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생활부 [286859] · MS 2009 · 쪽지

2011-02-20 21: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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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외고->서울대경영, 수기쓰면 맛있는 거 사주나요? (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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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11 입시에서 특기자 전형으로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에 합격한 바른생활부입니다.
컴퓨터 모니터를 거쳐 합격확인을 하던 그 순간부터 되짚으며, 살면서 제일 많이 울었던 고3 시기와 기숙사에서 친구들을 보며 공부했던 고2 시기, 그리고 갓 고등학교에 입학했던 순간과 그 이전의 과정들까지, 여러분들께 해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도 많습니다.
성적과 석차, 친구 관계 등 여러 가지에 웃고 울었던 지난 3년간의 제 경험을 온전히 글로 풀어내는 것은 어렵겠지만, 이제 또 다시 바톤을 이어 받아 '수험생'의 이름을 달고 힘겹게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수기를 시작합니다.


1. 공부의 시작, 나를 채찍질하라
공부의 시작은, 강한 동기부여가 이루어질 때 가능하곤 합니다. 단순한 대학 이름과 학과 설정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라는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꿈이 없는 학생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만큼만의 결과가 따르고, 절실하게 원하는 목표가 있다는 것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가장 좋은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시각에서 나태해지는 자신을 붙잡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적절한 경쟁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는 물론 스스로가 하는 것입니다. 지나친 비교의식이나 열등감에 휩싸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내 위에 내가 넘어설 수 있는 성적을 가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에게 도전정신을 가지게 합니다. 전국의 모든 수험생에게 같은 시간만이 주어진 상태에서, 지금도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석차를 올리기 위해, 나의 기회를 축소시킨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제가 재학하던 학교는 외국어고등학교로, 친구들 대부분이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며 서로를 의식하곤 했습니다. 어떤 친구는 공부시간이 굉장히 많은 다른 한 친구를 마음속에 정해두고, 그 친구가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까지는 화장실에도 가지 않겠다는 각오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저 역시 졸다가, 혹은 다른 일을 하다가도 공부하는 다른 친구들을 의식하고 스스로를 다잡곤 했습니다. 이러한 작용들은 지나치면 스스로를 억죄는 독이 될 수도 있지만, 입시는 장기전이라는 점에서 적절히 활용하면 나태해지는 자신을 붙잡고 채찍질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목표에 다가가도록 하는 구체적인 꿈과, 시시각각 흐트러지는 자신을 다잡는 단기적인 채찍질이 효과적인 수험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2. 내 몸이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는다면
말 그대로 필(feel)이 오는 때에는 죽을 것 같이 공부하며 달리다가도, 어느 순간 체력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도저히 졸려서 견딜 수 없다면, 찬바람을 쐬며 스트레칭을 하고 오거나 찬물을 마시는 것도 잠을 깨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음이 달아나지 않을 정도로 피곤하다면, 억지로 공부를 진행시키며 저효율로 시간을 뺏기는 것보다는, 알람을 맞추어놓고 자신에게 30분간의 ‘휴식시간’을 주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또한 수험생활은 장기전인 만큼, 건강관리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건강관리의 기본은 ‘스스로의 한계를 아는 것’입니다. 스스로가 잠이 많은 체질이라면, 억지로 생활 패턴을 바꾸거나 무리해서 깨어 있으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적정 수면시간이 얼마만큼 인지를 깨달아야 합니다. 그 뒤 자신이 ‘잠이 많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하고, 남은 깨어있는 시간동안 효율적인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잠이 많다고 절망할 것이 아니라, 그 이외의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분배하자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무리했다고 생각하면 휴식시간을 주며 스스로를 ‘장기전에 적합하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3. 학생으로서의 성실성이 평가받는 기준, 내신
수능에서 EBS반영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두고, 일부 학생들이 ‘수능이 내신처럼 바뀐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왜일까요? 내신은 ‘범위가 있는’, 즉 확실하고 꼼꼼하게만 한다면 ‘정복이 가능한’ 종류의 시험이기 때문입니다. 출제자인 선생님들께서 문제를 ‘아무런 근거 없이’ 내실 일은 없습니다. 수업 시간에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서 흘려들었던 문장 하나하나가 선생님들께서 심어놓으신 복병에 해당합니다. 내신의 기본은 첫째로, 절대로 수업시간에 다른 행동을 하거나 졸아선 안 된다는 것이고, 둘째로 선생님의 말씀은 농담 하나도 가볍게 들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시험이 끝나고 문제에 대하여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대체로 선생님들께서 내놓으시는 답은 ‘수업시간에 얘기했잖아.’입니다. 학교에서의 정규수업을 무시해선 안 됩니다. 학교 수업을 ‘시험 출제자’가 ‘직강’하는 ‘쪽집게’ 강의라고 해석해보면 어떨까요? 내가 조는 동안 한 문제가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같은 과목의 다른 선생님이 또 다른 내용을 말씀해주셨거나, 혹은 선생님께서 깜빡하고 해당 학생의 반에서만 얘기하지 않으신 내용이 있을 가능성도 놓칠 순 없습니다. 다른 반 학생들과 필기를 교환하거나 수업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신이 몰랐던 부분을 체크하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음은 외고에 재학하며 학기를 통틀어 전교 2등의 내신 성적을 달성했던 제가 행했던 내신공부법을 소개합니다.

