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로 [726894]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7-11-24 19:04:58
조회수 45,842

(장문) 수능을 또 망한 쓰레기 삼수생의 이야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4026686

4살 차이나는 형이 있다.



어려서부터 난 영재교육원이다 뭐다해서


부모님께서 작정하고 밀어주셨고,


키크고 잘생긴 형은 공부보다 노는걸 좋아했다.



내가 중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던 해에 형은 수능을 봤는데,


너무 망쳐서 재수를 한단다.



수능 전에 게임을 하고있던걸 자주 봤기에


재수학원에 보낸다는 말에 어머니께 따졌다.


"형 공부 하지도 않는데 그냥 보내지..."



지금 생각하면 쓰레기같은 동생이다.



재수 끝에 형은 2~3등급대의 성적을 받고(문과)


인서울 끝자락~경기권의 xx대를 갔다.



중학교 내신 200점 만점에 197점을 찍고 자사고를 간 나는


형을 속으로 많이 무시했다.


'내가 아무리 망쳐도 형보단 잘가겠지.'



솔직히 고3때까지만 해도


이과였던 나는 모평에서 평균 1~2등급을 받고


SKY 서성한, 그 아래는 대학으로 보지도 않았다.


자사고 특성상 공부잘하는애들 모인 주변 환경 탓도 있고,


어려서부터 '영재' 소리 들으며 자존심만 키워온 탓도 있다.



학교 이름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스스로 학력으로 자존심 센 그런 부류였다.


형을 속으로 무시하는것도 그런 이유였다.



고3, 수능을 봤다.


완전히 망해버렸다.


차마 내 점수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성적표는 받자마자 불태워 버렸다.


당연히 재수를 하겠다고 생각했다.


형한테 한탄하다가 아무생각 없이 '그냥 xx대나 갈까 ㅋㅋ'라는,


지금 생각하면 엄청 기분 상했을 말도 했다.



재수했다.


가족 경제상황도 안좋은데 월 100만원짜리 학원을 염치없이 다녔다.


형도 갔는데 보내주는게 당연한줄 알았다.


그게 미안한 일이라는건


우연히 우리 가족의 빚 규모를 듣고 나서야 알았다.



재수 결과,


또,


망했다.


현역때보단 공부를 많이한건 맞다.


재종에 갇혀서 10달을 지냈으니까.


그런데


어떤 이유에선지,


수능 한달전부터 멘탈이 완전히 무너져


쓸데없는 걱정과 불안에 떨며


한달간 공부를 완전히 못하다가,


심리상담에 정신과상담에


수능날 신경안정제에 우황청심환에 난리를 치다가,


결국 망했다.



이제와서 생각컨대,


겉으로는 SKY 의대를 목표로 한다고 떠벌리고 다녔음에도


스스로의 실력이 못미친다고 판단해서일까.


난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망쳐버린 것이었다.



그지경이 될 때까지도 여전히 나는


특정 대학 밑으로는 대학으로 취급하지도 않았다.


여전히 내 점수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6평땐 잘봤는데, 9평때도 괜찮았는데. 이건 내 점수가 아니야.'



결국 삼수를 했다.


자제력이 부족한 나를 아는 부모님이


학원을 가라고 하는데도,


차마 간다고 못했다. 독재를 하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집안사정 뻔히 아는데, 수능 잘 볼 자신도 없으면서


월 100만원짜리 학원을 또 다니겠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독재해도 스스로를 자제할 수 있을거란 근자감도 있었다.



삼수 동안 공부를 열심히 했냐면,


결과적으로 아니다.



난 수능이 이제는 두려웠다.



작년의 일이 트라우마로 남아,


또 수능때가 되면 같은일이 반복될 것만 같았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도 수능을 또 못볼까봐 두려웠다.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수능 즈음이 되자


또다시 불안이 밀려왔다.


나에게 큰 기대를 하던 어머니께는 차마 말을 못꺼내고,


아버지께 솔직히 이야기했다.



너무 두렵다고,


잘볼 자신이 없다고,


...그럼에도 나에게 실망할까봐 말할 수가 없었다고.



아버지께서 나지막히 말씀하셨다.



설령 지방대를 가더라도 절대 너에게 실망하지 않는다고.


다만 그저... 네가 안쓰러울 뿐이라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그제서야,


내게 닥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의대, SKY, 서성한,


아니 인서울이 아니더라도 괜찮다.


6월, 9월에 늘 나오던 점수가 나오지않아도 괜찮다.


목표로 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



그저 점수가 나오는대로 받아들여야 되는구나.


어쩔 수 없는건 어쩔 수 없는 것이구나.



'진인사대천명'. 그 순간 떠오른 말이다.


그 말이 이런 것이구나.



받아들이자.


현재의 내 실력을 받아들이고,


평소보다 떨어지더라도 내 점수로 받아들이고,


내가 갈 수 있는 대학이 아무리 이상과 동떨어져도


받아들이자.



