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 쪽지

2017-10-27 01: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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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찬우가 보내는 쉰 다섯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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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하루는 어떻습니까.

끓어오르던 불안감은 이제 상시적인 긴장감이 되어 무감각과 감각의 중간에서 나의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스며드는 중입니다.

잡힐듯 말듯한 아슬아슬함이 싫어 효율적이고 빠르며, 때에 따라 잘못된 방법들을 쓰고 싶은 마음마저 들겁니다.

10월의 끝.

예전엔 생각해보지 못했던 사소함들이 과감한 도전의식을 가지고 내게 다가옵니다.

그리고는 묻습니다.

'그대는 얼마나 정직하게 이 길을 걸어왔는가'

누군가에게 열심히 했다고 당당하게 말은 못하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안한건 아니며, 안했다고 낙인 찍는 그들의 손가락질 앞엔 기분마저 나쁩니다.

밀도 있는 시간을 지나는 그대들이 필연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묘한 감정들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저 역시 그런 시절을 보냈습니다. 항상 애매하고 매번 갈등하며, 늘 행동보다는 고민이 앞설 수밖에 없었던 그때의 10월 말입니다.

나이가 한 두살 먹어도 여전히 그때의 10월 같고, 그때의 애매함이 씻겨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음을 느낍니다.

수험생 여러분

난 그대에게 막연히 불안해 하지마라는 거짓된 위로와 막연히 잘될거라는 허황된 믿음을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에게 남아있는 기간동안 정말 '결과에 관계없이' 정직하고 솔직하게 이 시간을 임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만을 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가장 빠른 길이고 효율적인 길입니다.

10대의 마지막, 20대의 시작에 선 그대가 지난 20년의 세월 속에서 끝없이 외면하고 대충 문질러왔던 순간순간들이 이제 곧 도착합니다.

기꺼이 맞아주시되, 이제는 거짓없이 매우 깨끗한 솔직함으로 얘기하세요.

그대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젊기에 그만큼 더욱더 순수한 정직함의 표상이어야 합니다.

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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