-국어 : 내신 국어의 고득점 비결은 보통 필기와 언어적인 감, 그리고 시험 당일의 컨디션. 이 3가지 요소에 있습니다. 내신 시험이라는 점에서 먼저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필기해야 하며, 이를 시험 전까지 5회 이상 반복 암기하며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문제를 펼쳤을 때 바로 선생님이 말씀하신 어떤 부분과 연결된 것인지 바로 떠올릴 수 있을 때야 말로 비로소 ‘자기 것이 된’ 순간입니다. 그 다음으로, 국어 과목은 언어적인 감이 상당히 따라야 하는 과목입니다. 기본적으로 수능을 공부하며 갈고 닦은 ‘감’이 내신 시험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국어 과목은 오로지 내신만을 공부한다고 성적 향상도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수능을 위한 언어 영역을 공부하며 문제에 대한 포착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어 과목은 당일의 컨디션이 꽤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과목입니다. 잠을 충분히 자고 당분이 제대로 섭취되었을 때 문제를 앞에 두고 정확하게 ‘찍어’낼 수 있습니다. 국어 과목은 한 순간의 판단 실수가 결국 오답에 이르게 되는 특성을 가진 과목이므로, 당일의 컨디션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수학 : 몇몇 학생들이 수업시간에는 흘려듣고 문제로 단련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수학은 문제가 중요한 만큼 기초과정에서 개념이해를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무한의 개념이나 행렬에 있어서는 가장 기초적인 이론만으로도 충분히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고, 또 그러한 기초적인 문제에서도 학생들이 오답을 고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개념 이해를 확실히 하기 위해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확실히 따르고, 기초적인 문제집부터 시작하여 자신이 7~80%의 정답률을 낼 때 좀 더 어려운 문제집으로 바꾸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수업시간에 특정 문제집을 지정하여 부교재로 활용할 경우, 그 문제집 내의 문제에서 숫자를 바꾸거나 부호를 바꾸어 ‘변형된 형태의’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부교재로 쓰이는 문제들은 거의 외우다시피 하며 풀이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신 수학의 또 하나의 특징은, 선생님들께서 6, 7, 8차 등 여러 차에 걸쳐 바뀐 교육과정을 따라 수업해 오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6차에는 있었지만 7차에는 없어진 부분의 내용도 충분히 수업시간에 말씀하실 수 있고, 이것이 문제에 반영될 확률도 충분히 높습니다. 책에 없는 내용을 말씀하신다고 무시하지 않고, 교과서 외에 바뀐 교육과정이 반영된 부분의 내용도 필기해가며 꼼꼼히 학습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영어 : 수능과 내신 모두에서, 영어 과목의 기본은 단어입니다. 대부분의 실력차이가 단어의 개수에서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평소에도 시간을 내 틈틈이 영단어를 암기해야 하며, 교과서 내 지문에서 나온 영단어는 무조건 외워두는 것이 필수입니다. 특히 별로 중요해보이지 않는 단어, 즉 본문 밑에 CEO(Chief Executive Officer) : 경영자, 라는 형태의 단어 설명이 나왔다면, 단순히 CEO의 뜻을 암기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무엇의 약자였는지도 암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신은 이러한 ‘꼼꼼한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시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본문 지문은 외워야 합니다. 이에 있어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길에 걸어 다니면서도 바로 본문의 영어 지문을 툭 뱉어낼 수 있을 정도로 외우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대부분 독해와 문법이 연결된 형태로 시험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본문 내에서 어디에 p.p.가 쓰이고 ing가 쓰였는지, 전치사는 무엇이었는지, 이러한 세부적인 내용을 확실히 암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지문의 단락 간 연결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지문의 내용을 요약해 순서를 암기하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내신 영어는 독해를 문법처럼 공부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범위가 있는’ 내신 시험에서, 범위 내 문제와 지문의 암기는 성적 향상의 가장 큰 열쇠입니다.

