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 쪽지

2017-10-10 03: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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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찬우]찬우가 보내는 쉰 세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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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젊음은 남아도는 자유 속 부자유의 한가운데 서있습니다.

수능이 한달 정도 남은 이 시점에 오면 대개 수험생들은 근원적 숙명 앞에 '굴복'하기 마련입니다.

외로움과 공포 그리고 불안.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나를 제외한 모든 것들이 한 순간에 나를 가파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험들을 근래에 들어 하게 되는 것이지요.

조금만 여유를 가지길, 매일 한 시간만이라도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어보길 간절히 부탁했음에도 사소한 시간을 양보하지 않은 그대의 사소함이 만든 결과물이 이러합니다.

자유를 향한 몸부림을 치기 위한 전제로, 위의 근원적 숙명을 받아들여야 함에도 오직 이를 벗어나기 위해 저항만을 일삼고 그것의 방향을 내면이 아닌 친구와 커뮤니티 따위의 외부로 발산하기만 하였기에 이들에게 철저히 '굴복'하고 만 것이지요.

저와 같은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아이들은 해가 거듭될수록 고독과 불안을 점점 더 많이 느끼고, 심지어 이것을 전염병처럼 앓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합니다.

인터넷 강의와 여러 매체들을 통해 만들어진 잉여 자유로, 좀 더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성찰과 사유를 해야 함에도 그를 의미없이 날려버리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자유 속 부자유의 상태에 놓인 것이지요.

수험생 여러분

한 달이면 세상이 바뀌고, 묽은 노력이 농후한 결과를 만들거라는 희망을 혹시 가지고 있으신지요.

우린 솔직해져야 합니다.

늘 해야겠다는 생각에서만 머물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자기자신에게 냉정해져야 합니다.

불편한 부자유에서 벗어나 자기자신을 객관화 시키고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진지한 고민을 이어가야 합니다.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 왔고 이제 우리의 여정을 정리해야 하는 시기에 들어왔습니다.

많은 것을 이루겠다는 욕심보다는, 전보다 깊어지겠다는 진지함을 이야기 합시다.

사소한 감정소모들보다는 의미있는 성찰을 이어갑시다.

기나긴 연휴 끝에 우리의 자세는 이러해야 할 것입니다.

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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