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배설물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1881732
유명한 시인이 한 말이 있다.
시와 배설물은 다르다고.
아무렇게나 자기생각 찌끄린 문장은,글은
시나 수필이나 설명문이 아닌
감정의배설물,일기장,공책필기이듯이
매스컴 정보의 대부분은
이처럼 정제되지 않은 우리 감정의 생각의 배설물이다.
그 배설행위,배설물이 잘못됐다는게 아니다.
그 배설물을 우리의 성스런 식탁 위에
그릇과 수저로 깔끔히 차려서 다시 섭식한다는게 잘못된거다.
모래에서는 사금만 건지면 된다.
하지만 우리들의 배설물은 순환하면서 우리들의 영양결핍을 낳는다.
제각기 분야에서 우리 모두는 제각기 나름의 좆문가인데
이렇게 서로가 서로의 똥을 주워먹고
때론 성스럽게 식사한다.
근데 최근에는 정보의 건전성을 지향해야 할
언론인,작가들조차 배설행위를 거리낌 없이 하는데
그자체도 원인차원의 문제가 있지만,
현상적으로도 모두가 이들의 똥을 둘러싸고
식사기도를 드린다는게 매우 큰 문제.
매스컴 정보는 정보의 신호등이다.
정보로 들어가는 문이지 그 자체가 정보가 아니다.
( 굳이 분류하자면 데이터(data).. 데이터 간에 연관성(relevance)의 사슬이 입혀질 때, 그리고 그 사슬이 긴밀할 때 비로소 배울 만한 권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정보(information)가 된다. 그리고 그런 정보라야 만이 내 지식(knowledge)으로 만들 가치가 있는 것. 그 지식이 축적되어 통찰력(insigt)이 생기는 것. 가치 있는 정보의 요건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배운 정보는 적어도 그렇다. )
근데 현대인들은 매스컴을 정보로 받아들인다. 큰 문제다.
머릿속에 피상적 정보만 잔뜩 쌓인다. 피상적 가치만 쌓인다.
사람이 편향되게 되고 자신이 많이 안다고 착각하게 된다.
맨날 인터넷에서 사실 서로 다 쥐뿔도 모르면서
너는 논리가 없니 뭐니 싸우는 것이 대표적인 단면이다.
너무 자주 사용돼서 문화로 자리잡은 단어들은
그 단어의 어두운 면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팩트'
나도 잘 모르면서 나의 모래성을 지지해 줄 만한 링크를 긁어오면 그만이다.
전문가의 말은 내 머리에서 나온게 아니다. 그의 머리에서 나오는거지.
그런데 왜 나는 그의 생각이 내것이라고 여기는 걸까.
언어는 의미를 전달하는 수단일텐데. 나는 그의 언어로 그의 생각을 얼마나 이해했을까?
뿐만 아니다 각종 연구결과 수치적 통계적 자료도 마찬가지다. 내가 그가 될 수 있는걸까?
인용은 정말 철저하게 이루어져야하는데 내가 인용의 자격이 있긴 한건가? 그냥 앵무새다
그리고 우습지 않나? 논리? 무슨 논리를 말하는거지?
내가 논리가 뭔지는 알긴 했던가?
어디서 배운 단어고 언제부터 어떻게 사용하기 시작한거지?
논리라는 단어는 정말 논리를 소상히 따지기 보다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격수단으로 사용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논리탓하는게 코미디 아닌가?
논리가 진리의 지표라면 둘 중 한명은 틀렸다는 말인데
논리라는 단어는 툭하면 튀어나온다.
나에게 옳고 그름을 획정할 수 있을 만큼
나의 수준이 높은 분야가 몇이나 되던가?
하나는 있긴 한가? 내 전공분야에서도 나는 한참 뒤쳐져있다.
그런데 왜 항상 나는 옳은거지?
가치와 사실을 구분하지 못할 만큼 내가 멍청하던가?
"팩트,논리"
나는 왜이렇게 이 단어를 좋아했었지?
이 단어의 화살이 단 한번이라도 나를 향하게 했던 적이 있나?
내가 저 단어를 좋아하는 이유는 나에게 유익해서가 아니였을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나에게 유해한 단어다. 신중해야 할, 되도록 아껴야 할.
이렇게 단어도 남발한다. 추상적 개념어의 남발은 서로에 대한 새로운 갈등을 낳는다.
그렇게 갈등하면서 제각기 자신의 속빈 지적수준에 대한 고집은 견고해져간다.
상대가 틀렸다고 믿고 싶고 나는 맞아야 하니까,
인간은 그다지 일관된 존재가 아니라
내가 맞다고 믿다보면 나중에는 정말 내가 맞다고 생각하게 된다.
믿음이 사실로 변질되는건 무서운 현상이다.
그렇게 허풍이 허언증으로 변질된다.
이렇게 악순환이 일어나는거다.
이게 넷상 자칭 좆문가들 키배의 현실이다.
우리는 너무 많이 알고 있다.
그리고 아는게 얼마 없다. 우리의 앎은
부풀고 맛없는 공갈빵처럼
단단한 것이 누르면 즉시 찌그러질만큼 연약하기도 하다.
매스컴의 생태계에서는 수용과 비판이라는 순환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지방으로 막힌 혈관마냥 말이다.
니 똥을 내 식탁에서 먹고, 냄새나는 내 똥을 예쁘게 포장해서 니 식탁에 들쑤신다.