-사회 과목: 사회 과목이 단순히 암기하는 과목이라고 생각한다면 고득점을 달성하기는 어렵습니다. ‘이해를 기반으로 한 암기’, 즉 암기의 내용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파악한 뒤 그 과정과 결론 자체를 암기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물론 사회 과목은 여러 과목으로 나뉘기 때문에 각각의 과목에 공부법을 달리해야 하겠지만, 전체적으로 과목들을 꿰뚫는 근본적인 방법은 같습니다. 이해, 그리고 암기. 수업시간에 나와 있는 것 만으로는 암기 내용의 흐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면, 참고서와 인강을 참고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사회 과목에서는 교과서 자체를 암기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영향력을 지닙니다. 특히 범위가 지정된 만큼 교과서 날개의 보충설명이나 단어설명들은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출제 1순위 개념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관식이나 서술형 답으로 무엇이 나올지를 고려하며 교과서를 암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기타 과목: 서울대학교에 합격하는 학생들의 가장 공통적인 공부 방법은 ‘비주요과목’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른 친구들이 ‘잡과목’이라고 무시하며 공부를 소홀히 하는 때가 서울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내신점수를 얻을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다른 친구들이 소홀히 한다고 자신도 설렁설렁 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확실히, 더 꼼꼼하게 보는 것이 안정적인 1등급 확보에 효과적입니다. 특히 기술가정과 같은 과목들은 수행평가의 중요도가 높기 때문에,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입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로 수행평가에 노력을 쏟을 필요가 있습니다.



4. 전국의 수험생이 3년 동안 준비한 시험, 수능
저는 거의 특기자에 ‘올인’하다시피 목표를 세웠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능 공부를 게을리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2011 수능에서 언수외, 사탐과목을 통틀어 5문제를 틀렸고, 서울대 환산점수로 635점 가량을 얻었습니다. 외고에 재학중이던 제가 언수외 평균 표준 퍼센티지가 99.96%에서 3개월 뒤 98.36%로 급강하하며 석차가 120등 밖으로 밀려난 경험을 한 적도 있었지만, 가끔 찾아왔던 그런 정체에 있어서도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수시에만 매달려 수능 점수가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 싶지는 않았기에 더더욱 끈질기고, 때로는 독하게 공부하곤 했습니다. 수능을 공부할 때 전체 과목을 꿰뚫는 포인트는, 아무리 학생들 간의 실력이 다르더라도, 수능은 ‘100점’이라는 한계선이 있는 시험이라는 점입니다. 수학의 천재라고 수능에서 수리영역 200점을 얻을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이전에 신승범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신 바 있죠. 저는 그 점에 유념하여 천재는 아닐지라도 100점은 받겠다는 각오로 공부했습니다. 다음은 제가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과 사탐 중에선 국사와 한국지리에 대해 수능을 위해 공부했던 방법입니다.

