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이러다 탈랄라 [118772] · 쪽지

2006-02-10 22:03:49
조회수 7,606

인문계 전교 20등, 6년장학금받고 수도권 의대 가기까지의 이야기 (2) - 1학기수시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438894

(아, 열심히 다 쓰고 write를 클릭했더니... 로그아웃이 되어있어서
사용권한이 없다고 처음부터 다시 쓰랩니다.ㅠㅠ)

1.
대망의 1학기 수시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전 형편없는 내신을 알기 때문에 수시는 절대 안쓰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만


이런저런 말로 회유하시는 담임 선생님의 말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결국 제가 가장 맘에 든다고 생각되던 곳은 아주대였고,

적성검사와 내신만으로 준비할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학교를 찾다가
담임선생님이 계속 쓰라고 무언의 압박을 넣으시던 인하의대도 써버렸습니다.

어차피 논구술도 아니고 심각하게 공부할 필요 없다는게 요지였지요.
어쨌든 저얼대 수시 안써욧! 했다 그 다음날 넘어가버린 꼴이 되었습니다.
이 허망한 고집이여..


2. 아주 아주 아주대....

어쨌거나 쓰니까 기대는 되었고
아주대가 수시 1학기 합격생에게 장학금을 준다는 얘기를 듣고
내가 장학금을 받은 양 펄펄 뛰면서 좋아했지요.

가장 시험을 빨리 치는 아주대는 8월 5일이 최종 발표였고
인하대는 8월 6일 1차적성평가를 보았는데요..

그래서인지,
당연히 아주대가 돼서 인하대는 시험도 안 보러 갈거다!!
이런 망언까지 할 정도로 잔뜩 신이 나 있었습니다.-_-;;;;


비록 181대 1이라는 경쟁률이었으나
원서를 쓴 자에게는 1만 눈에 들어오고 180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법;;
아마 1801대 1이어도 마찬가지였을것 같습니다.

적성검사 공부는 재미있었습니다.
수능공부에 비하면 게임같은 느낌이 들어서요..ㅋㅋ
수능공부하다 지겨우면 적성검사 책 공부하고.. 그렇게 했습니다.
설렁설렁~


하지만 똑같은 적성검사를 봐도
학교마다 스타일이 다를 수 있다는 걸 계산에 전혀 안 넣은 것은
치명적인 실수였습니다.

잔뜩 거만하게 시험장에 갔더니
생각만큼 문제는 잘 풀리지 않았고(낯선 문제들;;)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에다가 시끄럽다고 선풍기도 틀어주지 않는 고사장은
그야말로 찜질방이었고 전 땀을 뚝뚝 흘리며 마킹을 하고 있었는데..

감독이 기절을 합니다. 너무 더워서요;;;

그렇게 황당하게 시험장을 나왔지만
여전히 181중 1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결과?
당연히 떨어졌지요.




3. 인천으로 가다
이제서야 현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181대 1은 황당한 경쟁률이었단 걸..
또한 남은 인하대의 경쟁률 54대 1도 엄청 센 것이라는 걸.
그제서야 1을 안보고 53을 보게 된 것이죠.

전 평어도 5.0이 채 안됐고(4.8정도? 체육을 언제나 \'미\'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영어, 수학의 석차만 반영하는 인하대라 해도
(아, 석차 백분율을 내보니
나머지 과목은 의대 수시 쓰자면 지나가던 사람이 웃을 정도였고
영어, 수학만 그럭저럭 2~3%가 나오긴 했지만 매우 못하는 점수라고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분명 내 내신은 형편없는게 자명하단 사실도 깨닫게 됐구요.

또한 학교마다 스타일이 다르구나!!는 사실에도 눈을 뜨고
조악하나마 학교별로 모의고사 문제집을 만든 걸 사다 풀었습니다.
(너무 조악하게 만들어서 안 푸느니만 못한 문제집이었습니다만..)
또 두꺼운 문제집을 또 한 권 사다가 풀고
외울 내용은 정리도 간단히 해보고...

물론 떨어질 거란 생각을 훨씬 많이 하다보니
수능 위주의 공부를 했지만 말입니다.

담담하게 그래도 원서는 썼으니 보러 가자. 하고 보러 갑니다.
대학에서 시험을 치렀는데
그래도 제법 큰 대학 캠퍼스를 보니
내가 의대 외의 과로 이 대학을 지망하는 건 아니지만
어디가 되었든 대학 생활은 하고 싶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1교시 언어는 무난히 풀었습니다만
모르는 문제를 찍는 실수를 해버리고 맙니다.
분명히 아주대와는 달리 찍어선 안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면서
그게 맘대로 되지 않더군요^^;;;
하나라도 맞자는 본능이 우선이었습니다.

2교시 수리는 역시 그놈의 소심증 때문에
수열추리를 과감히 패스하는 센스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아무렇게나 찍고 아악! 황당해하는 짓을 반복했지요.


나오면서 \'역시 수시는 내 운명이 아닌가보다.\'하고
너무나도 편안한 마음으로 수능 공부를 해나갔고
드디어 1차 발표날이 다가왔습니다.


포기한 시험이라도 무지 떨리긴 떨리더군요ㅎㅎ

\"의예과 1차에..........(빰빠라밤빰) 축하합니다. 합격하셨습니다.\"



헉!! 어떻게 된거야?
1차는 10배수를 뽑으니 5.4대 1의 경쟁률이니
쉽지는 않은 과정이었죠.
내가 그리 무능하진 않았구나!!!ㅠ0ㅠ




면접 준비를 남은 3일동안 벼락치기에 가깝게 했습니다.
벽 보고 연습하기.
인하대 교수들의 업적 조사하기
(획기적이진 않지만 쓸만한 힌트들을 좀 건졌습니다. 실제로 써먹었지요)
이쁘게 웃기 등등요..


다 교복을 입고 올것 같아서 사복을 입고 갔습니다.
전혀 교복하고 다른 원피스를 입고 갔지요.
눈에 띄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긴 했습니다.
또 무리하게 꾸미는 수준이 아니라면
보다 내가 예뻐보이는 쪽을 선택하는게 옳을 것 같았구요.
교복 입고 현실에 찌든 고3 여학생의 모습보다는
어린 의사 지망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면접의 질문과 답은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느낀건 내가 면접에 꽤 소질이 있구나! 하는 거였죠.
논술, 구술은 준비해본 적이 없어서
막연히 난 못할거야.. 하고 지레짐작하고 있었는데 그것만은 아니었나 봅니다^^

꽤 떨렸지만 내 입은 의외로 괜찮은 말들을 나불나불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준비하지도 않은;;)
교수님들 눈 맞추면서 생글생글 웃어주는것도 잊지 않구요.

또 저 나름의 강점을 발견한 것이,
전 어렸을때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고,
자연스럽게.. 내가 아파서 병원에 가든, 남이 아파서 병문안을 가든
의사는 어떤 존재일까.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일까..
그런것에만 눈을 맞추고 의사라는 존재에 대해 나름의 소신이나 생각 같은걸
은연중 가지고 있었던가 봅니다. 그 전엔 깨닫지 못한 것들이었죠...

그 깨닫지 못한 단편적인 생각이 말로 엮여져 나온 셈입니다.




결과는 비록 불합격이었습니다만..^^




비록 1학기 수시는 떨어졌지만
어떤 의사가 될 것이라는 소신은 강하게 굳어졌고
그걸 바탕으로 전 다시 수능을 향해 맹진하게 되었습니다.
* lacri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2-0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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