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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탈랄라 [118772] · 쪽지

2006-02-14 13:56:09
조회수 7,119

일반계학교 전교 20등, 6년장학금받고 수도권 의대 가기까지의 이야기 (6) - 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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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재수로 의대를 들어갔는데..
두번째 수능날 4시간밖에 자지 못했답니다.
그에 비하면 전;;;
10시 반에 자서 아침 6시에 반짝 눈을 떴지요-_-;;(7시간 반이나 잔 겁니다.)

부모님 차 타고 여의도 여고로 향했더니
보통 수능고사장 앞에는 후배 응원단이 가장 많지 않습니까?
여의도여고 앞에는 기자와 카메라가 가장 많았습니다.-_-;;;;;

그 좁디좁은 골목에
내심 기대와는 달리(따뜻한 캔커피와 좋아하지는 않지만 쪼코렛이라도 쥐어줄줄 알았죠ㅠㅠ)
우리학교 후배들은 보이지도 않고..;;;

당당하게 들어가고 싶었는데
엄마나 저나 참지 못하고 눈물을 보여버렸죠.
그 모습이 카메라에 찍힐까봐-_-;;;;;;;;;;; 후다다다닥 뛰어들어갔다는.
(아.. 정말 눈물납니다. 지금까지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분위기는 생각보다 막 긴장되고 그러진 않았고
그냥 보통 학교들 아침 자습시간분위기?-.- 보다는 살벌하겠다;;

어쨌든 그런 분위기였고 제 자리는 맨 뒷자리였습니다. 히터 바로 뒤에 있고 좋구나~

기자들이 촬영하러 카메라 들고 들어왔다가 어떤 무서운 재수생한테 쫓겨나고;
(쉬는 시간마다 언어는 어땠냐. 수학은 9월보다 쉬웠냐 그러면서 기자들이 애들 붙들고 물어봅니다.
다 도망다니고;;)

제가 챙겨간 물건은...
필기도구(사인펜, 비싼 수정테이프 3개, 일제샤프심과 일제 지우개.. 결전을 위한 제 무기였습니다.ㅋ)
커피 마호병에 한가득 타갔고 초콜릿 약간 귤 몇개 햄토리 쏘세지 오렌지쥬스 점심에 먹을 샌드위치
물티슈 그냥휴지 방석...

살림 다 차려놓고..-.-;
평소에 좋아하던 옷 입고 가서 머리 한번 질끈 묶고 화장실도 갔다오고
수학 공식 한번 훑어보고 가만히 앉아있으니 언어 시간 시작..

1. 언어영역
최저학력 반영은 아니 되지만 혹시 모르니까 최선을 다해 풀자..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풀었는데(아무래도 정/오에 대한 부담감이 적으니까요..)
다 어디서 본 지문이고 문제도 너무 쉽게 슥슥 풀리는 겁니다.
다 풀고 마킹하니까 40분이 남음; 잤습니다.
정말 수능이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듭니다. 모의고사라는 생각밖에는..


2. 수리시간.
모르는 문제는 빨리빨리 지나가야 하는 거 아시죠?
그래야 된단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다 지나쳐버렸습니다.=_=;
시간은 40분밖에 안 남았는데 문제는 반밖에 못 풀었습니다. 다 pass pass하다보니..
아주 불안정한 상태에서요;
심장이 이러다 튕겨나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겨우겨우 풀으니까 18분정도가 남았습니다.
그런데 남은 문제는 무려 6개;;
푼 문제도 다 엉망으로 풀어버렸고..

나도 모르게 샤프 끝을 우적우적 씹어버리고 있었습니다.
(지우개 꼭지 부분을 껌씹듯 씹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흠칫; 지우개까지 씹고 있었죠)
엉엉 울어버릴 상황인데 너무나 떨려서 눈물도 안 나옵니다.

지금까지 하나틀리고 다 맞았었는데.. 어떡해..ㅠㅠ 정신차려야지.
제 뺨을 스스로 한두대 치고
다시 풀었습니다. 2개는 아주 간단했는데 포기해버린 문제더군요..
2개는 맘에 들지 않게 접근해서 어떻게 답은 냈고
2개는 결국 찍었습니다.-_-;

너무나 긴장하니 민망하지만.. 정말 오줌싸겠더군요;;;
질질 싼다는 말이 뭔 말인지 실감이 갔습니다. 그러나 너무 시간이 없어서 화장실 가겠다는 소리도 못하공;

내면서 든 생각.
70점은 나왔을라나.. 씨바..;; 결국 3등급인가.