-언어영역 : 언어영역 점수는 지문에 대해 얼마나 ‘낯설게 느끼지 않느냐’와 얼마나 잘 ‘평가원의 의도를 이해하고 있느냐’가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평가원의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며, 정형화된 질문의 패턴을 이해하고, 문제에서 묻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또한 문제에 대한 친숙함을 높이기 위해 EBS에 나오는 작품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필수입니다. EBS에서 나온 작품에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찾아 풀어보며 좀 더 깊은 훈련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18종 문학 교과서에 나온 전체 작품을 모조리 암기할 필요는 없지만, 빈도가 높은 작품은 주의해서 봐둘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고득점을 달성하기 위해선 좀 더 어려운 난이도의 문제를 계속해서 풀어보며 연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쓰기영역이나 비문학의 경우 난이도가 어려운 문제로 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되므로 시중의 문제집이나 인강을 통해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학년 때는 ‘점수에 대한 욕심’이 언어영역 문제를 푸는 지루함과 피곤함을 이기는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언어영역 50문제를 80분 안에 풀기란 상당한 인내력을 필요로 하지만, 저는 마음에 들지 않는 점수가 나오면 기필코 원하는 점수가 나올 때까지 풀어보겠다는 각오로 또 한 세트의 모의고사를 풀곤 했습니다. 이러한 점수에 대한 욕심과 작품에 대한 이해, 그리고 평가원의 의도 파악이 언어영역 고득점 달성의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수리영역 : 저는 수1의 과정을 고등학교 2학년 수학 수업시간에 처음 접했습니다. 중학교 때 미리 선행하는 친구들이 있는 것에 비하면 굉장히 늦은 때에 수1의 개념을 처음 접한 셈입니다. 하지만 수능에서는 수리 영역 100점을 받았고, 이는 사실 인강의 도움을 많이 받은 편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내신 수학만은 4등급이 나왔고, 수리 모의고사도 80점 초반에서 간신히 1등급 컷을 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 이런 점수를 뒤집으려 각오한 것이 고2 겨울방학이었고, 이 때 신승범 선생님의 인강을 듣기 시작하며 ‘기본부터 다시’ 다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 실력과 속도가 붙은 뒤에는 제가 좀 더 어려운 문제를 풀어보길 원했기에 다시 풀었던 평가원의 기출문제를 풀며 고쟁이나 시중의 고난이도 문제집을 푸는 것을 병행했고, 문제풀이강훈련을 진행하며 모의고사를 풀어보곤 했습니다. 이 때 많은 도움이 된 것이 기출문제의 반복이라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유형은 기출문제를 통해 연습이 가능하고 어려운 문제 역시 반복해서 풀 때 확실히 자기의 것이 된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이후 좀 더 EBS에 치중하며 공부하긴 했지만, 확실히 저는 수리영역에 있어서 기출문제와 인터넷강의의 도움을 많이 받은 편입니다.

