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izenKane [755744] · MS 2017 · 쪽지

2017-07-29 10:44:23
조회수 8,144

EBS 다큐멘터리 <대학입시의 진실> 서울대 진학률x가정소득x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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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에서 몇 달 전 방영된 6부작 다큐멘터리 캡쳐입니다.




1.




주의) '합격자'가 아니라 '입학생'이라는 점에 유의할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소수 엘리트들의 독식은 굉장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물론 여기에도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더 노력해서 더 좋은 고등학교 갔고 거기에서 더 노력했을 뿐인데 왜? 저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수치는, 글쎄요, 조금 더 생각해볼 여지를 남겨두는군요.





제가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정시는 강남3구 출신 비율이 30%~50% 정도 됩니다. 지역균형 전형은 아무래도 좀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권 출신이 가장 많죠.





당연히 지역별 인구수도 고려해야만 합니다. 예컨대 강원도 출신 지균 입학생이 쥐꼬리만큼 있다고 서울대를 비난할 수는 없는 것이죠. 서울에 비교하면 절대적인 인구도, 학생도 적으니까요. 하지만 부산과 비교하면 인구가 절반도 안 되는 강남3구 출신이 부산 출신 학생들보다 서울대에 더 많이 입학하는 건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이것은 개인 능력과도 별개로, 지균 전형의 본래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시에서는 좀 다른 관점에서 비판할 수 있겠지만요.





우리가 흔히 접하는 기사 중 서울대 입학생 50%가 일반고, 자공고생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현실과는 다릅니다. 분모가 되는 '전체 수'가 일반고와 자사고, 특목고는 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몇몇 기사들을 살펴보면 일반고의 이러한 진학실적은 비평준화 명문고와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비판은 존재합니다. 더 노력하는 아이들이 더 좋은 곳에 가는 게 뭐가 문제냐? 는 식이죠.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유시민씨가 최상위권 외고 - 서울대 입학 테크트리를 탄 딸의 말을 들어 자사고, 외고 폐지에 찬성하던데 그건 아주 과격한 의견이라고 봅니다. 극단적으로 보는 건 현상을 쉽게 설명해주지만 정확하고 세밀한 진단을 하지 못하게 만들죠.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일단 생각해보자'입니다. 뭔가 더 생각할 여지가 있는 것 같으니 결론을 유보하고 사회적 협의과정과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죠. 정권 내내 입시정책은 그대로 두고 의논만 줄창 해도, 향후 20여년은 문제가 없을 겁니다. 입시의 또다른 문제가 너무 자주 바뀐다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일석이조일 수도 있죠.



2.




주의) 3개 학교 밖에 표본을 수집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경향이 전체 집단에도 유지된다고 전제한다면, 이것은 상당히 씁쓸한 현상입니다. 소득이 높은 집안에서 전업주부 비율이 높은 것이 유독 그렇습니다. 이걸 교육입시에 대한 관점에서 볼 수도 있지만 여성학적인 관점에서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입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평가한 학부모 모의고사 결과입니다. 입시와 소득의 관계는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것도 비판할 수 있겠죠. 내가 더 노력해서, 아이한테 더 케어해주고, 아이를 더 잘 되게 해주고 싶은 건데 뭐가 문제냐? 저 또한 한량처럼 놀고 먹는 놈과 제가, 그리고 그의 자식과 제 아이가 똑같은 선에서 출발해야 하는 건 또다른 불평등처럼 느껴지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각해볼 여지는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실 전 근본적으로 대학 진학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세계 최상위권 수준이고 입시경쟁도 만만치가 않아서 이에 따른 사회적 피로도와 비효율도 엄청납니다. 


현실적으로 경쟁이 있다면 출발선이 불리할 수록 뒤로 처지는 건 당연합니다. 경쟁은 이기기 위한 싸움이고 준비를 더 많이 한 놈이 일반적으로 이깁니다. 준비를 많이 할 여건이 있으면 무조건 좋습니다. 결국 경쟁구조는 그대로인데 겉만 바꾼면 이 문제는 영원히 해결되지 않습니다. 대학에 진학하는 이유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같은 대학입시 문제는 그 자체로 보기보다는 취업 문제의 연장선에서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2020년이 가까이왔는데, 이러한 8090년대 구조를 아직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3.



마지막 캡쳐본이 제일 핫할 것 같은데요. 