그제서야 나를 가두던 수많은 근심과 불안이 사라졌고,


안정제와 청심환 없이도


벌벌 떠는일 없이 수능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놀라웠다.


마음가짐이 변한것 만으로 긴장이 이렇게나 줄어들다니.



생각을 바꾸고 나니,


내가 걱정하고 두려워하던 것들은 허상일 뿐이었다.


오히려 그 걱정 자체가 나를 옭아맸을 뿐.



삼수 결과는 좋지 않다.


두렵다고 공부를 안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


두렵다고 걱정만 해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오히려 가장 두려워해야 할건,


걱정과 두려움이 나를 멈추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몇몇 정신적으로 강한 사람들이나,


진짜 실력을 가진 수험생들은


내 이야기가 하나도 공감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연한거 아니야?"라고 반론할 지도 모르고.



하지만 2년이란 시간을 쓰고 나서야


난 그 당연한 말을 깨우칠 수 있었다.



수능을 마치고, 형에게 문자를 보냈다.



'수험생활이란 게 결코 만만치 않더라.


...그렇게 잘난척 하더니 결국 나도 다를거 없는 놈이더라.'



답장이 왔다.



원래 인생 마음대로 되는거 없다고.


나중에 맥주나 같이 한잔하자고.


정말 수고했다고.



이제는 고요함마저 익숙한 독서실 구석자리에서,


혼자 앉아


숨죽여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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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roovyeverywhere · 754707 · 17/11/24 19:09 · MS 2017

  • 92Azf13xeoU86 · 769573 · 17/11/24 19:26 · MS 2017

    뭔생각으로 이런댓글다냐

  • 지로 · 726894 · 17/11/24 20:10 · MS 2017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누군가에겐 제 이야기가 희극처럼 느껴질지 모르지요.

    괜찮습니다.

  • 상위 0.05% · 597022 · 17/11/24 20:53 · MS 2015

    와.... 동갑인데 필력이...

  • 인 성 낭 군 · 694276 · 17/11/24 22:03 · MS 2016

    글쓴이분 화이팅
    저랑상당히비슷하신커리를타셧네

    근데수능은이제안보시는거?

  • 한의대생 · 698562 · 17/11/24 22:27 · MS 2016

    시험에 너무 휘둘리지 마세요. 개인적으로 국어는 좀 못 볼수 있다 보는데 그 외의 과목은... 그 외의 과목도 망쳤다면 그건 망친게 아니라 실력부족이라 보는게 맞습니다.

    세상 어떤 시험도 다 시간의 압박속에서 문제를 풀어내야 합니다. 수능 망치고선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공무원시험마저도 타임어택이죠. 중요한게,

    시험을 망친건지 실력 부족인건지 냉정하게 판단해야합니다.

    사람들 대다수가 시험을 평소 실력대비 망쳤다고 생각해서 1년을 다시 더 하는데 그러면 점수가 안 오릅니다.

    자신의 실력 부족을 냉철하게 인식해야합니다. 계산실수니 뭐니 하는데... 수능에서도 실수하면 그건 실수가 아니죠. 이제라도 정신차리신것 같아 다행입니다만,

    오르비에서 망쳤다고 하는 사람들 자신의 수준을 명확하게 모르고선 망쳤다고 많이 말씀하셔서... 그렇게 재수하면 성적이 오를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수능뿐만이 아닙니다. 다른 시험에서도 이와 같은 룰이 적용됩니다.

    도피끝에 도착한 곳에는 낙원이 없습니다.

  • 지로 · 726894 · 17/11/24 22:34 · MS 2017

    맞습니다.

    매번 도망만 다니다가,

    부모님과 대화하고 나서야

    도망만 다니다가는 아무것도 변하는게 없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그제서야 제 실력과 마주할 수 있었죠.

  • Groovyeverywhere · 754707 · 17/11/25 01:42 · MS 2017

    우는 이모티콘인줄 알고 달았는데 아닌가보네요 죄송합니다.

  • pRaha's · 637607 · 17/11/24 21:13 · MS 2015

    진짜; 님 인생도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임

  • Ephus · 768863 · 17/11/25 01:30 · MS 2017

    한정된 인생 내에서 수능이라는 틀은 너무나도 좁습니다.

    그 좁은 틀 내에서 성공했다고 인생을 '성공'했다 하진 않죠.

    이제, 그 틀에서 벗어나셔서 학창시절의 족쇄를 풀어 헤치시길 바랍니다.



    살다보면 기회는 참 많이 옵니다. 그걸 깨닫지 못하고 오만에 빠지면 실패하죠.

    저는 수능을 그 '수 많은' 기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회 1번 놓쳤다고 다른 기회가 떠나가진 않습니다.

    아마 살면서 이 수험생활 3년이 님의 다른 기회들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되실거라 믿습니다.


  • 앵수 · 747856 · 17/11/24 19:10 · MS 2017

    ㅠㅠㅠ 진짜 수능너무 잔인해요

  • Dawn · 687316 · 17/11/24 19:11 · MS 2016

    와... 필력이..
    저도 3수생이라 공감합니다 ㅠㅠ
    왜 사람은 겪어봐야 알게되는것인지..

