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돌 [738791]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8-01-15 16:00:20
조회수 18,890

지구과학2,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5432912


20180115 반수후기 6

  

지구과학2,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안녕하세요. 붉은돌입니다

  

 지난 글에 지구과학2를 과연 선택해야 하는가, 나아가 지구과학이라는 과목을 공부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요약하자면, 지구과학이라는 과목은 상대적으로 쉽고, 필요한 절대 공부량이 적습니다. 다만, 언제나 항상 뒷통수를 조심하라는 게 주의할 점이 되겠죠.

  

 이번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서울대학교를 가기 위해서 지2를 선택하신 분들을 위해, 어떻게 이 과목을 접근해야 하고,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개념정리: 한방에 절대로 끝나지 않는다.

  

 지2 개념은 수능 전날까지 봐야합니다. 어느 과탐 과목이나 그렇지만, 특히나 지2는 개념이 중요합니다. 이때 단순히 해당 지식을 아는가 모르는가를 넘어선, 해당 자료를 가지고 어떤것에 응용할 수 있는 사고력을 동반할 수 있는 개념을 가지고 계셔야 합니다.

  

 아마 거의 모든 지2 수험생들은 4월 전까지 개념을 한 바퀴 돌려서 기출을 마무리 해 보겠다고 안간힘을 쓸 것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지2 강사들은 그 방대한 개념을 한 번에 마무리 하려고 하겠죠. 사실 가르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게 편합니다. 안 그래도 방대한 개념, 한방에 딱 통쾌하게 마무리 하면 수험생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얻을테니 말이죠.

  

 그러나,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개념 정리는 반드시 반복을 전제하고 진행하셔야 합니다. 즉, 나는 이 개념을 다시는 공부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처음부터 완벽히 정리하는 것이 아닌, 일단, ‘이런 개념이 있구나’라는 것 정도만 익히고 넘어가셔야 합니다.

 자 간단한 예를 들어보죠. 지2 3단원에는 ‘편서풍 파동’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그러면 ‘편서풍 파동’이란게 무엇인지, 편서풍 파동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전향력, 기압 경도력, 등압선 판단) 그러면 다음번에 내가 이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하는지 판단합니다. 단순히 인강 강사가 알려주는 것을 받아 적는 방식이 아닌, 능동적으로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인강의 목적은 ‘나의 시각이 과연 전문가의 시각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를 체크하는 작업일 뿐입니다. 절대로 그 강의가 지2의 전부가 될 수 없습니다. 참고로 이렇게 공부하면, 수능특강 기준 1단원에 2시간 정도 투자하면 됩니다.

  

 정리하자면, 단순히 개념 정리를 위한 맹목적인 공부, 수동적인 공부가 아닌, 목적 의식이 있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평가원은 주어진 것만 받아먹는 수험생보단, 스스로 생각하고 노력하는 수험생을 더 선호합니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 그 두 부류 사이를 갈라놓죠.

  

 자 이렇게 먼저 개념을 훑는데 약 3주?4주?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여튼 한달이 안걸립니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가서, 인강을 들으면서, 자신의 개념의 빈 공간을 잡아나갑니다. 해당 개념을 익히기 위해, 무엇을 필요로 했는지 기록한 것을 다시 봐가며, 해당 개념은 무엇이고, 나는 그러면 이 자연현상을 이렇게 이해해야 하구나. 예를들어 ‘산곡풍, 해륙풍’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고기압/저기압 부등가열 중간규모는 전향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개념을 먼저 이해하고, 그렇다면 이 바람은 낮에는 어떻게, 밤에는 어떻게 움직이게 되고, 나아가 이 개념이 ’계절풍, 대기 대순환‘과 같은 지구 규모의 공기 흐름과도 연결이 되는구나. 라는 것을 이해합니다. 지금 당장 아무개념 없이 보시는 분들은 ’저게 무슨 소리야?‘라는 생각이 드시겠지만, 지2를 1년이상 하신 분들이라면 당장 머릿속에서 자동적으로 인지가 되실 겁니다.

  

 여튼 중요한 것은, 바로 이 ‘개념들관의 관계’를 잘 파악하는 것입니다. 분명한 방대한 개념이 존재하는 것은 많습니다. 그러나, 그 개념들 사이의 관계과 연관성, 연결 고리를 파악하다 보면, 어느새 개념들이 각각 백과사전식으로 머릿속에 기억되는 것이 아닌, 그물망 형태로 기억이 됩니다. 자동 연상식으로 말이죠. 이것이 바로 지2에서 요구하는 수험생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2. 기출: 너가 알고 있는것보다 훨씬 더 많은 지식을 담고 있다. 상대는 대학 교수다

  