KAIST 재학생 고교유형별 4년간 학점추이입니다. 입학 초기부터 4년 동안 종단적으로 추적연구한 내용입니다. 일반고 학생들의 초기 성적이 제일 낮지만 점점 시간이 갈 수록 과학고생과 비슷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자료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입시 정책에 따라 학생들도 바뀔 수 있거든요. 게다가 카이스트에 진학할 수준의 일반고 학생이면 일반고에서도 최상위권 수준임이 자명합니다. 따라서 더 많은 학번들에 대한 데이터가 쌓여야 하고 더 세세하게 구간을 나눠 분석해야 할 것입니다. 



정시는 21%, 논술우수자는 28%인 반면 수시 학생부 교과와 지역균형은 47% 수준입니다. 학생부 종합은 40% 수준이구요. 정시가 기회의 사다리다라는 명제는 이것을 통해 부정됐다고 봐도 무방한 것 같습니다. 저는 정시로 대학에 왔지만 정시확대론자들이 누누히 이야기하는 '공정함'은 사실 '우덜식 공정함'이라고 봅니다. 많은 데이터들이 정시가 고소득자 가정에 유리함을 말하고 있음에도 이러한 자료는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출발선이 각기 다름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죠. 특히 요샌 환경이 좋아서 EBS 강사들 수준도 높다는 사람들은 무책임하다고 봅니다. 전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 중 사설인강 안 듣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게다가 위의 학부모 모의고사 자료에서 보다시피, 기회에 대한 인지 자체가 잘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이것도 '출발선이 다른 게 잘못이냐?'고 비판할 수는 있겠죠. 저도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기회의 사다리'라는 주장을 비판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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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CHA터진송하나 · 689798 · 17/07/29 10:46 · MS 2016


    예전에 내가올거넿

  • CitizenKane · 755744 · 17/07/29 11:18 · MS 2017

    어떤 결론을 얻으시셨는지 궁금하군요 ㅎ

  • Loco · 524237 · 17/07/29 11:22 · MS 2014

    정시확대론을 펼치시는 분들도 정시 자체가 맘에 들지는 않을것 입니다..
    님이 말하시는 '우덜식 공정함' 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대를 주장하는 이유는 수시전형이 '우덜식 공정함' 보다 전혀 낫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 아닐까 합니다

  • CitizenKane · 755744 · 17/07/29 11:29 · MS 2017

    입시 제도를 거론할 때 어떤게 마음에 든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적을 겁니다. 수시확대론자들도 이건 마찬가지겠죠.

    제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수시가 '기회의 사다리의 공정함'면에서 더 낫다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심지어 그렇게 까이는 학생부 종합도 정시보다는 나은 결과가 나왔죠.

    평가 과정에서의 단순함&공정함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정시확대론자들의 말이 크게 틀리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기회의 사다리의 공정함'을 주장한다면 전 조금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얘기하고 싶네요.

    일반적으로 두 개를 같이 엮어 주장하는 경우가 많아서리....

  • 마니또 · 654091 · 17/07/29 11:29 · MS 2016

    ㅇㅎ....

  • 정시기다리는 · 702831 · 17/07/29 13:05 · MS 2016

    몇가지 지적을 하겠습니다. 제가 잘못 이해했다면 고쳐주십시오.
    1. 외고의 편향된 학생 구조
    외고 (과고도 이러려나요)의 편향된 학생 구조, 그리고 서울대의 압도적인 외고 비율 (과반수 차지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를 통하여 현재 입시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거 같습니다.
    허나, 이 것은 밑에 지적하신 수시-정시 형평성 논거에 상반됩니다. 외고의 서울대, 그리고 기타 대학 입학 비율은 수시:정시가 4:1을 넘나들 정도로 수시에 편향되어 있기 때문이죠. 과고는 그보다 더 수시에 편향되어 있습니다.
    즉 학교의 종류에 따른 유불리(외고나 과고 등에서 아예 다른 교육을 받고 그에 따라 대학을 진학하는 것에서 오는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오히려 정시를 늘려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소득에 따른 입학 유불리와 출신 고등학교에 따른 입학 유불리, 둘을 묶어서 거론하신거 같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2. 지역균형선발에 있어서 강남 3구와 부산
    지역균형선발이 지역 인구비례선발은 아니었던 거 같지만, 일단 그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과연 강남 3구와 부산의 지역균형 선발이 엄청나게 편향되었는지를 보죠.
    부산시 고3 학생수는 2018학년도 기준 약 30000명입니다.
    여기서 특목고 (지균선발 불가) 3000명 남짓을 빼면 27000 명 쯤입니다.