  • 두유노김치 · 686386 · 17/11/24 19:14 · MS 2016

  • 두유노김치 · 686386 · 17/11/24 19:15 · MS 2016

    저도 이제 저 하고싶은거 하면서 재능살리고 살려구요 ㅋㅋㅋ 이젠 더 못하겠음

  • 지로 · 726894 · 17/11/24 19:19 · MS 2017

    지금까지 공부를

    저 자신이 아닌,

    친구들에게 보이려고, 가족들에게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해왔다는걸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논술에 떨어지면 그냥 군대를 갈 생각입니다.

    사회복무요원을 하면서

    내가 정말 뭘 하고 싶은지,

    내가 무엇 때문에 공부를 하는건지 찾아야겠습니다.


    남들보다 내가 많이 나약하는건 이제 알지만,

    걱정만 하다가 멈춰있다가는 아무것도 변하지않는다는걸

    한심하게도 이제야 알았네요.

  • 니가없는봄 · 743384 · 17/11/24 22:48 · MS 2017

    정말 공감갑니다.
    10대의 인생은 남을위해 산다는게 무슨말인지 이번재수를 통해 알게되었죠.
    부디 작성자님도 이젠 자신을 위한 삶을 사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 데럽 · 651198 · 17/11/24 19:21 · MS 2016

  • dazzle me · 765343 · 17/11/24 19:22 · MS 2017

    힘내세요..ㅠㅠ 좋은 날이 올 거예요

  • 노베이스재수생 · 688140 · 17/11/24 19:28 · MS 2016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눈누나나 · 599845 · 17/11/24 19:30 · MS 2015

    저도 공감합니다ㅠㅠ 현역때 성적이 꽤 괜찮게나와서 한의대가서ㅠㅠ 한 2문제만 맞추면 의대 가겠지라는 생각으로 반수했는데ㅠㅠ 결과는 작년이랑 비슷하게나왔네요ㅠㅠ 이제는 저 스스로의 한계의 인정하면서 살려고요!! 님도 힘내시기 바랍니다ㅠㅠ

  • kbs0417 · 705281 · 17/11/24 19:36 · MS 2016

    만약 누군가가 단지 실패를 덮기위한 자기위안

    자기합리화라고 말하는 짐승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 말 들을 필요없이 가볍게 무시하세요.

    3번의 수능 준비를 통해 성적보다 더 중요한, 허황되고 나만를 위한 자존심이 아닌

    나를 든든하게 해줄 자존감을 얻으신거 같으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로 · 726894 · 17/11/24 19:41 · MS 2017

    자기합리화라고 해서 완전히 틀린말은 아니겠죠.

    만약 현역으로 SKY나 의대에 합격했다면

    저라도 이런 글을 보고 나약하다고 비웃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랬다면 평생 학벌로 사람을 평가하고,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며,

    형을 무시하는 놈에서 성장하지 못했겠죠.

    재수, 삼수를 통해 명문대학을 얻지는 못했지만,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 꾸우꾸 · 739760 · 17/11/25 00:09 · MS 2017

    응원합니다 많이 공감되네요

  • ✨존못노베이스✨ · 775527 · 17/11/24 19:48 · MS 2017

    깨달음을 얻으셧다니 다행이네요...

  • 전광석화 · 735446 · 17/11/24 19:51 · MS 2017

    님같은 사람이 젤 무서워요 뭐 한분야 파고들면 님같은 사람 따라올자가 없거든요

  • og2Q7ZLsnJU1VM · 763811 · 17/11/24 19:53 · MS 2017

    킹익 이었냐... 부럽다 ..

  • 유혹의구아바 · 562408 · 17/11/24 21:44 · MS 2015

    ㄹㅇ..

  • <쾌도난마> · 764842 · 17/11/24 19:54 · MS 2017

    너무 공감되는데... 1학년때만해도 의대 밑은 쳐다도 안봤는데 진짜... 왜이렇게 인생이 꼬인건지

  • 정신병자읭읭이 · 507570 · 17/11/24 20:02 · MS 2014

    정말...... 정말 공감합니다......
    하지만 전 이미 미쳐버린것인지....
    아직도 허상에서 빠져나오질 못하네요.....

  • 지로 · 726894 · 17/11/24 20:27 · MS 2017

    내려놓는다는게,

    말은 쉬운데 절대 쉬운게 아니더라고요.


    하지만 목표를 '체념'하는 것과,

    최선을 다한 결과를 받아들이는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도전해서,

    성공한다면 그것보다 좋은건 없겠지요.


    하지만 결과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때때론 더 행복할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선택을 하시던지 힘내시길 바랍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 MINO1 · 702998 · 17/11/26 02:11 · MS 2016

    ㄹㅇㅇㅈ... 멋잇으세요!!!!!ㅠㅠㅠ

  • 마법의소라고동 · 732007 · 17/11/24 20:11 · MS 2017

    저도 나이론 삼수였는데 횟수론 4수라..그리고 신경안정제 우황청심환 다 공감합니다... 우리 다 힘내요....토닥토닥 응원합니다... 전 이글 너무 공감가네요..