 대부분의 지구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바로 ‘문제 풀이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입니다. 특히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푸는 사람들은 기출 한 문제를 푸는데 채 10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렇게 입시 후반기에 가면 ‘하루만에 4개년 기출을 다 풀었다고, 즉 500문제정도를 풀었으니 오늘 지구과학 공부는 그렇게 마치겠다’라고 생각하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출문제는 너무 식상하니까 조금 더 참신하고 꼬아서 낸 문제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지 않은 태도입니다. 애초에 여러분들은 지구과학에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계신가요? 고작 4개년치 기출과 EBS 몇천문제 정도 아닙니까? 상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지구과학을 잘하시는 교수님입니다. 여러분들은 단 1~2년동안 지구과학이라는 학문의 그 일각 정도만 공부하신 반면에, 교수님들은 3~40년동안 지구과학을 공부하신 분들입니다. 그리고 그 분들은 자기가 대한민국 수험생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아시기에, 한문제 한문제 심혈을 기울여 만드십니다. 또한,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학생들을 변별시킬 수 있는’문제를 만드는 것의 대가입니다. 결코 어느 인강 강사나 대학생들이 흉내내지 못하는 문제를 만들지요. 따라서, 아무리 많은 실전모의고사를 풀어도 평가원문제를 보면 점수가 그대로인 것입니다.

  

 그런데, 기출을 정말 심혈을 기울여 보다 보면, 그러한 문제들은 절대로 아무 근거없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반드시 이전에 출제되었던 기출문제를 토대로 만들어집니다. 즉, 평가원 기출만의 ‘맥’이 있다는 뜻이죠. 많은 사람들이 EBS연계 70%, 어디 모의고사가 수능과 근접하다..이런 말을 하는데, 최소한 지2라는 과목에서는, 기출문제를 충분히 봤다는 전제 하에, 기출 연계가 95%입니다. 한 문제정도를 제외하고는, 기존 기출문제의 심화, 재조합, 변형인 문제들일 뿐이지요.

  

 자 그렇다면, 이 기출문제를 단순히 양치기용이 아닌,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되겠지요. 근데 그렇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개념 정리하던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어떤 개념이 필요하고, 그러면 그 개념들을 어떻게 적용할 건지 기록하고, 또 다른 문제와 이 문제의 관계는 어떻게 되고, 함정은 어떤 방식을 팟고, 이러한 방식은 어느 문제에서 건져왔고... 이렇게 문제 하나를 볼 때 많은 생각을 하고, 이러한 사고의 과정들을 기록해야 합니다. 단, 이렇게 하는 것은 일단 처음에 풀 때는 하지 마세요. 처음 풀때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문제를 푸시면 됩니다. 다만, 한번 다 풀고 검토할 때, 이런 식으로 ‘분석’이란 것을 해 봅시다.

  

 당연히 첫 번째 검토할 때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두 번째 볼 때도 잘 보이지 않겠지요. 하지만, ‘내가 이 문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문제를 보게 되면 ‘보이기’시작합니다. 문제의 패턴과 출제 의도, 또 기출이 어떤 흐름을 통해 발전하고 있는가... 등등이

  

 이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기출 분석’입니다. 단순히 퀄리티 좋은 문제의 차원을 뛰어넘어선 평가원 문제들은 이런 작업을 거쳐서야 비로소 그 진가를 드러내게 됩니다. 이렇게 기출 문제를 풀고 실전 모의고사를 접하게 되면, 어떻게 실모가 기출문제를 모방했는지, 아니면 실모가 어떠한 새로운 생각을 제시했는지 보이게 됩니다.

  

 자...여기서 당부드릴 거 한가지. 실전에서 모의고사를 풀때는 이런 작업을 안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6월모의, 9월모의때는 그냥 문제 읽고 문제를 푸세요. 그리고 문제를 푼 이후에, 내가 연습했던 사고가 잘 드러나게 문제를 풀었는지 검토하는 게 좋습니다. 실전에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이거든요.

  

3. 정리

  

 지2는 사실 이 2가지가 공부의 처음이자 끝입니다. 개념정리와 기출분석. 덧붙이자면 인강 강사들의 지엽적 지식이나, EBS/시중 실전 모의고사의 새로운 생각 정도 되겠네요.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수능은 사고력 싸움이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암기를 위한 공부가 아닌, 목적의식 있는, 능동적인 공부를 여러분들에게 요구합니다. 암기과목이라는 단순한 편견은 결코 지2의 본질이 될 수 없습니다. 그 속의 본질를 파고드는 자세를 키우고, 노력하셔야 지2 고득점을 맞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때문에 서울대라는 관문에 2과목이 버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진리과 사고를 제대로 탐구하고 이해하는 학생들만이 서울대라는 곳에 올 수 있다... 어쩌면 서울대가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일 수도 있겠네요.

  

물론 전 지2 고득점자는 아닙니다. 수능때 44점을 맞았으니 이 방법이 맞다고 확신할 수도 없고 또, 이렇게 하라고 강요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제가 지2라는 과목을 공부하고 수능 공부를 하는동안 느낀 점을 가감없이 전달한거 같긴 합니다.

 자, 수능지2를 준비하시는 전국의 10000여명의 여러분들, 꼭 올해 공부에 성공하셔서, 여러분들의 목표하시는 서울대, 아니면 의대를 꼭 이루길 바랍니다.

  

 이만 붉은돌이었습니다.

  

 좋아요와 팔로우는 큰 힘이 됩니다.

0 XDK (+10)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