    강남 3구는 어떨까요.
    대략 20000 명이네요. 특목고는 없고요.

    지역균형은 인구비례라기보다는 학생 수 비례여야하니까 엄청난 차이는 없는거네요.

    이제 다시 원래 통계로 돌아가죠. 5%, 6% 차이는 사실
    대략 3명정도 차이가 나는 겁니다. 지균이 몇천명을 뽑는게 아니다보니까 3명 정도 차이는 어쩌다보니 날 수 있는거지, 이 것을 지역균형 선발이 균형을 추구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 CitizenKane · 755744 · 17/07/29 18:12 · MS 2017

    1. 저 자신은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쪽으로, 그 이상의 결론을 짓는 것은 거부하고 있습니다. 왜 갑자기 외고를 (그리고 외고만) 거론하신지 잘 이해가 안 가서 위를 살펴보니 외고/일반고/실업고에 따른 부모 소득 자료가 있네요. 님은 그보다 더 나아가신 것 같은데, 솔직히 이해가 잘 안 갑니다.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면 논의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외고의 편향된 학생 구조는 무엇인지… 그리고 서울대의 압도적인 외고비율은 어디서 나온 자료인지…

    제가 제시한 수시/정시 소득 자료와 외고의 대학 입학 전형 비율이 서로 상충되어 보이는 건 상당히 신기하네요. 특목고 학생 중 저소득 학생이 유의미하게 있는 걸까요?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있는 걸까요? 경희대로 진학하는 외고/과고 학생들이 적기 때문인 걸까요? 그 많은 외고/과고 학생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건지. 아님 이 학생들이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일 수도 있겠군요.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보기보다는 특정 대학교를 중심으로 보는 것이 현상을 파악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외고라고 하기에는 집단이 너무 큰 거 같습니다. 경희대나 서울대는 하나로 좁혀지죠.

    2. 확실히 말씀하신 지적은 타당하군요. 강남 3구가 학생 중심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라는 점을 파악하지 못했네요. 비정상적일 정도로 학생 중심이군요...

    그렇지만 지역균형 선발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상 다양한 지역의 인재들을 뽑겠다는 본래 취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가 많다고 해서 더 많이 뽑히는 게 맞는 구조인지는 검토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산과 강남3구 인구에 대한 주장은 틀린 것을 인정합니다). 수도권 학생들에게 손해가 있더라도 지방 학생들과 양적 균질성이 유지되었으면 합니다. 정부에서 지원까지 받고 있는 입장인데 앞뒤가 똑같아야죠.

  • 정시기다리는 · 702831 · 17/07/29 21:50 · MS 2016

    아 외고의편향된학생구조~는 님께서 제시한 소득구조얘기였습니다.
    제가 외고이야기를 꺼낸것은
    수시는 계층에 대해 형평성이 있을수는 있으나 출신고등학교에 대해서는 그렇지못하다
    라는 주장을 하려는것이었습니다
    계층에대한형평성도 사실과 다를수 있다고 보는게 지역균형 선발이 있는 두학교인 경희와 서울 두군데의 자료만 가지고 오셔서 사실관계가 알기 힘들기때문입니다.
    대학은 경희와 서울대이외에도 많기에 기타대학 자료를 가지고 논의를 했으면좋을듯 합니다.

  • CitizenKane · 755744 · 17/07/30 04:56 · MS 2017

    더 자료가 있으면 논의가 정확하긴 하겠지만....

    그런데 개인적으로 외고생들/과고생들의 수가 절대적 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 꽤 영향을 미치는 듯 합니다.

    학생부 종합으로 40%, 논술로 28%가 받는다는 것은 역으로 60% / 72%는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이 안에 외고생들/과고생들이 포함된다면, 님의 지적이 딱히 논리적 모순이 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야기해보면, 정시를 확대할 경우 이 외고/자사고/특목고생들에게 확실하게 유리한 것이고, 수시를 확대한다면 얘네들도 유리하겠지만 다른 (불리한 기회의) 학생들한테도 유리해지겠지요. 저 논거대로 한다면요.

    게다가 외고생들에게 경희대가 선호도가 그렇게 높은 학교가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경희대보다 점수가 높은 대학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도 알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추측인 만큼 아닐 수도 있는 거지만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결론을 재확인할 수는 있었네요.

  • 핳ㅎㅎㅎㅎㅎㅎ · 601021 · 17/07/29 14:06 · MS 2015

    해석하기 나름이니까요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