  • 삼수의 시대 · 712251 · 17/11/27 18:27 · MS 2016

    저도 극공감.......삼수 내내 죽는줄 알앗습니다.

  • 마법의소라고동 · 732007 · 17/11/24 20:12 · MS 2017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San Sebastian · 565398 · 17/11/24 20:28 · MS 2015

    소름... 고생하셨습니다.

  • Zola · 758219 · 17/11/24 20:38 · MS 2017

    조금 정신(?)을 차리신 것 같네요.....글 내용으로 봐선...앞으로 더 잘 되실 겁니다...힘내셈~

  • 지로 · 726894 · 17/11/24 20:46 · MS 2017

    부모님에게 용기내어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있었을 겁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 fBRYKh7zZ8AVn9 · 742469 · 17/11/24 21:02 · MS 2017

    전 다른길 찾으려고여 이까짓게뭐라고 그 많은 에너지를 쏟아붇고 고통스럽고 ..ㅠ

  • 무벙 · 653284 · 17/11/24 21:04 · MS 2016

    저도 님이랑 같은 사상이었는데 재수 망치니까
    진짜 많은 생각하게 되네요

  • 꼬두메 · 742885 · 17/11/24 21:04 · MS 2017

    삼수를 하면 인생을 깨우친다던데,.. 고생하셨어요
    꿈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 ✨김소혜✨ · 685406 · 17/11/24 21:06 · MS 2016

    토닥토닥..

  • apieceofpeace · 693362 · 17/11/24 21:08 · MS 2016

    쓰레기 아닙니다. 충분히, 힘들었던 길을 잘 버텨오시고 걸어오셨네요. 결과에 상관없이, 그 과정중의 잠깐의 방황과는 상관없이 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꼭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요

  • 69일의전사 · 616782 · 17/11/24 21:11 · MS 2015

    우럭따..

  • S7UR3s9OjmzGew · 738961 · 17/11/24 21:13 · MS 2017

    대학보다 더중요한것을 얻으신듯!!

  • bKo53BVhIO4vsd · 747040 · 17/11/24 21:14 · MS 2017

    감사합니다..

  • yIdkna96bFBoL3 · 691114 · 17/11/24 21:21 · MS 2016

    대단하신분...앞으로 뭘하든 잘되실겁니다

  • 푸른구름 · 760660 · 17/11/24 21:35 · MS 2017

    저도 삼수생입니다 작년의 수능의 기억, 그 불안함이 나를 옥죄인다는 그 대목에서 너무 공감이 되고 아파서 울컥했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우리의 3번의 도전은 결과에 상관없이 용기있고, 값진도전이었습니다

  • 기호1번 문재인 · 743832 · 17/11/24 21:54 · MS 2017

    좋은 형을 두셨네요

  • 한강에서캔맥주 · 742277 · 17/11/24 21:58 · MS 2017

    글 읽고 혼자 또 울컥하네요. 혼자 자만에 빠져 대학으로 남을 평가하고 난 잘될거란 오만으로 세상을 쉽게 봤던 과거의 절 후회하고 또 후회합니다. 전 첫째라 두번째 실패가 너무 크게 느껴지네요. 작년보다 열심히 했음에도 제자리인 제가 너무 작게 느껴지고 제때 못가고 그 자리에 서 있는 절 보고 계시는 부모님, 동생들한테도 미안하고.. 그래도 이해해주시는 부모님이 계셔서 정말 부럽습니다. 전 차마 부모님께 어제 받은 제 성적을 말씀 못 드리겠어요. 큰딸의 두번째 실패를 보실 부모님 표정을 못보겠네요.. 암튼 글 잘 읽었습니다..

  • cmKhAwtvyPZfYT · 757094 · 17/11/24 22:08 · MS 2017

    저는 재수고민하는 현역인데요
    저는 실력은 안되지만 어렸을 때부터 늘 잘해왔기 때문에 고등학교와서도 잘할 줄 알았는데...어쩌다 정시준비하고
    어쩌다...수능 망했는데
    너무 자존심상하고... 집도 여유로운거 아니고
    재수로 가족들이랑 싸우고 근데 두렵고
    그랬는데 이글보고 많은 걸 생각하게되네요

  • 킹갓엠퍼러18학번 · 725673 · 17/11/24 22:09 · MS 2017

    저도 삼수생이었고 4살 차이의 형이 있는 것도 똑같네요 그리고 상황과 마인드도..
    같이 힘냅시다.. 화이팅!

