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석이♬ [154203] · 쪽지

2008-05-01 00:12:28
조회수 25,248

습관 하나가 인생을 바꾸었다. -3-고3생활(+공부법+습관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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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고3 첫달 담임과의 첫 면담은 충격이었다.

비록 내가 그토록 염원하던 꿈이 점점 멀어지고 있음을

1학년 2학년 때 불안불안하게 느끼고 있었지만

3학년 첫 면담은 그것을 타인이 확인시켜준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고의적으로 이렇게 된지는 몰라도

자퇴 가능 마지막 날 다음날이 면담이었던것이다.

그러나 어쩔것인가

나도 이제 반은 어른

나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했고 차선책을 찾아야 했다.

우선 나의 현재 상태를 점검해보았다.

고2까지 내신등급은 평균 5.2등급

모의고사는 -60~-70 정도로 전국 2~4 % 정도

그리고 한밤이 후른후 나는 세가지 생각으로 무장하게 된다.



1. 동일 수능대에서 내신을 뒤집을 길은 논술과 면접뿐이다.

2. 내신은 신경쓰지말자. 어차피 내신을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미 충분히 망했다.

3. 위 전제는 모두 수능이 잘나왔을때를 가정한것이다. 수능이 최고로 중요하다.



뭔가 마음이 편해졌다.

논술과 수능에 고3생활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3 시작할 무렵 웃지 못할 이야기를 하나 들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민사고에 점심 시간 후 잠을 자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 잠을 자던 선배들이 수능 외국어 시간을 망쳐서 그 후로 자는 시간이 폐지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내가 기숙사 생활을 해서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6시만 되면 눈이 떠지는 것도 금요일 오후가 되면 나른해지는것도 오전 11시 30분이 되면 졸리고 점심먹기 1분전 11시 59분에 눈이 떠지는것도

모두 같은 원리 아닐까.

아니 모두 같은 원리임에 틀림없다.

특정 시간대에 특정 과목을 하면 결국 그 시간에는 그쪽 머리가

돌아가게 될것이다.

그래서 결정했다.

2007년 11월 15일은 목요일이다.

매주 목요일은 수능과 똑같이 살자.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는다. 언어영역을 최대한 편안한 마음으로 보고 수리영역을 보고 점심을 먹고 외국어 영역을 보고 과탐영역을 본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놀던가 자던가 오답노트를 만들자.

물론 학교 일정은 달랐다. 그러나 깡좋게 무시하면서 했고 오직 내가 수리 영역 120분이 끝나는 타이밍을 점심 시간 시작 12시로 맞추고 과탐 끝나는 시간을 5시 저녁먹을 시간으로 맞췄다.


작년, 재작년 모의고사가 있으면 했고 사설 모의고사가 있으면 불법으로 다운받아서 목요일날 풀었다.  그만저도 없다 하더라도 절대 수리영역 시간에 수학 외에 다른 공부를 하지 않았다.  


중요한점은 목요일 일과중에 절대 졸에서도 안되었다.

그렇게 과탐영역이 끝나면 하루를 정말 보람차게 보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좋다. 이것도 수능 직후에 느낄 기분이기에 충분히 느껴도 된다.

저녁을 먹고 야자시간에는 널널하게 혼자만의 휴식시간을 가진다. 야자 감독 선생님한테 맞을때까지 잠을 자도 된다.

수능끝나고 휴식을 취할것이기 때문이다.

최대한 편안하게 보내야 했다. 나의 뇌가 이 수능직후 휴식시간의 달콤함을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1시간 반쯤 휴식을 취하고 채점을 하고 오답노트를 만든다.

채점을 하면서 틀린것이 있으면 기쁘게 긋는다. 수능날 틀리지 않고 지금 틀렸음을 감사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오답노트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오답노트를 할때마다 내가 어떤 문제를 봤을 때 틀릴 확률이 기하적으로 줄어든다는 생각을 하며 속지를 자유자재로 탈부탁할수 있는 26공 노트에 모의고사 시험지를 오려서 붙인다.

이 작업을 하고 난후면 모의고사 시험지에는 맞은 문제만 남게 되는게 그것은 평가원 모의고사가 아닌 이상 미련없이 버린다.

지금 맞은걸 나중에 틀릴걸 걱정할정도라면 공부를 열심히 안하고 있다는것이므로 버림에 미련은 없다.

나는 이 방법에 확신을 가졌기에

점점 이런 특별한 날을 늘려가서

2학기 9월쯤 해서는 내신 시험기간 외에 하루 걸러 하루가

이런 특별한 날이었다.

방학을 포함해서 주말 중 하루는

정말로 실전처럼 모든것을 수능 그대로 하기 위해

친구들과 그룹 스터디를 결성하여

돈을 모아 스피커를 장만해서 듣기 평가까지

쌈박하게 5시까지 모의수능을 본후 6시부터 자유시간

이것이 나의 고3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학교는

매주 이지논술과 생글생글이 배달된다.

그러나 수요는 그다지 뜨겁지 않다. 모두 내신과 수능을 잡기에 바쁘지 논술따위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는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멍청한 생각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논술은 수능에 도움이 된다.

알다시피 수능에는 한두문제 정도는 신유형으로 나오고

한두문제는 정말로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가 나온다.