-외국어영역 :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체로 ‘쉽게’ 출제되어 왔던 외국어영역에 있어서는, 대개 100점을 받거나 한 개를 틀리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고3이 된 이후 6월, 9월 모의평가에서부터 외국어영역이 소위 ‘불외국어’라고 불리며 높은 난이도를 가지게 됐고, EBS 지문에 상당한 비중을 두며 출제가 이루어지자 그 때부터 부랴부랴 EBS교재를 다시 보게 된 편입니다. 9월 모의고사에서 언수외 영역에서 모두 100점을 받으며 살짝 기고만장해진 까닭이었는지, 오히려 수능에서는 독해에서 두 문제를 틀렸습니다. 어려웠던 9월에서의 100점과, 자만했던 수능의 95점의 경험에서 미루어보건대, 외국어영역의 고득점 달성을 위한 열쇠는 EBS지문에 대한 친숙도와 ‘언어적인 감’입니다. 특히 빈칸추론 영역에서 상당한 난이도를 가지게 된 요즘에 언어영역과 같은 감각으로 언어적인 추론이 가능해야 합니다. 텝스 등의 시험에서 나오는 빈칸추론 문제로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EBS에서 출제된 지문은 답을 거의 외우다시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듣기에서 중간 중간 텀을 이용하여 뒷부분의 독해 문제를 먼저 푸는 행위는 시간은 벌 수 있지만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아주 위험한 방법입니다. 스피커의 음성에 유의하며 듣기문제의 선택지를 미리 읽어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국사 : 국사 공부의 핵심은 암기입니다. 저는 1학년 수업시간에 조금 소홀히 했던 탓에 고종훈 선생님의 강의로 ‘유기적 이해’를 다시 한 번 탄탄히 한 뒤에, 확실한 교과서 암기를 위해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교과서를 ‘교과서’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게 국사 공부를 방해하는 첫 번째 요인이 됩니다. 저는 오히려 다른 과목을 공부하다 머리가 아플 때, 유기적 연결이 탄탄한 국사 교과서를 한 권의 소설책처럼 읽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저는 수능까지 총 3권의 국사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했습니다. 첫 번째 교과서는 가볍게 읽기 위해서였다면, 두 번째 교과서는 본격적으로 내용을 암기하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교과서 내용에 밑줄을 그으며 생각을 쓰기도 하고, 중요한 맥락은 구조화해서 옆의 빈 공간에 적곤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교과서는 고종훈 선생님이 필기해주신 이야기와 문제에서 발견한 각종 사료자료는 적어두는 데 쓰였습니다. 비록 고3때는 정말 해야 할 공부의 양이 많았지만, 국사는 손을 놓는 순간 바로 잊어버린다는 것을 알았기에 일정을 잡고 모든 내용을 꾸준히 복습했습니다. 복습 도중 확실히 암기되지 않았다 싶은 내용은 확실한 암기를 위해 문장 째로 종이에 써보고, 다음에는 그 종이를 보고 복습하여 복습시간을 단축했습니다. 완전 복습과 종이복습의 병행은 수능 직전 단기간에 약점을 보완하기위한 아주 효율적인 방법이었고, 줄이고 줄인 내용이 A4용지 한 장 이하가 되어 그 종이를 가지고 수능 시험장에 갔습니다. 고종훈 선생님의 파이널 강의까지 듣고 간 수험장에서, 국사가 너무 쉽게 나왔다는 생각을 하며 무리 없이 50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지리 : 저는 3학년 4월까지 한국지리 대신 한국 근현대사 과목으로 모의고사를 쳤습니다. 그러나 많은 범위의 암기가 필요한 근현대사 과목이 맞지 않다는 걸 깨닫고 한국지리라는 과목을 처음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이기상 선생님의 강의를 듣기 시작했고, 한국지리는 거의 이기상 선생님께서 제시한 방향으로 공부했다고 생각합니다. 인강으로 이론을 이해한 뒤 기출문제를 풀고 EBS교재를 공부하는 방법으로 공부했으며, 이 때 가장 중요시 여긴 것이 바로 머릿속에 지도를 그려넣고 그에 맞춰 해당되는 내용들을 기억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도를 구해서 훑어내려가며 그에 관련된 사항들을 입으로 한번씩 말해보는 방법으로 공부했습니다. 비록 준비한 시간은 짧았지만 이기상 선생님께서 제시한 암기법으로 외운 뒤 혼자 지도를 보고 복습하며 확실히 하는 과정을 반복했고, 그 결과 수능 전까지 모의고사를 보며 큰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수능에서는 한 문제 틀렸더라도, 한국지리에 오랜 시간 투자한 다른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며 효율적으로 학습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5. 수시를 위한 비교과?
비교과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색한 제 즐거웠던 ‘경험’들은, 비단 수시 준비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저에게 다양한 기회와 만남을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이러한 외부활동을 하면서 수시에 올인하겠다는 생각은 다소 위험합니다. 교과를 무시한다면 이미 그것은 학생으로서의 성실성이 결여되는 행동입니다. 