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치] 감시 받는 아이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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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코치입니다. 오늘은 좀 뻔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고2 때였나 봐요.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실장님께서 호출을 하셨어요. 나가보니 아버지께서 오셨대요. 절 집에 데려가려고 오신 겁니다. 가뿐한 마음으로 책가방을 싸들고 나가려 하니까, 실장님께서 애매한 표정으로 밥 먹으러 가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전 그게 아니고 집에 가려 한다고 하니 다시 좀 더 애매한 표정을 지으시더라구요. 집에 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고작 9시밖에 안됐는데 집에 가느냐 하는 표정이셨던 겁니다.
학생들에게 요즘 얼마큼 공부 하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11시, 아니면 12시까지 공부했다고 해요. 그래서 뭘 공부했냐고 다시 물어보면, 그제는 9시까지밖에 못했는데 오늘은 좀 많이 했다고 합니다. 이상하죠. 분명히 공부 량을 물어봤는데, 자꾸 시간으로 답을 줍니다.
아주 후리한 부모님이시더라도 말이죠. 막상 대한민국 수험생을 자식으로 두면요, 예민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자식이 몇 시까지 공부를 하는지 은근히 신경이 쓰인단 말이죠. 꾹꾹 참아서 세 달에 한 번 “남들은 4시간 자고 하는데, 12시까지는 해야 하지 않겠니?” 멘트를 하시더라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보통 부담이 아닙니다.
이미 초등학생 때부터 누적되어 온 이런 시선들, 멘트들이 우리 학생들을 ‘감시받는 아이’로 만들었습니다. 공부를 미친 듯이 열심히 했더라도 9시밖에 안 되었다면 독서실을 나서기 민망해지는 것이죠. ‘감시받는 아이 증후군’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남깁니다.
1. 공부의 강도가 낮아진다.
1-(1). 임계치를 넘기지 못 한다.
학습은 뉴런의 회로 자체가 바뀌는 과정입니다. 뇌 구조가 변할 정도로 강도 높은 자극이 필요하죠.(마이네르트 기저핵의 발화) 많은 시간을 공부해야 하니 무조건 강도가 낮아집니다. 학습에 필요한 최소한의 임계치를 넘길 수 없습니다.
1-(2). 도파민 분비 실패
어떤 일을 아주 집중해서 오래 하면 희열감이 생깁니다. 게임, 운동, 도박, 마약을 하면 도파민이 발생하는데 일이나 공부를 제대로 강도 높게 몰입해서 하는 행위도 마찬가지거든요. 이 희열이 쌓여서 흥미를 갖게 하고 공부에 중독되게 하죠. 이 부분에도 문제가 생기겠네요.
2. 오히려 분량이 적다.
‘감시받는 아이 증후군’을 앓기 시작하면, 공부를 세월아 네월아 하게 됩니다. 하루 죙일 앉아 있었는데, 막상 해 놓은 양은 별거 없어요. 자괴감이 생기죠. 하루에 열두시간 하던 학생을요, 통제를 해서 딱 6시간만 공부하게 하면, 오히려 공부 량이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제가 고3을 코칭할 때 상당수 학생들에게 방과 후 공부하지 말라고 합니다. 학교 안에서 8시간 정도 수업 대신 자습을 하고 그 시간에 열공을 하는 거죠. 그리고 나면 뻗어요.
3. 쉬운 공부만 하게 된다.
하루 죙일, 일주일 내내 쉬는 시간이 없어요. 스트레스 받는 어렵고 짜증나는 부분은 제끼게 됩니다. 국어 문법, 과학 지문, 수학 킬러문제 그냥 다 최대한 나중에 하고 싶습니다.
4. 자기효능감 저하
자기효능감은 학습 동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신감과 유사한 개념인데, 공부 잘하는 전교 1등들은 이 자기효능감이 높아요. 어쨌든 자기효능감을 구성하는 요소는 ①자아감 ②잦은 성공 경험 ③부모님의 칭찬이에요. 이 중 잦은 성공 경험은 시험에서의 성패뿐만 아니라 평소 공부 장면에서의 사소한 것들도 대상이 됩니다. 하루 종일 공부를 하긴 했는데, 뭔가 재미없고, 집중하지 못 한 느낌을 계속 받았다면, 잦은 실패 경험이 쌓입니다. 자기효능감이 반드시 저하될 것이겠지요.
결론 : 눈치 보며 시간을 채우는 공부는 정말 안 좋다. 과감하게 공부 시간을 줄이고 내가 얼마큼 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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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글이네여
갓코치
이거 레알 공감. 작년 주말자습할때 아침부터 풀로 하는것보다 점심부터 6시까지 하는게 더 집중잘되고 얻어갈게 많았음.
인강 이제 안하시나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