  • 닉네임을 설정하세요. · 651879 · 17/11/24 22:25 · MS 2016

    많이 배우고 느끼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무적권명륜탈출 · 504720 · 17/11/24 22:31 · MS 2014

    필력 오지시네요
    남은 입시 꼭 건승하세요

  • cw8H2PpA4WDnGr · 741269 · 17/11/24 22:45 · MS 2017

    부모님 사랑 정말 감사하죠 많이 잊고살지만 진짜 이 소중함과 감사함 주신 사랑 생각하며 앞으로 효도하며 건강하게 살면 됩니다^^ 앞으로 인생 화이팅

  • 비치다 · 772641 · 17/11/24 22:46 · MS 2017

    와... 동갑인데.. 필력 실환가 이거 대숲같은 곳에 올리면 좋아요 10000걍 넘을듯;;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깨닫고 그것을 위해서 자신의 열정을 쏟아붓는 작업을 실행하는 것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님 같은 마음가짐이라면 앞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아니 이제 조만간 곧, 어쩌면 지금 그것을 위한 모든 발판이 마련되었을지도...

  • 믓시엘 · 757638 · 17/11/24 23:17 · MS 2017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믓시엘 · 757638 · 17/11/24 23:17 · MS 2017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삼수의 시대 · 712251 · 17/11/24 23:17 · MS 2016

    님은
    뭘해도
    성공하실거에요.....
    건승하세요!

  • 믓시엘 · 757638 · 17/11/24 23:18 · MS 2017

    수고했어요. 님이 의도하신 것일 수도 아닐수도 있지만 지로 라는 이름에서 덴마의 지로 가 떠오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먼 훗날 다시 지금을 돌아볼 때 이런저런 미래 중 지금을 선택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를.. 사진이 안올라가네요

  • ★♡☞메이냥☜♡★ · 676821 · 17/11/24 23:27 · MS 2016

    ㅎ...저도 영재교육원부터 쭈욱 글쓴이분이랑 비슷한 커리를 탔는데 음..생각도 느끼는 감정도 비슷해서 공감됩니다...저는... 조금 더 기다려보고, 아직 더 고민을 많이 해야겠지만 20년동안 피하고 부정해온 제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이 글 보고 많이 배우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독하게살자 · 559165 · 17/11/24 23:35 · MS 2017

    현역인데 저도...중학교 때 전교1등만 하던 아이였고..친구들과 선생님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살았는데..수능 때 최저를 이렇게 광탈할 줄은... 한양대 수시발표밖에 안남았다는게 꿈인 것 같네요..심지어 눈물도 안난다는게 어떤 말인지 알겠어요..ㅎ.. 근데 또 친구들이랑 선생님들한테 내색도 못하고..이젠 부모님마저도 등을 돌려버리네요..

  • 행운선물 · 628440 · 17/11/25 13:42 · M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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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악후룩꾹 · 728677 · 17/11/24 23:40 · MS 2017

    올해 학고삼반실패한 삼수생입니다.

    저도 복학을 준비하게 되네요. 같은 처지고 님이 느끼는 감정 뭔지압니다.

    저도 중학교때까지 친구들한테 항상 공부잘한단 소리듣고 자사고 가서도 내신은 그냥 그랬어도 모의고사는 잘나와서 친구들이 저한테 질문도 많이하고그랬는데..

    그것때문일까요. 주변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된다는, 대학을 무조건 잘가야된다는 열등감때문에 결국삼수까지왔고 결과는 못얻었네요.

    전 이제 이 판을 뜨려합니다. 미련이없습니다. 사실 재수때는 정말 미련많이남았거든요. 다양한 컨텐츠도 못접해보고 걍 무식하게 공부한거같아서 바로 학고삼반때렸는데

    올해는 컨텐츠도 많이 접하고 정말 다양하게 양질의 공부를 했는데도, 결국 수능은 모의고사와 독립시행이더군요 ...

    전 이제 삼십수를 해도 연고대를 갈 자신이 없습니다. 1년을 뼈저리게해도 주변사람들도 뼈저리게 하는건 마찬가지고 비중은 계속 줄이니 오히려 재수때보다 더 못가게 되더라고요.

    제가 컨텐츠를 많이접하는것처럼 다른사람들도 컨텐츠를 많이접하고... 정말 힘들고 힘듭니다.

    우리 이제, 입시판 떠납시다. 뒤도 돌아보지말고 떠납시다 정말.

    여기는... 이제 3년이상 있을곳이 못되요. 정말 억울하면 재수까지는 되겠는데 그이상은.... 이제는 아닙니다... 이제 정시 삼수이상.하는건 정말 아닌거같아요.

    우리 이제그냥 대학에서 능력을 펼칩시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건데 공익가서 수능준비하시는것보다 그냥 책읽으면서 소양기르시는거 추천드릴게요. 님 정말 잘하시고 실력좋으신거같긴한데... 이제는 놓아줍시다. 우리 정말 현실을 봐야될거같아요..

  • 별빛속으로 · 737183 · 17/11/24 23:40 · M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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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룹 · 576913 · 17/11/24 23:45 · MS 2015

    저렇게 좋은 부모님과 형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자산이 아닐까 싶어요. 잘해야 하는 환경 속에서 잘해내는 것보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들 곁에서의 실패가 훨씬 행복한 것 같습니다..

