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찬우가 보내는 쉰 네 번째 편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3527240
문자를 쓰다가 우연히 달력을 보게 되었습니다.
날짜의 개념을 잃어버린지 오래였던터러,
10월 17일이라는 숫자 앞에 한동안
시선을 묶어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한달여 남은 11월의 그날이 생각났었는데,
오늘만큼은 좀 다릅니다.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것.
조금씩 드리우는 황혼의 그림자 앞에
나는 과연 정직했는가, 부끄럽지 않았는가, 진정으로 또 진심으로 나를,
그리고 나와 함께한 사람들을 대했는가.
마지막으로
오랜 소망이었던 '세상을 바꾸겠다'라는 생각을 '여전히' 하고 있는가.
이렇게 묻기 시작하니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손에 꼽습니다.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제대로 발걸음조차 떼지 못한 것이지요.
세상을 바꾸겠다는 원대한 포부만을 가진 가파른 사람.
가진 것도, 잃을 것도 없는 사람이었기에 겁나는 것 하나 없었던 사람.
그랬던 한 명의 청년이 어느덧 몸을 움추리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요즘 부쩍 수업시간에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세상을 바꾸자는 사내가 반대의 이야기를 하니 아이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아서
비판도 받고 토론도 하는 형국입니다.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
그저 세상만 바꿀 수 있다면 모든걸 걸겠다는 나였는데,
정말 그런 세상이 왔을 때 나는 그 안에서 숨을 쉴 수 있을까.
세상은 바뀌었지만, 나는 모든 걸 잃게되는 것이 아닐까.
사명감이라는 미명아래 나는 박제가 되고
나와 관계된 죄없는 사람들만 고통받게 되는 건 아닐까.
망망대해에서 큰 파도를 뚫고 나아가고 있지만
둘러보니 아무도 없는 극도의 외로움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수험생 여러분
한달여 남은 입시의 마지막에 서 있는 그대들에게 묻습니다.
내가 대학에만 간다면, 이 지독한 시간만 지나간다면 정말 모든 것이 끝나는걸까요.
각자의 자리에서 이 사회가 규정한 역할만 다 한다면 세상은 좋아지는 것일까요.
난 그대가 이 질문을 함께 고민하고 또 고민하길 원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킬캠 지인선모 0
둘중에 머거 더 어렵나요??동생이 물어보길래 궁금해서..지인선 모의고사를 안풀어봤네용
-
아니 애초에 근데 독서 다 맞고 문학 한 두개 틀리는거면 백분위 98찍히는 거 아닌가 4
아까 올린대로 25분컷 잡고 3~5개 내주고 독서 인문지문제외하고 한 1개정도...
-
현장감 ㅅㅌㅊ임 ㅋㅋ
-
미적정규반 신청하려는데 혹시 지금 한달에 수강료 16이랑 교재비 대략 얼마정도...
-
얼버기 0
ㅇㅇ
-
조용하네...
-
ㅈㄱㄴ
-
종부세폐지<< 극찬성 혐북 혐중 극친일 극친미 여성징병제찬성 평화통일극구반대<<...
-
얼버기 2
재취침
-
사관학교 시험 3
준비 갈 완료!
-
고딩때 맨날 쉬는시간에 증명하고 있고 전공독서 이런 시간 있었는데 대학 수학 전공책...
-
국어 문학 1
고전소설에서 매번 두개 이상씩 틀리는데 연계공부하면 해결될 문젠가요…??? 아님 기출양치기??
-
얼버기 6
민나 오하요
-
ㅈㄱㄴ
-
어떤게 들어있어요?
-
혹시미성년자세요? 혹시미성년자세요?
-
군수할려고 하는데 미처 준비를 못해가지고 그냥 육군 징집 박았거든요 그런데 군수...
-
사귄다vs헤어진다
-
먹어두됨?
-
저도 치러 가요 ~~~
-
기상! 1
두각 실모반에 가보자꾸나
-
강기분 끝냈는데 0
보충 지문을 그 때마다 버거워서 끝내고 하기로 하고 냅뒀거든요 이번에 새기분...
-
하이하이 0
다들 안녕히 주무셨나요 오늘 하루도 파이팅
-
수시 재수 0
현 고3 1학기까지 끝났구 전체 내신 4.9~5.0 나왔습니다.. 수시 재수...
-
잠이 안와요.. 3
요즘 슬럼프여서 머릿속에서 맨날 최저 못맞추는거나 입시 6광탈 시뮬레이션 돌리고...
-
얼버기 3
-
평소보다 두시간 일찍 자러감
-
해볼까..
-
뒤를 하면 앞을 까먹고 앞을 하면 뒤를 까먹고 요즘 기억력이 좀 안좋아진것 같긴...
-
지구연간커리큘럼 1
개념+기출 Oz모고 lv123 수특수완 박선n제 어메이징 최우수n제 오리온n제 +...
-
유네스코+유네스코a 피램 수특수완 (이감 상상) 피드백 그릿 특강모의고사 라인...
-
개념형 문제 2개, 실험적 or 함정형 문항 2개, 준킬러 문항 1개, 킬러 문항...
-
내 눈을 바라봐 1
-
형은 잔다 0
인사는 안해도 된다
-
stand by me, live forever를 라이브로 들을때 7
웸블리 스타디움에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좋았다 내 허리와 맞바꾼 여운
-
화2가 3
화1보다 쉽다네요~~
-
이래서 뉴진스 뉴진스 하는구나
-
아직은 갈 길이 머네요
-
해설지 봐도 전혀 이해가 안가는데 혼자서 수학 독학 하는사람들은 뭐 어떻게 하는거냐...
-
감자튀김 0
먹고싶어
-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가기를 힘겨워한 날에 너를 지킬 수 없었던 아름다운...
-
잠이 안와 2
//
-
내용 설명할 때는 머리에 잘 안 들어옴; 판서도 안 하시고 말로만 하시니까 좀 따라가기 힘듦
-
일단 6모 미적분 80점 (찍맞 없음) 입니다 지금 실전 개념 2회독이랑 기출...
-
새벽 감성 0
나도 사랑하고 싶다 ㅋㅋ
-
인생 2
공부라도 안하면 ㄹㅇ 서울역 노숙자꼴날까봐 공부를 시작함 ㅁㅌㅊ냐
-
ㄹㅇ
1빠
♡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센세
![](https://s3.orbi.kr/data/emoticons/oribi/012.png)
응원해요감사합니다
아무도 없는 극도의 외로움이 아닙니다. 제가 있습니다.
좋은 글입니다 중간에 '움추리기'가 아닌 '움츠리기'인 것 같습니다
좋은글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유시민의 대화가 떠오릅니다.
대학 가면 자퇴해야지
오히려 나아가실수록 주변에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거에요~ㅎ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심-멘--
진짜 공—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