1학년 동안 자신이 원하는 이런저런 활동을 해보고, 2학년으로 넘어가는 겨울방학동안 앞으로의 방향성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의 적성과 가능성을 인식하고, 앞으로의 기간 동안 어떤 활동들에 참여할지를 계획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저는 1학년 때 해외봉사활동과 토론대회, 중국어노래대회에 참여하고 학생회 활동을 하며 경제한마당에 참가하는 등 활동을 통해 2학년 때의 활동방향을 정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4월에 텝스, 5월에 AP와 한국사, 8월에 TESAT, 방학동안 모의회의, 리더십활동, 학생회 활동, 선도부 활동 등, 단순히 ‘하겠다’는 생각으로 그 때 그 때 즉흥적으로 참여한 것이 아니라, 제가 계획을 세우고 순서대로 참여한 활동들입니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며 수능의 감 역시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공부도, 말은 쉽지만 초인적인 노력과 시간을 요구하는 활동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었고, 모의회의에서 만나는 친구들이나 각종 시험을 준비하며 인터넷 카페 등에서 만난 사람들과 정보 공유를 하며 마음의 휴식을 가지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단순히 힘들지만은 않았습니다. 고 2때 제일 높은 텝스 점수를 받고 가장 많은 상을 탔으며 가장 많은 회의에 나갔고 가장 오랜 시간 봉사활동을 했지만, 제 내신 평균 등급 역시 2학년 때가 가장 우수했습니다. 자신에게 원하는 목표가 있고 열정이 있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단순한 ‘수시 준비용’ 비교과가 아니라, 학교 내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또 다른 경험을 하는 기회의 장으로서, 많은 학생들이 외부 활동에도 참여해보기를 원합니다. 무작정 아무 활동이나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것이 반드시 필요하고 덜 중요한지를 가려내는 작업이 반드시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6. 나를 대신해 교수님과 만나는 자기소개서
2학년 2학기부터, 저는 자기소개서에 어떤 항목을 넣을지를 미리 계획한 편이었습니다. 대회나 외부 활동에 참여할 때도, 어떤 부분을 자소서에 적어넣고 어떤 부분을 강조할지를 고려하며 대회에 임하곤 했습니다. 생각나는 구절이나 일화 등은 다이어리에 적어두었고, 3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직후 자기소개서 작성에 돌입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바로 ‘진솔하게, 그리고 학생답게, 그러나 포부는 크게’ 적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솔직한 심정이 묻어나는 내용을 적어야 하고, 내가 가진 꿈이 무엇인지를 교수님께 충분히 어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나치게 많은 첨삭을 받거나 대필을 한 ‘어른의 글’은 교수님께서도 충분히 가려내실 수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스스로가 작성했다는 것을 억지로 티낼 필요 없이, 자신이 진솔하고 당당하게 적어나간다면 교수님은 충분히 그 자기소개서를 인정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자기소개서를 적을 때, 내가 해온 활동들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순서로 적는 것도 중요합니다. 증빙서류의 구성을 고려하며, 어떤 활동을 먼저 적고 나중에 적을지 잘 고려하여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중국어 노래대회에서 대상을 타는 등, 정작 지망 학과나 수시와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활동에도 참여했지만, 이를 잘 살려 제가 나중에 공략하고자 하는 ‘중국’이라는 시장의 문화에 대해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음을 충분히 어필했습니다. 자신의 활동들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바로 자기소개서입니다. 형식의 구성은 크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산문으로 구성해도 괜찮고, 번호를 달아 문맥 간의 구분을 확실히 하며 적어도 괜찮습니다. 교수님이 보시기에 편하도록, 유치하더라도 당당한 포부가 드러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며 제 장래희망이 무엇이었는지 돌아볼 수 있었고, 제가 모르던 부분까지 좀 더 조사해 나가며 구체적인 미래상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다니시던 회사가 워크아웃을 선언한 사례부터 시작하여, 저의 꿈, 제가 그 꿈을 이루기 해왔던 일들, 그리고 서울대학교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어떤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진솔하게 적어냈습니다. 제가 이룬 일들에 대해서는 자랑하듯, 떠벌리듯 적은 것이 아니라 그 성취를 이루기 위해 어떤 점에서 노력을 했고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적었습니다. 제가 해왔던 활동들 중 저를 대변하는 키워드 5개를 선발하여, 각각 리더십, 봉사활동, 토론의 경험, 중국시장, 조직과 인사라는 주제들로 활동의 과정과 소감을 적었습니다. 책 3권의 독서경험을 적어내는 문항에서는 존경하는 인물에 관련된 서적과 자기계발서, 그리고 제가 공략하고 싶은 꿈을 담은 중국에 대한 마케팅 관련 서적에 대하여 적어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적어냄으로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꿈을 가진 사람인지에 대해 교수님이 활자를 통해 알아볼 수 있도록 하시는 과정이 바로 자기소개서를 적어 제출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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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winkle.S · 248827 · 11/02/21 19:52 · MS 2008

