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트라웃 [263516] · MS 2008 · 쪽지

2017-12-28 17:34:40
조회수 1,696

한의대 분들께 간단한 질문드립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4931087

네이버에서 자가면역질환 한의원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한의원들 홈페이지 들어가보면 질환 및 치료에 대한 설명에 

'~~~한 병(ex 류마티스 관절염, 베체트병, SLE)은 신체 내부의 면역력이 약화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면역억제제인 스테로이드 등의 양약으로는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신체의 면역을 근본적으로 강화시켜주는 한약을 복용하여 근본적인 해결을 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설명되어 있던데 한의학에서 말하는 '면역'이란 무슨 개념인가요? 

한의대 분들도 본과 때 의대에서 배우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면역학'을 어느 정도 배우는 걸로 알고 있기 때문에 현대의학에서의 '면역'이란 게 어떤 개념인지 대강은 아시리라 믿는데 그렇다면 한의학에서 말하는 '면역'과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면역'은 어떤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고 어떤 부분에서 차이점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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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c444b · 688814 · 17/12/28 17:42 · MS 2016

    원래 한의학은 면역이라는 개념이나 그에 준하는 용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개념은 면역학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고 있는 면역이라는 개념에 기대어 한의학의 개념들을 설명하기 위해 접목되기 시작한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즉 한방에서 말하는 면역이라는 말은 면역세포나 면역반응과는 아무 상관이 없이 한의학적으로 인체가 “균형과 조화”를 이룬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구글로 한방과 면역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검색을 해 보면 한의원에서는 다이어트도 면역요법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암 치료도 면역치료로 시도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감기도 면역치료로 치료(라는 말은 믿지 않지만 어쨋던 호전시킬 수 있다고 하니까요)한다는 글을 많이 봅니다. 사마귀도 면역치료로, 독에 중독된 걸 치료하는 해독도 면역요법으로, 아토피, 자가면역질환, 비염, 간염이나 간경화도 면역치료를 한다고 하는 사이트들이 널려있습니다.

    가만 들어보면, 각각의 상황이나 질환들에 들어가는 면역요법들의 치료방법이나 개념도 다를 뿐 아니라, 이런 글들에 들어가는 “면역”이라는 단어가 뜻하고 있는 의미도 서로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감기를 다스리기 위한 면역이라는 건 환절기에 자주 느끼는 증상들과 관련한 개념이지만 사마귀 치료에 인용되는 면역이라는 개념은 또 전혀 다른 개념일 수 밖에 없으며, 비염이나 기관지염은 분명 알레르기반응과 관련이 있는 면역경로를 말하는 게 분명할 겁니다.

    이렇게 한 단어에 대해 개념이 달라지면 저같이 한의학에서 말하는 면역이라는 개념을 숙지하지 못한 일반 의사들 입장에서는 이해를 하기가 매우 곤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환자들 입장에서는 한의사와 일반의사의 말 모두를 듣고 자신의 병에 대처하는 경우가 많고, 한의사의 조언에 대해 일반의사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경우도 많은데 뭐라고 정확한 평가를 내려주기가 곤란하게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한의사 입장에서 의사가 틈만 나면 한의학을 부정하고 무시하려 한다고 감정을 품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거지요. 좀 전에 어떤 사이트에서 “인삼이 면역력을 강하게 하므로 자가면역질환에서는 인삼을 먹지 마라”는 어떤 이의 충고를 보고 나서, 정말로 자가면역질환에서 인삼을 먹으면 안되는가, 아니면 구태여 가리지 않고 좋을 대로 먹어도 되는 것인가에 대한 충고를 적절하게 내려주는 게 불가능한 이유도, 인삼이 “면역”을 강하게 한다는 주장에서 그 면역이라는 것이 정확히 어떤 면역인지에 대한 판단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한의학은 부정될 수도 없고, 부정되어서도 안되는 실존하는 우리 의료체계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한의사와 일반의사가 서로 소통하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환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의학에서 말하는 “면역”이라는 단어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고, 또 각각의 다양하고 개별적인 면역치료에서 말하는 면역이라는 의미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저같은 의사들도 배워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만 자가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삼이 한의학적으로 정말 해로운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 간결하게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런 조언을 구태여 한의사만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환자를 보는 것에 양의한의가 따로 구분이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니까요.

    (펌)

  • 마이크 트라웃 · 263516 · 17/12/28 17:55 · MS 2008

    이게 본문에 대한 답은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해당 한의원들의 홈페이지에서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설명을 보면 하나같이 현대의학에서는 해당 질환들을 신체 내부의 면역 체계가 신체 내의 조직들을 공격하여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봐서 면역억제제인 스테로이드 등을 처방하지만 한의학적 관점에선 면역력이 약해져서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스테로이드로는 문제를 더 악화시킬 뿐 근본 치료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면역력을 키워주는 한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볼 때 해당 한의원의 한의사들은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면역' 개념을 부정하고 한의학적 '면역' 개념을 주장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면역' 개념이 윗 글처럼 인체 내의 조화와 균형을 뜻하는 거라면 굳이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면역' 개념을 부정할 이유가 없는 거죠. 왜냐하면 자가면역질환을 인체 내의 조화와 균형을 깨뜨리는 질환으로 본다면 면역억제제인 스테로이드나 사이클로스포린 등의 제제는 깨진 균형을 원래대로 돌리는 약제라고 설명하면 될 일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한의사들이 말하는 '면역'이 인체 내의 조화와 균형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찌 됐든 자세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 아트빌 · 728783 · 17/12/28 18:21 · MS 2017

    면역이라는 말이 요즘엔 건강함과 동일하게 쓰이니까요
    정관장이 광고하는 면역력 챙기세요 생각해보심 되겠네요
    자가면역질환은 스테로이드를 써서 면역억제한다고 해서 신체의 건강을 회복시키지는 못하니 신체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한약 복용하세요
    인삼도 마찬가지겠죠 인삼이 면역력을 강화시킨다는데 먹어도 되요? 여기서 면역력은 건강함이겠죠

  • 뭐라하는거임 · 684443 · 17/12/28 17:45 · MS 2016

    한의학은 질병을 치료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지 않습니다.
    온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개념을 가지죠.

    그것을 표현하는 단어가 음양오행인데, 사람들이 음양오행이라고 하면 안믿죠. '생리'라던가 '면역'이라고 해야 믿죠

    현대의학 용어를 차용해서, 그들 만의 용어로 바꿔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환자는 그걸 모르죠

  • bggew · 792785 · 17/12/31 15:18 · MS 2017

    한의학 개론 시간에 한의학은 인간이 원래 가지고 태어난 자가치유능력을 증진시키고, 몸의 자가치유능력의 발현을 저해하는 요소를 없애 몸의 정상화를 돕는 학문이라고 배웠습니다. 아마 그 자가치유능력, 자생력 이런 것들을 면역이라 그냥 대치시킨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