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꾸라꾸 [12872] · 쪽지

2006-08-24 12:53:37
조회수 3,729

고작 19학점만 들은 이공계생의 작년 2학기 생활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339736

일단 선배들에게 하도 찍혔고, 과목들이 좀 특이해서 정체가 바로 탄로날까봐

정확한 과목명은 적지 않는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포탈에 적혀있는 과목명-학점수(수업시간수)입니다

A과목 및 연습-3(4)
A과목 실험-1(3)
B과목-3(3)
B과목 실험-2(4)
C과목 및 연습-3(4)
C과목 실험-1(3)
D과목 및 연습-3(4)
E과목(교양)-3(3)
총 19학점, \'\'포탈에 올라와있는\'\'수업시간수:28시간

뭐 이정도 가지고 쓸 필요는 없겠지요.

월요일
9:00-10:15 A과목(1.5)
10:30-11:45 E과목(1.5)
1:00-1:50 C과목(1)
2:00-3:15 C과목 연습(1.5)
3:30- B과목 실험(4)
B과목 실험의 종료시간을 적지 않은 것은, 보통 8시 전후에 끝나고 조금 늦으면 10시전후에 끝나기

때문입니다(분명히 4시간이라고 포탈에는 올라와 있습니다).

화요일
8:00-8:50 A과목 연습(1)
9:00-A과목 실험(3)-이 실험은 조교가 제대로 깐깐해서 2시수업인 E과목에 종종 지각했습니다.
2:00-3:15 E과목(1.5)
3:30-4:45 D과목(1.5)
5:00- B과목(1.5)
B과목의 종료시간을 적지 않은 것은, 매주 이시간만 되면 수업시간을 끝내고나면(6:15)
n차시험보다는 비중이 적긴 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쪽지시험을 봤기 때문입니다.

수요일
9:00-10:15 A과목(1.5)
10:30-12:50 C과목(2.5)-C과목은 수업시간표에는 이렇게 안되어있었는데 교수가 멋대로 바꿔버렸음
결국 보강수업을 하려는 의도였음;
2:00-3:15 D과목 연습(1.5)
3:30-4:45 D과목(1.5)
5:00- C과목 실험(3)
역시 종료시간을 적지 않은 이유는, 보통 10:30-11시쯤에 실험이 끝나기 때문입니다.

목요일
9:00-10:15 B과목 \'보강\'(예정에 없던 보강시간을 멋대로 만들어버렸음)(아무튼 1.5)
10:30-11:50 B과목 (1.5)

자 드디어 정규 수업시간은 끝났습니다(실제 수업시수는 31, 게다가 종료시간이 한참늦는

실험수업을 감안하면 훨씬 더 되겠지만 말입니다).

처음 시간표를 만들 때 주4파 완성했다고 엄청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뿐

대략 1:00-6:00 A과목 조원들과 함께 실험과제 최종정리

금요일

10:00-빨리끝나면 3:00 늦게끝나면 7~8시 C과목 조원들과 함께 실험과제 최종정리&프로젝트

토요일

10:00-빨리끝나면 3:00 늦게끝나면 7~8시 B과목 조원들과 함께 실험과제 최종정리&프로젝트

작년 2학기때 고대마루에서 다른분들은 싸이하고 인터넷검색하고 있을 때, 불쌍하게 문서작성하고

스캔한 파일들 불러오면서 60장이 넘는 프린트를 검토하던 사람 두 명이 있었습니다.

그중 남학생이 저입니다;;



참고로 실험과제를 그때 모여서 당장 하는것도 아니고, 최종 정리입니다.

사실 이공계생들에겐 시간표 자체보다도 과제가 정말 예술이죠.

보통 1주일마다 주어지는 과제들-분량

A과목 실험레폿-뭐 그때그때 다르지만 대략A4 60~70장
B과목 실험레폿-이것도 A4 60~70장
C과목 실험레폿-널럴했음...대략 A4 20장
A과목 연습문제-A4 10장정도
B과목 연습문제-A4 5장정도
C과목 연습문제-A4 7~8장정도
D과목 연습문제-A4 5장정도
E과목 글쓰기 숙제-A4 1장정도(기말에 몰아서 왕창 썼는데, 1주당 1장정도로 환산될듯)

일주일에 채워야 하는 A4용지의 양:대략 180장

제가 A4 용지를 보통 500장 단위로 사는데, 한학기가 끝나고 나니 4통이 사라지고 5번째 통을

쓰고 있더군요. 물론 급한경우 학교에서도 사서 쓴 적이 있다마는...

레폿이 저따위니 일주일에 2~3일은 밤을 새거나 30분~1시간정도 잔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실험때마다 정해둔 분량은 따로 없었습니다만, 어떤 규칙(ex)예비보고서는 전부 교재의 내용을

베낀 사람에게 가장 좋은 점수를 준다거나, 결과보고서에는 자료의 모든 경우를 그래프로 만들어서

각각 분석을 해야만 점수를 준다거나 등등)이 존재해서 그것을 지키려다보니 저렇게 된 것입니다.



뭐 제가 이공계 공부를 상당히 좋아하던 사람이었으나, 작년에 2학기 시작이 9월1일이 아니고

8월1일이었다면 아마 수능접수하고 한학기 버렸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가장 피곤했고, 가장 남는게 없는 학기였다고 생각합니다

피로가 계속 누적되다보니, 학기말에는 머리속에 아무 생각도 없는 듯 했고 그냥 기계적으로

레폿적고 기계적으로 멍하니 수업듣고...그때 시험공부를 \'못\'하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머리는 안돌아가지, 매주 쌓이는건 레폿과 연습문제들...

시험 당일에 지하철타고 등교하면서 레폿작성하는것이 거의 일상화될 즈음에 악몽의 2학기가

끝나더군요.


결론:실험 조교는 무조건 편하게 하는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이정도로 빡신 생활은 사실 많이 하지는 않습니다(이공계쪽 전공을 여러 개 하지 않는 이상).

그러므로 이공계쪽 전공을 여러 개 할 사람들은 이런 학기가 적어도 한번은

올 것으로 미리 각오해두는게 좋겠습니다.

p.s. 일부 학점을 잘못 적은게 있어서 수정했습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