 22: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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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수생의 대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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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에 25살 나이로 지극히 일반적인 학과 입학했었음


전체 40명중에 N수생이 저와 재수생... 이렇게 딱 2명뿐


애초에 잘지내야지, 설레인다 이런 마음으로 대학생활 시작한게 아니라서

관계가 형성되지 않거나 나를 꺼리면 받아들여야지 생각하고 있었음


자기소개때 "제가 6년만에 온 대학교 1년만에 오셨네요"

라고 반 농담식으로 하고, 그동안 수능 준비한 것, 기타등등 솔직한 얘기를 했는데

나빼고 자기소개 다 대충하고 나만 첫 스타트에 진지하게 해서 대학생활 꼬인건가가 했음.


그런데 오히려 날 그냥 나이많은 노친네, 거부감드는 아저씨가 아닌

스토리가 있는 동기로 받아들여줘서 오히려 저때부터 참 편하게 지냈음




그도 그럴 것이 애들은 고3마치고 막말로 누구나 아는 뻔하디 번한 학창시절 스토리밖에 없는데

난 그들이 모르는 다른 세계를 진하게 경험했고

수능 외에도 해외여행이든 사업경험이든 클럽이든 뭐든 자신있게 얘기해줄수 있었음


뭐 잘났다고 자랑한다는게 아니라 상대방보다 더 큰 세계가 내 안에 있었고 또 들려줄 수 있었다는 말




20살 새내기 입장에서 N수생을 피하는 이유는 딱 2개라고 봄


1. 문화가 뒤쳐져서 같이 놀 때 뭔가 알려주고 챙겨줘야 할 것 같을 때

2. 너무 권위적이거나 꼰대기질 다분해서 같이 있으면 신경쓰일 때


근데 이건 N수생이 아니라 동갑내기에게도 똑같음


단지 N수생에게는 나이라는 무기가 있어서 이런 상황에 티를 못내고 속으로 삭힐 수 밖에 없으니 아예 같이 안 다녀버리는거지


한마디로 애초에 잘 지낼 사람은 30살에 입학해도 오히려 동기들이 더 믿고 같이 지내려고 하고

반대로 도태될 사람은 조금 빨리 도태되는거라고 생각함




다만, 꼰대기질은 대한민국에서 연장자로서 무슨 종특같은거기때문에 그 언제 어디서나 경계해야함


그냥 형으로서 한마디, 고난역경 많이 겪어본 사람으로서 한마디인거 물론 잘 아는데

그게 다른말로 하면 꼰대짓


애초에 꼰대짓이라는 건 하는 사람이 정하는게 아님

듣는 상대가 그렇게 느끼면 그렇게 꼰대짓


진심이고, 유용하고, 절실하고 다 필요없고 그냥 듣는사람 불편하면 그게 꼰대짓임


그리고 의미있는 충고라는 건 듣는 상대가 말하는 사람의 가치를 인정했을 비로소 존재할 수 있음


근데 나이가 30살이든 40살이든 우린 동기인걸...

그것도 좀 더 늦게온 고생 많이 한 동기ㅋㅋㅋ




만약 본인이 진짜 형누나오빠언니로서 연장자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보이고싶다면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ㅋㅋㅋ 돈으로 소소하게나마 보여주는게 만인의 행복아닐까


충고 뭐 이딴거 하지말고 누구나 그렇듯 가난한 우리 귀요미 동기들

택시비 같이 낼라고 동전체크 및 가위바위보하지말고

술값은 못 내줘도 자판기 음료수 쿨하게 2천눤 넣어서 2개3개 뽑아주고

여유있으면 술먹고 남들몰래 계산도 해주고

이게 연장자의 아름다움 아닐까 싶음


다만, 이 모든 행동은 절대적으로 나의 당시 기분과 판단에 의해 이루어져야 함


1%라도 타인의 영향에 의해 이루어지면 그건 걍 생호구


내가 내키지 않으면 100원도 내지 않는 단호함도 보여줘야 함




25살에 간 데학도 충분히 파릇파릇하고 환영받는 대학생활 할 수 잇더라


28살에도 충분히 가능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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