    재수하는 학생인데 과목별로 어떻게 공부하셨는지 3편으로ㅋ_ㅋ 간단하게 써주시면 안될까요?
    대충 1년동안 시기별로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하네요ㅎㅎ
    특히 9월 평가원에 비해 수능때 사탐을 많이 올리신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금방 점수를 올리실수 있으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 바른생활부 · 286859 · 11/02/22 00:38 · MS 2009

    헐 죄송해요 ㅠㅠ 글 수정함 ㅠㅠ 잘못 썼더라고요 ㅠㅠ

  • twinkle.S · 248827 · 11/02/22 19:33 · MS 2008

    감사합니다^^!! 프린트해서 읽어봐야겠어요ㅎㅎ

  • 인생은랜덤 · 293645 · 11/02/22 09:05

    이런이런 너무도 학교선생님이 하시는말씀처럼 그냥 평범한,... 누구나 하는말 같습니다 ㅋㅋ 신문에 평소에 나올법한 내용으로 고답적인 내용을 써주셔서
    M사 공부법수기 떨어지신듯 ^^; 아쉬우시겠어요,,,, 오죽했으면 글제목을 그렇게 지으셨겠어요....

  • 바른생활부 · 286859 · 11/02/24 00:40 · MS 2009

    ㅋㅋ사실 별 기대도 안하고 내서 별로 아쉽진 않습니다.

    써야지 써야지 하다가 제출 마지막날인 발렌타인데이날-_-;;; 남자친구랑 카페 앉아서 웹서핑 하다가

    노트북으로 휙휙 쓴거거든요 ㅋㅋㅋ

  • 허쉬s · 369265 · 11/02/23 01:13 · MS 2017

    재은C분이신가요? 테준위에서 눈팅하다 많이 뵛엇는데..ㅎㅎ
    수기잘봤습니다.. 국사..는 봐도 어떻게해야할지모르겟네요..ㅠㅠ
    내년에꼭후배로들어갈수있었으면좋겟습니다
    즐거운대학생활되세요~

  • 키도 · 298891 · 11/02/23 12:07 · MS 2009

    쪽지 확인해주세요 ㅜㅜ

  • snu mine · 327437 · 11/03/23 04:04 · MS 2010

    저도 특기자로 설경준비하고 있는데요,
    정확하게 몇학년때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해서 여쭤봐요
    저도 스펙개념이 아니라 그냥 좋아서
    계획해놓은 것들이 꽤 되어서요...
    그리고 학교가 목동이라 내신도 그닥 좋지가 않네요.
    오르비엔 잘 안들어와서
    메일로 부탁드려요
    qwert1457@naver.com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