  • 휴가나온군인 · 519873 · 17/11/24 23:57 · MS 2017

    제목에 아직도 자신을 쓰레기라 표현하시고 계시는거보면 아직 미련있으신거같은데... 지금 쓰신 본문처럼 자신을 내려놓으면 편해지는거 같습니다.

  • 그리고나서 · 558452 · 17/11/24 23:59 · MS 2015

    나도 작년에 재수를 하고 올해 대학에 온, 같은
    나이의 친구야
    니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너는 충분히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재수, 삼수가 대학을 위해서 시작하지만 자신을 돌이켜보고 한 단계 더 성장 시키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기때문에 넌, 지난 2년간 충분히 성장했고, 슬퍼하지마라..

  • 루트 · 676613 · 17/11/25 00:10 · MS 2016

    제 얘기 듣는것 같네요 너무 저랑 똑같으시네요 비록 저는 재수생이고 가정형편이 어려운편도 아니지만 어렸을때부터 영재소리 듣던것이나 자사고 간것이나 진짜 저랑 비슷하시네요.. 공감 많이 되고 진짜 이해됩니다. 저도 재수결과 담담히 받아들이고 대학교 갈려구요

  • 숭실대화공18 · 675992 · 17/11/25 01:01 · MS 2016

    입시가 뭐라고 올해수능친 현역인데 재수 다시한번 생각해봐야겠네요 1년 죽어라 할 자신은 있는데 막상 결과가 안나올거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요 벌써부터

  • 꽃처럼 · 424336 · 17/11/25 01:39 · MS 2012

    수고하셨어요.

  • 스즈무라아이리 · 633792 · 17/11/25 01:56 · MS 2015

    삼수하면서 세상일이 내 뜻대로 안된다는걸 깨달은것 같습니다
    피눈물 나도록 치열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반드시 되는것도 아니고... 인생 참 묘~ 해요

  • 히어로즈 · 677511 · 17/11/25 02:10 · MS 2016

    수고하셨네요...

  • Lu,v · 761930 · 17/11/25 07:03 · MS 2017

    글의 내용을 보아하니 아주많이 고민하셧던게 눈에 보입니다... 수고하셧습니다

  • 부서진 입가에 머물다 · 762702 · 17/11/25 08:48 · MS 2017

    고생하셨어요. 행복하세요.

  • 만푸쿠 · 725885 · 17/11/25 09:36 · MS 2017

    참 독재를 했었을 때 저와 굉장히 비슷하네요.
    비록 온라인이지만, 그리고 현실로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결과가 좋지 못해 타인인 저도 참 마음이 아프네요
    저도 올해 두렵고 한계를 느끼고 그래서 울고 그랬었는데,
    같이 한 것은 아니지만, 참 고생하셨습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필력이 좋으시네요. 문과 논술치는 사람으로서 참 부럽네요.
    고생하셨어요.

  • 의대가고싶다고여 · 651042 · 17/11/25 10:01 · MS 2016

    글쓴이분은 그래도 이번 기회를 통해 큰 교훈을 얻었으니 다른 인생을 사시게 될거에요:) 정말 정말 수고하셨어요

  • 우리집강아지득구 · 502767 · 17/11/25 10:04 · MS 2014

    최저만 되신다면 논술전형 개문박살 낼 것 같은데

  • 보믈 · 494274 · 17/11/25 10:05 · MS 2014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지금은 내인생에 힘든시기 운이 나쁜시기다 생각하세요 꼭 좋은시간이 올겁니다
    님이 알게된 깨달음.성숙함이
    큰거름되어 좋은결실 맺을날 올겁니다 힘내세요!!

  • 죽빵친다진짜 · 723643 · 17/11/25 10:26 · MS 2017

    수고하셨어요
    많이 성장하셨고 좋은 부모님과 형을 두셨네요

  • 삶은 쿠쟁이다 · 772731 · 17/11/25 10:39 · MS 2017

    영재교육원 어디 다니셨어요? 외대?

  • 촌철살인마 · 701132 · 17/11/25 11:02 · MS 2016

    저랑 얻은 깨달음이 정말 비슷하시네요.

  • cukadori · 470180 · 17/11/25 12:06 · MS 2013

    그런 의미에서 사수 ㄱ?