이곳은 아무도 경작하지 않는 세상. 온통 똥잔치다!
똥은 식탁에 올라선 안된다. 식탁에는 음식이 올라야지
자신의 몸을 위해 진짜음식은
좋은 것만 챙겨먹는 사람들이
머리를 위해서는 아무거나 먹고 아무거나 권유한다.
똥을 마주치면 안된다는게 아니다. 마주치면 피해야하지 않을까.
정보의 비판적 수용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앎에 대한,자신의 앎에 대한 회의가 필요하다.
매스컴을 접한 후에 관심이 생겼다면, 반드시 책을 보자.
야채를 데쳐낸 물이 아닌, 푹 우려낸 깊이있는 정보.
개별 정보 간의 연관이 긴밀하고
더 정확한, 더 건전한 진짜정보들.
이 정보라야만이 그의 말이 아닌
그의 생각을 배울 수 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파 마늘 콩나물 만두 넣어야지
-
똥싸는중 0
으어 시원하노
-
캬캬캬캬캬캬캭
-
오 0
시발
-
쉬운 파트 빼고 막전위 근수축 같은 유형들만 모아놓은 문제집 있나요? 한종철 커리...
-
진짜 힘든건가 기분 탓인건가 구분이 안가 하아
-
손이 느리다는걸 알면서도 꾸득꾸득 미적으로 밀고나간 과거의 나를 줘패고싶다..
-
4덮 결과 0
언매 89 미적 92 영어 92 갈길이 멀다
-
'카슈미르 갈등' 인도-파키스탄, 국경서 사흘째 소규모 교전 0
총기 테러 이후 긴장 고조…파키스탄 정부 "중립적 국제조사에 협력"...
-
그는 카리나 프사로 오르비의 미관을 증진시키는 좋은 오르비언이었습니다
-
타이레놀은 무적이다
-
프린트 원본문항 시험문제 아... 근데 정답률 25% 안넘을듯 + 진짜 모르겠는...
-
올해 꼭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이루시길
-
대학 오기 전까지는 어느 집단에서든 항상 머리 좋은 편이었는데 대학에서는 머리...
-
사람 많다고 다음에 오라네
-
카리나님 왜감? 1
???
-
진짜 열심히 하는 친군데 시험 잘봤으면,,,
-
탈릅했네.. 0
나..
-
아는사람같은데
-
의대 학부도 없애고 다시 의전원 부활시키는 게 일관성이라도 있지 않나 ㅋㅋㅋ
-
얘 때문에 지각한 게 한두번이 아님
-
첨엔 이게 유명한 문젠지도 몰랏음 기출풀이해줘야하니까 ~~~ 기출문제집 풀고있는데...
-
사문 독학? 0
불후의 명강 인강 없이 독학하고 문제풀이부터 강좌 들어도 되나요??? 반슈생이고 사탐은 처음입니다
-
주인 잃은 레어 1개의 경매가 곧 시작됩니다. Aespa"Aespa" XDK 경매에서 확인해보세요.
-
탈릅함 6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
날씨좋농... 3
...
-
들어보신분 후기좀 알려주세요 참고로 작수 영어 3이에요. 79점 제가 생각하기엔...
-
미적 쎈B만 풀고있는데 10문제중에 한두문제 정도 틀린다니까 독재쌤이 그정도면 걍...
-
시험30분전 1
수상한 자신감이 마구마구
-
전대실모 0
5월 14일에 전대실모 보러가는데 메대프랑 난이도 비슷한가요?
-
하하..
-
파이팅
-
그게 더 깔쌈하기도 하고 9번보다 27이 훨 어려운데 왜 이렇게 짰을까요?
-
제가 김승리쌤 올라카를 한 4주차까지 듣고 이거 너무 제가 독서 기본이 안되어있어서...
-
캐어려움
-
안녕하세요 '지구과학 최단기간 고정 1등급만들기' 저자 발로탱이입니다. 지난 1년간...
-
유일한 일정이 강의 2개라 슬픈 나
-
응원은 바라지 않지만 지켜봐주세요
-
위어드코어, 드림코어, 트라우마코어, 니미럴스페이스, 프루티거에어로 .. 이런류...
-
...
-
종강안하나 1
할때됐는데
-
모르겠네
-
기하 2주전에 시작해서 지금 시발점 위치벡터쪽 하는데 어렵진 않은데 뭔가 발상이...
-
이거 답이 4번인데 ㄴ까지는 뭐 계속 일어나는 거니까 받아들일 수 있어도 ㄷ은 왜 그런건가요..?
-
어떻게 2교시 시험 준비하는 도서실에서까지 소근대고 킥킥대냐? 너넨 왜그러고사는거냐? 진짜 왜?
-
괜히 한지했나 2
용어가 하나도 안외워지는데 일단 하고있으니 6모까진 버텨볼까
-
'두어'와 '둬'가 최소대립쌍인가요 단모음 ㅜ와 반모음 w만 다른데..
-
이거 답이 4번인데 ㄴ까지는 뭐 계속 일어나는 거니까 받아들일 수 있어도 ㄷ은 왜 그런건가요..?
-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
에..... 입시 볼 때 스마트폰 없던 시절이었는데 중고등학생 아이패드 없는 경우가...
20분뒤에 점호라서 그런가
뭐라는지 하나도 모르겠당
님 군인? 지금 휴가나오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