논술은 이러한 유형을 대비하기에 최적의 방법이다.

3학년 중후반쯤 수능 우선 선발 전형이라는 제도가 발표되어서

논술을 그만둘까도 생각해보았으나

이러한 이유때문에 더더욱 포기할수 없었다.

이런식으로 내가 본 논술자료들을 정리해보면

이지논술에 건질것은 사실 한장밖에 없다.

중간에 고등학교용 실전 논술

참으로 유용한것이 대학교 기출문제와 교육청에서 발간한 논술문제를 던저주고 풀이까지 대단하게 해준다. 2007년 서울대 모의 논술 문제 해설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지논술이 최고였다.

생글생글은 주로 관심있는 혹은 도움될만한 내용만 뽑고 버렸다.

생글생글의 좋은점은 배경지식을 쌓는데에도 탁월하지만 마지막 뒷장에 대학별 전형이 나오는데 눈여겨 볼만하다.

마지막 비장의 무기는 이슈앤논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나올만한 논술중에 가장 높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사실 너무 어려워서 이런게 과연 나올까도 싶었지만 결론적으로 말할때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날때마다 이지논술 한장 생글생글 두어장 이슈앤 논술 한권씩 기숙사 사물함에 차곡차곡 쌓였다.

필자는 이것을 앞서 말한 매주 목요일과 같은 특별한 날을 제외한 아침자습시간에만 공부하고 나머지 남은 분량은 그냥 쌓아두기만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말할때 이것만으로도 좋은 습관임은 분명했다. 수능후 서울대 논술까지 80여일이 남는데 왠만해서는 공부가 안된다. 그러나 나는 그간의 모아두었던 나의 정성을 높이사서 자료를 공부했고 이런 좋은 자료들을 모아두지 않았다면 결과는 분명히 달라졌을것이다.




대학별 논술 모의고사를 참가하는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운이 좋다면 자신의 위치를 알수 있고 더 운이 좋으면 첨삭까지 받을수있다.

필자의 경우 연대, 고대의 것을 응시했고 그 외에 생글생글 논술대회를 참가했다.

순서대로 퍼센트는 6.2% 4.4%, 2.1% 로 점점 실력이 상승하는것을 느꼈다.

필자는 운이 좋게도 연대 답안중 한개가 채택되어

평생 논술 싸이트에 내 답안(07년 1차 연대 모의 논술 이과 3-3 : 동고서저의 우리나라 지형을 생각해서 담수를 더 잡아두기 위해 간척사업을 하자는 주장)이 첨삭 된채 돌아다니게 되었다.

그것은 개인적으로 영광일뿐만 아니라

논술은 이렇게 쓰면 되는구나와 같은 확신이 생겨서 좋다.

서울대 논술은 참가하지 못했으나 서울대 논술을 해설하는 자료는

죄다 긁어모아서 공부하였다.





서울 10대 명문대 이상 입학설명회는 우선 듣고 볼일이다. 설령 서울대 의대나 서울대 법대를 생각하더라도 서울 7개 사립대학은 보통 입학전형이 비슷하기에 듣다 보면 왜 이사람들이 이렇게 전형을 만들었나 감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고려대학교에서 시작해서 쫙 퍼진 수능 우선 선발 전형을 살펴보자. 왜 이런 전형을 만들었을까. 혹자는 이것이 자사고생들과 외고생들에게 편의를 주기 위한것이라고 하지만 그말은 반만 맞다. 결과적으로 자사고생들과 외고생들이 이러한 전형으로 많이 들어왔을지는 모르나 이 전형을 만든 취지는 서울대 때문이다. 알다시피 08학년도 서울대 정시는 수능 전국 1등도 떨어질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수능 초고득점자들은 소위 \'안정빵\'으로 연고대 우선선발을  쓰게 되고 연고대 측으로서는 확률은 적지만 이들을 끌어올수 있는 다리를 만든 셈이다. 결국 수능 우선선발 제도는 자사고생들이나 외고생들이 목표였다기보다는 서울대에 떨어진 수능 고득점자들을 흡수하기 위한 대학들의 발상이었다. 그 증거로 고대를 제외한 우선선발은 합격자 발표도 빨랐다. 최대한 이들을 붙잡아두기 위해서이다. 오르비만 찾아봐도 논술이 싫어서 우선선발에 안착한 케이스도 많으며 뭔가 수험생이 풀어지기 때문에 수험생이 논술 공부를 열심히 할 확률도 줄어든다. 즉, 자기 대학에 올 확률이 높아지는것이다. 대학 입학처장들은 어른이다. 인정에 사로잡힌 순진한 사람들이 아닌 최대한 우수한 아이들을 뽑는 것이 직업인 전문인들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필자의 의견일뿐이지만 말이다.


이런 입학설명회를 듣다 보면 이런 감 외에 서로 말하지 않기로 했는데 누설한듯한 이야기도 들을수 있다. 또한 수능후에 일주일간만 원서 접수를 하는 남들 다 모르고 지나가는 전형에 대한 희귀 정보도 캐치할수 있다.

이때 공부를 안한다고 자책할것 없다. 이는 마지막교시 원서 영역을 준비한다고 보면 된다. 분명 적절한 휴식과 동시에 미래에 대한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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