  • 모찌링 · 743848 · 17/11/25 12:29 · MS 2017

    그... 이과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너무 필력이 좋으신데 나중에 혹시라도 한양대 논술을 보는건 어떠세요? 한양대는 조금 특이하게 '글'을 잘쓰면 되거든요 다른곳은 독해가 헬이지만 한양대는 상대적으로 독해가 쉽고 글솜씨가 꽤 중요한데 너무 필력이 좋으세요
    오지랖이겠지만... 글에 감명받아서요

  • 므흐훗 · 494294 · 17/11/25 13:34 · MS 2014

    어지간해서 댓글 안남기는데
    글쓴이의 필력 때문인지 훌륭한 가족들 때문인지 댓글 남기네요.
    어떻게 보면 긴 수험생활 동안 인생을 낭비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글쓴이가 얻은 깨달음과 수험생활 중 느낀 가족들이 주는 사랑은 매우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긴 수험생활을 배우고 느낀 것들을 생각하며 어려움이 닥칠 때 의연하게 이겨나가길 바랍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행운선물 · 628440 · 17/11/25 13:47 · M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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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그래요... · 582699 · 17/11/25 15:31 · MS 2015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한영롱 · 736368 · 17/11/25 15:45 · MS 2017

    (딴분께 달아드린 코멘트이긴 한데 그분도 4수셨고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거라서... 그래도 살아져요. 괜찮아져요. 그 말조차 와닿지 않고 그 시간들이 너무 아픈걸 저도 알아서 당장은 무의미한 글자들이겠지만. 그 아픔 부디 잘 추스르시길.)

    지금의 일시정지가 훗날 다른 길에서 한방의 독기와 합격으로 돌아오길.

    재수해서 수능 1등급 받고(이과에요) 모든 사설학원 배치표 다모은 자료 켜놓고 받은 컨설팅대로 넣은 곳(안정포함) 가나다군까지 싹다 떨어져서, 추가모집 전문대 취직 잘되는 과 쓰고... 그마저도 떨어져서 집에서 두들겨맞고 전문대 정문에서 펑펑 울었던 몇년 전의 제가 기억나네요. 아무 기력도 의욕도 없이 시체처럼 삼수해서 되는대로 대학갔지만, 오히려 그 후로 장학금 챙기고 부모님 편찮으시고 한 와중에 사랑하는 사람까지 생겨서, 이젠 다른 공부 해서 다른 곳으로 갑니다.

    저도 그 삼수때 제가 쓰레기 병신같았어요. 제게 수능은 항상 너무 춥고 너무 어렵고, 나 나름대로 틀리고 배워가며 고생했는데 그런 제 공부의 뒷통수를 치는 개같은 시험으로 느껴졌어요. (저도 나름 개헬 개나이트메어ㅋㅋ로 유명했던 학년도 수험생이긴 했지만, 그 뒤로도 쭉이요.) 그리고 한국사 필수에 탐구는 점점 더 줄어드는 지금, 저는 점점 더 수능이 저랑은 안 맞는 시험이였다고 체감합니다. 한과목이라도 놓치면 원하는 곳은 커녕 그냥 대학이 사라지는 시험, 꼼꼼함과 악착같음 금강불괴 멘탈까지 테스트 하려는듯한 시험. 점점 더 그런식으로 '변질'돼가는 추세인 지금.

    저는 재수때 성적이 가장 좋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외국어영역 배열이 일년내내 예전처럼 나오다가 수능 당일날 갑자기 뒤바껴 나와서 페이스 말리는 바람에 외국어 4등급 받고 삼수했어요. 1 2 사이에 4 껴있으니까 진짜 숫자를 뜯어버리고 싶더라구요. 그런들 바뀌는건 없는데... 메가에서 논술 잘 쓴다는 말 들어도 수시논술도 다떨어졌었어요. 저보다 내신 더나쁘고 논술날 설사한 고등학교 후배는 수시붙어서 경희대갔고 저는 그해에 경희대 정시 못썼습니다. 성적 안돼서. 재수때 대학 못갔다고 삼수컨설팅 받으러 스듀 메가 돌았더니, 너 작년에 컨설팅해준 그 대학중에 안정권인 곳 간줄 알았다고 하셔서 떨어졌다고 했어요. 합격때문에라도 입바른 소리 안(못)하는 컨설팅 시즌에 진짜로 운이 너무 없었다는 말을 양쪽 학원에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세상이 제 인생을 힘껏 들어다가 하수구 제일 깊은 곳에 처박은 것 같았어요. 너이 병신아 한번 인생 ㅈ돼봐라 하고요. 남들은 수시로 정시로 잘만 가는데 그 와중에서 내 원서만 어디 쓰레기통에 처박나, 싶었고. 내꺼만 논술답지가 갑자기 짜증나보이고 구역질나게 보이나 생각도 들고.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었네요. 그 와중에 최저등급 2등급 2개 원하는 학교들까지 날 떨어트리니까 1등급으로 맞춰줬는데 니네주제에, 라는 건방진 생각들도 며칠이나 했고요. ㅎㅎ 아무튼 결론은 이대로 난 고졸 병신 백수새끼고. 동창들은 연세대 서울 한양대 서울 2학년인데... 자괴감 정도가 아니라 존재가 무의미하고 부끄러운 정도였던 그 발가벗겨져 버림받은 기분. 아직도 잊혀지질 않네요. 지금 그런 기분 비슷한 어딘가에서 아픔을 끌어안고 앓고 계시겠지요...

