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麗大學校 [662420] · MS 2016 · 쪽지

2017-09-30 00: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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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고3 담임쌤 썰 puroboza(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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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는 고사하고 집앞 전문대나 가야 되는 성적인데


뭐 정시상담을 하자는 거지?"


'에휴 답도 없는 내 인생 그냥 가보기나 하자'


근데 시간맞춰 갔는데 담임쌤이 안계셧다.


옆에 쌤께 여쭤보니 10분전에 퇴근하셧단다.




'ㅋㅋㅋㅋ 나 같은 쓰레기 새끼는 정시 상담을 할 가치도 없나 보네 ㅋㅋㅋㅋ'


그렇게 생각하고 집에 갈라던 차에


담임선생님한테 문자가 왔다.


'나 oooo니깐 돈들고 30분안에 뛰어와라'


주머니를 뒤져보니 피시방갈 돈 3만원 가량 있었는데


'이 돈으로 정시상담 값이나 퉁치자고 생각하자'


하고 'oooo카페'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담임쌤이 앉아 계셧다.


뻘줌하게 인사를 하고 앉을라고 할때


"커피 안사와?"


"예?"


"커피 사오라고 빙구야"


"아... 네;;"


아메리카노 tall사이즈를 사가지고 갔다.


앉아봐.


커피를 한 모금 드신다음 가방에서


내 고2 고3 모의고사 성적표들을 싹 꺼내시는거다


고2 6월 11월


고3 3월 4월 6월 7월 9월 10월 그리고 수능


"니 성적이야 찬찬히 훑어봐"


"성적표를 훑어보는데 참 웃긴게 하나있었다."


11월 수능을 제외하고 국어가 백분위가 94밑으로 떨어진적이 없었고 과탐또한 94밑으로 떨어진적이 없었다.


수영은 뭐 처참했다 23456이 아주 그냥 고루고루 퍼져있었다.


"야 대충읽지말고 똑바로 봐"


"너 1년만 더 해봐라"


"네? 뭐라고요?"


"1년만 더 해보라고"


"아니;; 저같은게 왜...?"


"너 처럼 국어 랑 탐구가 되어있는얘는 첨봤다."


"고3 내내 공부 안하면서 그렇게 유지한 것도 대단하다 너도"


..... 할 말이 없었다. 팩트로 후두려 패고 계셧으니..


"나도 재수 했어."


"???????? 쌤이요??????"


"그래, 이제 밝히는 거지만 나도 재수해서 고대 물리교육과 갔어"


"너 눈치 못챘냐? 얘들이 맨날 .고전이라고 하면 내가 소리지르던거 ㅋㅋ"


"아.... 전 몰라요...."


"그러니까 이 빙구 새끼야 1년 더 해보라고

그래서 고등학교시절 너 병신새끼라고 하던 얘들 눌러줘"


".... 하지만.. 쌤..."


"아가리 닥치고 내말 들어 

너만큼 이미 국어 과탐 베이스 된 얘 없어 그리고

한국사는 너 한국사 1급 있다매"


"한국사 내신도 전교 2등인가 그렇고"


"아... 그건 그냥... 재밌으니깐..."


"그래 이새끼야 수영에 재미좀 붙여봐라"


"학교와서 맨날 신문 읽던 것처럼 학원가서 공식처보고 단어 외우고"


"그니깐 정신차려서 공부해봐 니 브라질 월드컵 밤새가면서 다 봤잖아 그렇게 열정이있는건 밤을 새서라도 하는 놈이"


"공부에 열정을 붙여봐"


"그럼 넌 고려대가 아니라 의대도 될 놈이니깐"


"고1 때 지망학과에 사이버 국방 적었더라?"


"네... 그땐 그냥... 가고싶었죠.."


"지금은.. 그냥.... 모르겠어요...."


"너 정시상담 안해줄거야 너 재수 시키려고 내가 따로 부른거야 이새끼야"


"우리반에서 너가 제일 공부 안했지만 그와중에 성적 나온얘는 니가 유일 하니깐 그러는거야"


"쌤....."


'속에서 뭔가 끓어 올라왔다. 그냥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가"


"네?"


"내 앞에서 꺼지라고 빨리 잘 생각해보고."


"아뇨 지금 말씀드릴게요"


"그래? 어쩔건데?"


"재수 해볼게요. 저희 부모님 설득하는건 제가 할건데...

감사합니다."


"그래, 내년에 17학번 고잠입고 고대빵 사와"


"네..."


나는 거기서 아랑곳 하지 않고 선생님께 큰절을 올렸다.


비록 당시 19살과 31살 띠동갑이었지만 내가 당시에는


인생을 이미 31살이아닌 더 연륜있는 분의 이야기를 들었으니까..


졸업식때 담임선생님 얼굴을 안보고 그냥 왔다


보면 약해질거 같아서.


그 후로는 아직 못보러 가고있다.


17수능을 망치고 삼수중이다.


그 동안 수학 1등급도 찍어보고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재수 삼수를 하며 집앞 전문대 밖에 못갈 성적을


고려대가 눈앞에 보이는 성적까지 올렸으니


올해는 꼭 고잠을 입고 고대빵을 사서


스승의 날 때 고3들이 보는 앞에서 


선생님께 무조건 큰 절을 올릴거다.


내 인생을 바꿔주신 고2 고3 담임쌤 ssul.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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