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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준수♡ [249268] · 쪽지

2009-02-13 03:30:16
조회수 8,070

긴 재수생활 뒤 빛을 보다-3 (수능직전~수능날)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442207

긴 재수생활 뒤 빛을 보다-3 (수능직전~수능당일)



<사실 이건 수능후기 게시판에서 끌어온거랍니다 ;; ㅜㅜ>




11월 3일 새벽, 집에서 나는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아. 집이였다.

모든게 그대로 였다. 내가 수능을 망했을 당시의 책도 그대로였고,

모든게 그대로 였다. 다시 악몽이 떠올랐다. 작년에 채점하고 나서 그 암울함.

그리고 언어 보기직전 너무 떨어서 언어를 망한 경험. 수리를 실수로 틀려서 생전 처음맞는 등급을 맞은 기억 등등 나에겐 너무 악몽이였던 배경이 바로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이다.



애써 털어 내려고 노력을 했다.

그 때 엄마가 내일 모교에서 대성 모의고사가 있다고 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셨다. 나는 x팔리게 싫다고 했다. 하지만 엄마는 내가 모의고사를 마지막으로 본게 9월 월례고사니깐 수능 보기 전에 한 번 보는게 낫겠다고 하셨다.

생각해 보니 그랬다. 모의고사 본 지도 오래였다.



결국, 난 11월 3일 모교에서 대성 모의고사를 치르게 되었다.

11월 3일 아침, 나는 너무 떨어서 또다시 작년 수능처럼 1시간동안 배가 아파서

바닥을 뒹굴었다. 밥은 먹지도 못하고 시험을 보러 갔다.



작년과 똑같은 절차를 밟고 있었다. 트라우마처럼 악몽이 떠올랐다.

작년의 최악중의 최악의 악몽.



그 경험을 계기로 나는 결정을 내렸다.

나를 옥죄지 않기로.

그래서 최대한 수능이라는 개념을 멀리 떨쳐버리려고 했다.

어차피 수능이라고 인식을 하던 안 하던 내 지식은 그대로 일거고,

수능이 아니라고 해서 시험을 대충 볼 내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나를 풀어 놓기로 했다.

(물론 정리는 꾸준히 했다.)

점심을 먹으면서 그동안 보고싶었던 가수 컴백 동영상도 보고,

심지어 동생과 함께 카트라이더도 3판정도 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니

정말 보통날이였다. 달력엔 13일이 있는데 13일은 수능날이 아니고

그냥 모의고사 같았다. 정말 그냥 모의고사.



(그 외에도 나를 수능이라는 강박관념에서 없애기 위해서 수능에 관한 뉴스,기사따위는 쳐다보지도 않기. 가족에게 나를 수능이라고 해서 특별히 대하지 말고 평소처럼 대해주기등등이 있었습니다)



전날에도 너무 편하게 잤다

11월 2일 집에 온 이후로 나는 이상하게 12시만 되면 잠이 왔는데

11월 12일밤에도 12시에 잠이 들었다.



11월 13일 5시.

잠결에 코에서 뭐가 흐르길래 깼는데 코피였다. ㄱ-

코피를 줄줄 흘리며 나는 욕실로 직행했고 코피는 1분도 안되서 금방 멈췄다.



컨디션은 최상이였다. 최상.



여전히 나는 평상시처럼 아침마다 P.D.A나 give you the world 등을

항상 들어왔기 때문에 그 노래들을 들으면서 밥을 먹고 책가방을 챙겼다.

마치 학원에 가듯이.

노래도 흥얼거리고 옷을 뭐입을까 고민도 하고 거울앞에서 웃어 보기도 했다.



그리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고사장은 바로 집 앞.

6시 10분에 도착했는데 덕분에 응원하는 후배들, 취재하는 카메라, 여러수험생과 학부모가 엉켜있는 모습이 아예 없어서 정말 일찍 학원가는 기분으로 들어갔다. 엄마에겐 죄송했지만 뒤돌아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그냥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고사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2시간동안 외국어와 언어를 풀었다.

일찍간 덕분에 듣기 시험방송을 하는것도 5분남짓 들을 수 있었다.

(스피커 적응이라고 난 행운아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 그 외에도 내 자리는 16번인데 너무 좋다고, 고사장크기도 너무 좋고, 의자도 너무 좋다고 최면을 걸었다.)





서서히 현역들이 들어오고

1교시 감독관이 들어왔다. 말을 고분고분 하셔서 마음이 더 편해졌고 나는

웃을 수 있었다.

드디어 시험지 배부.



작년에는 배부할때

'아 내가 이걸 위해 12년을 공부했잖아. 아.. 잘봐야지'

이런 생각을 했는데 올해는

'아 빨리 풀고싶다 ㅋㅋ 평가원 문제내는 실력좀 봐야겠어 ㅋㅋ'

이렇게 생각을 했다. 정말 최대한 안정을 찾으려고 했다.