3. 점심시간.
이제 수리는 망쳐버렸다.
외국어, 과탐을 잘보지 않으면 난 라군 강남대성을 갈 것이다!는 생각을 하며
살벌한 표정으로 샌드위치를 마구 씹고 있자
주위 사람들이 무섭다는 듯이 쓱 쳐다보는;;
(그래도 점심시간은 여느 때와 다른 게 없습니다. 같은 학교인 애들끼리는 삼삼오오 모여서 떠들면서 밥 잘 먹는데
전 같은 교실에.... 괜히 날 업신여기던 어떤 원수같은 아이와 누군지 모를 아이 그렇게 셋이 같은 학교였기에 혼자 먹었죠)

이빨이 부서질 만큼 꽉꽉 힘을 줘서 씹어 삼키고
소화제까지 먹어주고
화장실에 가서 열심히 비즈니스 해결하고(이게 사소한 문제 같지만 시험장에선 거의 가장 중요한 문제..)

남은 30분간 쪽잠을 잤습니다.
자지 않으면 피곤해서 망칠 것이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자 잠이 오더군요;;;;(어디서나 잠은 잘 자요 헤헤;)


4. 외국어 영역
차분히 마무리할 시간이 부족해서 쩔쩔매던 적이 꽤 있던 외국어라서
수능 한달 전부터는 모든 50문제 모의고사를 50분에 맞춰놓고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집에서 커피 홀짝여가며 발 까딱까딱하면서 푸는 건 아무래도 시간을 맞춰놓고 해도 다르거든요.

시험지를 훑어보니 뭔 말인지 모르겠지만 문제가 굉장히 빽빽합니다.
지문이 긴가 봅니다. 역시 빨리 풀어야겠군요.

듣기는 혹시 누가 듣다가 재채기하면 어쩌지? 의자 끄는 소리 어떡하지?
그런 걱정 많이 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고..ㅋ

독해는 그저 빨리 풀었습니다.
너무 대충푼다 싶을정도로 빨리빨리 풀었습니다.
50번을 다 푸니까 20분정도가 남았습니다.
당연하지요. 대충 풀었으니까..-_-;;;
너무 대충 풀었던거 한번씩 점검하고
마킹하고
한번 더 확인하고
수험표에 답적고
답적은거랑 한번 더 비교해보고

그러니까 5분 남음..
\'주여.. 다 붙여놓고 수능좀 못봤다고 떨어뜨리시진 않으시겠죠?ㅠ_ㅠ\'




4. 과탐
물리1 - 차분하게. 계산실수 않게 한번 더 검토하고
밑줄 긋고. \'옳지 않은\'에 밑줄 백개씩 쳐가면서 푸니까
시간 칼같이 떨어졌습니다.-_-; 한개 빼곤 어렵진 않았어요

화학 1 - 막판에 만든 수첩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왜냐면 순 쌩판 암기식이었기 때문입니다.-_-+ 흥흥흥
어려웠어요;;;;;

생물 1 - 아.. 모르는 문제만 다섯개.. 적당히 찍자.-_-; 뭐 문제가 이러삼?
화학 2 - 너무 어려워서 더 할말을 잃음. 빨랑 끝내고 집에 가자.ㅠ_ㅠ 흑흑;;;;;;


미워 수능 미워미워



시험장 밖에서 엄마를 보자마자 엉엉 울어버렸는데
카메라가 자꾸 따라오자 옷 뒤집어쓰고 도망쳐버렸습니다.

차 안에서 손 마구 떨면서 채점한 결과


언어 97점..
(안 믿었습니다. 한달동안은 공부도 안 하고 본 언어가 이 점수라니;;
그런데 아무리 봐도 1번하고 또 무슨 2점짜리 틀려서 97점이 맞았습니다.
너무 뻥 같아서 꿈도 못 꿀 점수였습니다.
이거 보고 전 제가 되게 잘 본줄 알았는데;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까 다 만점이래요;)


수학 82점..
시험지 낼때는 70점도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단 낫구만.-_-;;
그런데 96점에 수렴하다 82점은 좀 심하긴 했따;;;


영어 92점.. 아이 씨.. 정말 대충 풀었구만. 그래도 문제 어려웠으니 만족!!


물리1 살다보니 내가 물리 만점을 다 받는구나!!
(그런데 다 만점이래요;)
화학1 오오 나이스
생물1 40점은 넘었구만
화학2 생각보단 양호한걸?



채점해보니
대체 최저 학력을 넘을지 안 넘을지 전혀 알 수가 없습디다....;;;;;

가장 자신 있다고 생각하던 수학을 너무나 망해서 침울 모드...
수능 전날보다 밥이 모래알 같고..
맛있는거 시켜놓고 먹었지만 맛이 하나도 안 느껴져요;;
(지금 먹으라면 실컷 먹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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