    지금은 무엇도 위로되지 않는 씁쓸함에 피눈물을 삼키고 정든 책들을 덮지만, 부디 당신의 앞날이 따뜻하고 아름답길 바랍니다. 제가 그러했듯. 온기와 사랑이 지쳐 쓰러진 등을 쓸어주어 다시 일어나게 하기를. 그때는 괜찮지 않은 것 저도 겪어봐서 너무 잘 압니다. 아무런 말도 위로가 될 수 없겠지요. 그러나 그 지난한 '견딤'을 치르고 나면, 괜찮아지는 시간이 오기는 오더라구요. 많이 정리되고 내려놓는 순간이라고 해야할런지... 성적이 막 나왔을때랑은 또 다른 그런 고요함 같은 느낌이요. 그 순간이 피맺힌 마음을 다독여 줄 수 있길 바랍니다.

    +미련이 남으시면 수능 교재들을 버리시진 않으셔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저도 대학을 졸업한 지금까지도 한켠에 꽂아두고 그때 생각을 하곤 합니다. 더이상 수능 생각은 전혀 없지만요, 그래도 그때의 나는 그 책으로 떠올릴 수 있는 아이였고, 이런저런 달콤쌉싸름한 기억이 많이 묻어있는 것 같습니다. 건강하세요. 식사 거르지 마시구요. :-)

  • 사랑해요 · 724184 · 17/11/25 16:01 · MS 2017

    읽다 울뻔했어요.. 힘내세요

  • Vanilla · 583135 · 17/11/25 18:38 · MS 2015

    남일같진 않네요... 저도 공감합니다 확실히 점수는 몰라도 열정만큼은 재수때가 가장 높은거같아요..
    삼수해서 의대간형 의사인 부모님보면서 너무나 자괴감 많이 느꼈고 힘들었습니다...재수할때 강대+ 학사 지금생각해보면 정말 보통이 아닌 비용이었던거같네요 형 삼수에 저 사반수 도합 7수를..부모님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1년빼놓고 계속 수험생 모드셨더라구요... 저도 4년차위인 형이 성대 붙었을때 재수해서 그것밖에 못가냐고 머라고했었고 저 재수끝나고 형한테
    진심어린 사과했던거같아요 저랑 너무나 비슷한 3년을 보내신것같아요 제가 말씀드리고싶은건 재수, 삼수이상의 선택을 하는건 본인이지만 그에따른 고통은 부모님과 그 가족이 같이 받는다는것이네요...
    삼반수, 사반수 하면서 너무나많은 고통 받았고, 여름이
    지나 찬바람이 불어올때면 그 고통이 뼈가 시릴정도로
    받았던거 같습니다 더불어 수능중독이 심해서 쌀쌀한 추위에도 남들은 귤까먹으면서 이불에서 쉰다는말이 나올때, 저는 독서실가면서 '이상견빙지' 이러면서 수능문학내용을 떠올릴 정도였으니깐요... 전 남자이기에 군대도 있어서 안하기도 하려와,더이상 못하지만 이만하면 스스로 욕심을 줄일줄아는 법을 배웠다 생각하고 그만하려구요.. 인생 길고 할일 많아요
    의사인 부모님이 그랬어요 엄마아빠 이렇게 사는데 의대가도 별거없다고.. 정말 재벌아닌이상 인생은 행복에 초점을 맞추면 좋을거같아요..물론 전 이말 마음에 와닿을때까지는 3년이란 시간이 더 걸렸지만요...
    그만보시라 한번더 도전하시라 말씀 안드릴께요 근데 이말은 드리고싶어요 불행속에서 행복을 찾으시길 바랄께요 늘 연속적인 행복이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부디 Be Happy 하시길~!

  • 국통수 · 538779 · 17/11/26 08:21 · MS 2014

    정말 짠하네요...

  • 6g0UHux2Sd9Fij · 757956 · 17/11/27 14:20 · MS 2017

    공감되네요 꼭 저를 보는거 같기도하고..

  • 오늘도내일두 · 740728 · 17/11/28 23:45 · MS 2017

    저도 올해 삼수를 하며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심하게 앓았습니다. 수능 두달전부터는 불안증세가 너무 심해져서 하루 5시간정도도 겨우 공부했습니다.
    그때 너무 힘들어하던 제게 부모님이 학교를 안가도된다고 지방대라도 괜찮다고 하시던게 생각나서 더 공감되고 슬픕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행복한 일만 가득할겁니다!

  • Koala · 728022 · 17/12/18 01:25 · MS 2017

    겸손함을 배웠으니... 그것만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을 앞서신것 같아요.

  • 수학은 내 삶의 희망 · 1068650 · 21/12/15 22:53 · MS 2021

    정말 힘이 되는거 같아요 ..저 또한 이런 경험을 했고 현제 재수를 준비중인데 격하게 공감되는 거 같아요 처음으로 댓글을 써 봤는데 쓰는 와중에도 눈물이 나네요.., 정말 고생많으셨어요, 지금까지 당신이 걸어왔던 모든 길들을 그 자체를 격려하며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