그렇게 모의고사 푸는 기분으로 듣기를 시작했고 난생 처음으로

언어듣기를 하면서 1지문을 다풀 수 있었다.(아마 훈민정음지문)

그 뒤에 지문은 음악이였는데 12일 오르비에서 어떤 분이 음대교수가 끌려갔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글을 봤는데 그 글 덕분에 범위를 예상하고 보는 내신 시험같은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평가원의 문제 퀄리티는 최고였다.

평이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답이 딱딱 떨어졌고

ox칠필요도 없이 옳은 답만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다 풀고 나니 15분이 남았다.

여유롭게 한 번 웃어주고 언어시간을 마칠 수 있었다.





다음은 2교시 수리.

내가 그렇게 나를 옥죄지 않으려고 했는데 문제는 수리에서 터졌다.

평소 내 수학실력은 상위권이였다. 평가원은 92~96이였고 사설은 90점대~100진동이였기에 ㅠㅠ;

그래서 수리 시작할때,

'나는 다맞어야돼 믿을건 수학뿐'

이런생각을 했다. 아, 이게 문제였다

1문제가 막혔는데 그걸 푸니라고 시간조절 대실패를 한것이다.

결국 난 생전 찍지도 않았던 수리를 찍게 되었고 점심은 먹지도 못했다.

너무 떨어서 문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ㄱ-



다음은 3교시 외국어.

다시 마음의 평정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아주 많이.

감독관이 들어오고 나는 얼른 장문을 봤다.

두 사람이 토론하는 걸 풀고 듣기로 들어가려고 전략을 예전부터 세웟었는데

아, 이런 토론이 아니다. 그냥 중간길이의 지문이였다.

약간의 당황감과 함께 난 그냥 46번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수리의 악몽은 나의 머릿속을 떠날 줄을 몰랐고, 덕분에 듣기 전까지

48번밖에 못 푸는 일이 일어났다.

다시 마음의 평정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듣기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내주위에서는 듣기하면서 문제푸는 사람들중에서 듣기 다맞는 친구를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였다)



그동안 마더텅 듣기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대화는 꽤 느리게 느껴졌고

문제를 평이하게 풀 수 있었다.



다시 장문으로 넘어갔다.

수리는 잊은 상태였고 원래 내 외궈 실력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지문 구서에 놀라면서도 답이 딱딱 떨어지는 것에 감탄했었다.

내 페이스의 하이라이트는 그림문제였다.

처음엔 바이올린줄? 뭔가 했는데 알짜힘 문제였었다.

작년 물리를 한 경험으로 지문을 읽지도 않고 쉽게 체크하고 넘어갈 수 있었고,

5분을 남겨놓고 문제를 다 풀 수 있었다.

쎄듀, 써머리만 10월달에 풀어서 대체로 평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마킹하고 수험표답안지로 옮기려는데,

헉@ 19번부터 50번까지 모조리 밀려쓴게 아닌가............................................

불안이 엄습했다. 당황은 말할 것도 없었다.

차분하자는 주문과 함께 다시 차례차례 마킹을 했고 다행이 시간내에 할 수 있었다.



시험지를 걷어갔는데 현역들이 '영어 어려웠지? 듣기 하나도 안들려'

이런 말을 듣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사탐을 봤다



4교시 사탐



*4-1 국사, 이건 포기과목이라서 패스ㅜㅜ

*4-2 한지, 나의 최고의 전략과목. 6,9월보다 훨씬 평이했다. 특히 20번은 내가 사는 전주가 나와서 너무 좋았다. 9월 기출중에서 울산등의 유소년부양비등을 구하는 복잡한 그래프도 없었고 자연지리도 평이했었다.

*4-3 세지, 이건 정말 어려웠다. 어느 때보다 어려운 문제에 나는 당황했다.

삼지리 중에서 제일 쉽게 공부한게 세지였는데 ㅜ;

특히 3번인가에 세계의 시간차 개념을 묻는 문제가 있었는데 기존에 알고있었던 상식과는 다르게 계산하라고 해서 당황도 했었고 대척점이라는 개념을 응용한 문제가 있어서 난데없이 구를 그려서 직선을 통과시키는 그림도 그렸었다. 아마 내가 무서웟던 건 북반구와 모든 개념이 반대인 남반구의 날씨를 함정으로 파논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4-4 경지, 6월 평가원 50점, 9월평가원 38점. 9~10월에 내가 제일 주력했던 사탐과목이다. 인강선생님께 배웟던 세세한 개념이 나와서 쾌재를 부르며 풀었는데 문제는 입지론이였다. 난 입지론이 제일 쉽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나오니 그게 아니였다. 역시 체감 난이도가 문제였다. 5분이 남았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때 남은 문제는 5문제.

2문제는 개념, 3문제는 입지론.

할수없이 찍어야겠다는 체념과 함께 문제를 풀었다

개념문제는 30초도 안되서 풀었고 문제는 입지론이였다.

그 때 내가 시간에 촉박해져서 마음이 급해져서 지대=생산가격

이라는 이상한 개념이 세워져서 자꾸만 답이 소수가 나왔다. 선지는 모조리 자연수였다. 점점 공포가 엄습했다. 아, 경지도 찍는구나..............

다시 앞에있는 입지론문제를 풀려고 넘어갔다

그때 남은 시간은 3분. 어라? 풀리네? 다시 간단한 일차함수식을 계산해보니

금방 풀리는 문제였다. 그렇게 2문제를 풀고 다시 4면으로 넘어왔다.

그 때 생각난 나의 오개념!! 그걸 깨닫고 나니 답은 일사천리로 나왔고

난 다행히 5분동안 5문제를 풀 수 있었다.







5교시 제2외궈 아랍어.

아랍어를 30초동안 찍고 자는데, 그동안 2월~11월까지의 재수생활이

파노라마 처럼 스쳤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려서 눈물이 났다. 재수생의 서러움.

그건 재수생만이 안다. 정말 눈물이 났다.

이번에 망하면 삼수라는 불안감과 그 서러움이 날 울렸었다.

창문도 없는 그 답답한 공간에 갖혀서 12시간동안 공부한 내 모습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





시험이 끝나고 밖으로 나가서 엄마아빠를 찾았는데

부모님의 얼굴을 보는순간 또 눈물이 나서 서럽게 엉엉 울었다.

(부모님에 대한 감사+긴장풀림+재수했던 내 모습 회상)



왜 못봤어?

........................



말하고 싶지 않았다. 못 봤다고 하기엔 죄송했고 잘 본건 아니다고 느꼈기에.

그렇게 집으로 오는길에서도 나는 엉엉 울었고 그 때 코피도 같이 터졌다.





집 도착.

난 채점을 죽어도 할 수 없었다.

수학을 찍었다는 말을 겨우 했고 엄마아빠는 삼수라는 결정을 내리셨다.

(저에게 희망은 수학뿐이였기에..언어는 85,외궈는 90만넘으면 대박이였었어요)

나는 거실에서 코를 틀어막은 채 울었고, 엄마아빠는 안방에서 한숨을 쉬셨다.



그때였다.

남동생이 잠에서 깨서 나와서 사태를 파악하고 답이나 맞춰보자고 수험표를 달라고 했다. 나는 반기대 반좌절로 건넸다.



엄마와 나는 거실에서 안방에서 채점하는 꼴을 못보고 서성댔다.

아빠와 동생은 서로 불러가며 채점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언어.



엄마 나 언어 85만 넘고 2등급 맞으면 대박인거알지? 나 6,9월 다 백분위 93%였어. 그것만 되면 돼. 그지?엄마?

그래그래. 그래그래.



그렇게 몇 초가 흘렀을까.

안방에서 동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이 점수는.



아...........................................................70점대구나................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아빠의 목소리



xx야 너 언어 잘봤네~~~~~~~~~~~~~~~~~~~~



그 소리에 나와 엄마는 달려가서 모니터를 봤다







언어 98점.



아........신이시여 악!!!!!!!!!!!!!!!!!!!!!!!

나와 엄마는 얼싸안고 울었다.진짜 2002월드컵승부차기 이후로 방에서 이렇게 4명이서 소리지르기는 처음이였다.



다음은 수학.

수학은 80점. 그것도 감지덕지했다.

진짜... 검산한번도 안하고 3문제를 찍었기에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외국어로 패스





외국어 역시 희망이 없었다.

사설은 80점대 초반이나 70점대가 대부분이였고(9월이전) 9월엔 81%였다.

제발 90만 넘겨달라고 빌었다.



채점 후 아빠가 달려나오셨다.

내가 외국어가 잼병인 걸 누구보다 잘 아신 아빠는 거의 우시다 시피 점수를 말하셨다.



xx아, 너 1개틀렸어!!!!!!!!!!98점이야



나에겐 인간승리였다. 98점.

9월평가원에서 충격적인 점수를 맞고, 9월부터 10월까지 외국어를 극복하기위해 12시간 공부중 6시간만 외국어를 했던 것이 효과가 있었나보다.

문장을 통째로 외웠고 단어50개씩은 기본인 그 6시간....

난 나를 극복 한 것이다.(수능외국어만큼은;;)



다음 사탐은 차례로 수동으로 채점했는데 46,45,46이였다(삼지리)
한지, 세지는 둘째치고 경지는 너무 감격이였었다. 9월에 3등급을 맞지 않고 어쩌다가 1등급을 맞았으면 수능 때 망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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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수능점수는 확실한데, 가채점이 수능점수와 일치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ㅠㅠ
가채점이 틀렸을수도 있으니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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