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을 누리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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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유행입니다. 아니, 이제는 유행이라 하기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생활권에 들어와 있네요. 여행을 가거나 하여 집을 떠날 때면 "충전 케이블 있지?" 라고 묻는게 이상하지 않을만큼 스마트폰은 우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근래들어 출시된 태블릿 PC형의 smart mobile appliance로 인하여 이와 같은 변화는 한층 가속되고 있는데요, 수많은 어플리케이션의 활용도와 개발동향을 보았을 때, '유비쿼터스 사회' 를 이끌어가게 될 선구자 역할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현편으로는 이렇게 눈부신 기술발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회적/경제적 제약에 따라 사용자들이 제대로 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들어 국내 이동통신 정책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여러 문제들을 보면 '과학기술의 발전과 자본주의는 공존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절로 갖게 되는데, 단순히 기술이 개발된 수 사회에 녹아드는 '상용화 기간(time for commercializing)' 을 가지는 것과 별개로 기업의 이윤추구행위에 의해 많은 사용자들이 과학기술 발전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논란의 시작.
얼마 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Viber (free phone calls)"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기존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lP) 어플리케이션이 가지고 있던 단점을 개선하여 충분히 '써먹을 만'했지만 이동통신사의 사용제한 정책으로 인해 결국 반쪽짜리 인터넷 전화로 남게 된 것이지요. 잠깐 덧붙이자면 이동통신사의 인터넷 전화 사용제한 정책이 없을 경우, 55,000원 이상(3사 모두)의 요금제를 사용하면 말 그대로의 공짜 전화를 배터리 충전 스트레스 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Viber의 사용제한을 가리키며 이동통신사의 지나친 이윤추구적 행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결국 모든 문제가 여기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기술적, 사회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망 중립성 (network neutrality)"이라는 문제와 대치된다는 것에서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망 중립성은 '네트워크상에서 다루어지는 데이터에 대해서 차별이 이루어지면 안된다'라는 것이 주된 내용인데요, 사회적/문화적으로 네트워크가 점차 '공공재'의 성격을 띠게 됨으로 인해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사용자의 이용목적에 따른 제한을 두면 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조금 더 쉬운 이해를 위해 Viber의 예를 적용시켜볼까요?
Viber를 이용하여 인터넷전화를 하게 되면 음성통화를 사용하지 않고 데이터 이용량을 소진하게 됩니다. 한달 동안 사용자에게 부여된 데이터 사용량을 음성통화에 이용하는 것이 되지요. 그리고 무제한 데이터제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경우는 데이터 사용량에 제한이 없으니 무제한 무료통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되겠군요. 하지만 해당 이동통신사에서는 3G망을 이용하여 인터넷 전화를 할 경우, 데이터의 음성패턴 분석을 통해 통화를 제한하거나,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는 통화량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Viber 제한정책을 내놓은 것입니다.
참고로, 망 중립성의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소비자들은 합법적인 인터넷 콘텐츠에 자유롭게 접근할 권리가 있다
* 소비자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가 있다
* 소비자들은 네트워크에 피해를 주지 않는 합법적인 단말로 인터넷에 접속할 권리가 있다
* 소비자들은 네트워크 제공업체,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제공업체, 콘텐츠 제공업체들 간의 경쟁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 네트워크 사업자들의 합리적인 네트워크 관리는 인정하지만, 특정 인터넷 콘텐츠나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다.
* 네트워크 관리 운영방침의 투명성을 보장한다
언급한 바와 같이 사용자에게 부여된 데이터의 이용방법을 제한하는 것은 네트워크 망이 갖추어야 할 중립성을 해치게 되어 사용자의 이용권한을 침해함과 동시에 지나친 기업이윤추구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망 중립성의 개념이 처음부터 개인 사용자간의 문제로 인해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이동통신사의 활동으로 인해 네트워크 망이 거대해지고 충분한 재화적, 서비스적 측면을 확보하게 되지만 기존의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다른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시작하여 이득을 보기 시작하고(인터넷 전화 사업과 국내 포털사이트의 네트워크 기반 사업등),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 또한 급속도로 증가하자 기존 사업자의 이윤 보존 + 네트워크에 과부하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서 데이터 처리 차등화를 시작했던 것이 시작이 된것이지요. 하지만 어찌됐건 인터넷이 근본적으로 가졌던 지향점과 이에 더불어 점차적으로 공공재의 성격을 갖추어가는 네트워크 망에 대하여 이용방법을 제한한다는 행위가 사회문화 변화에 대하여 역행하는 행위라는 것은 이제와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린 탓에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논란. 그리고 또 논란.
Viber 논란이 잠잠해지는가 했으나 새해가 밝자마자 또다른 논란이 붉어졌습니다. 바로 '테더링 제한' 정책인데요, 테더링이란 스마트폰을 소형 기지국 삼아 3G 망을 WiFi로 바꾸어 노트북과 같은 기기에도 네트워크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2010년 12월 31일까지만 테더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뿐, 이후는 이동통신사 정책에 따라 전환될 수 있으니 그 전까지 연장 제공한다고 발표한 것이 또 다른 논란의 시작이 되었네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테더링을 할 경우 기존 3G데이터 사용량을 삭감하는 것에 덧붙여 부가사용료를 부과하지 않겠나 하는 것이 대체적인 예측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테더링에 관련된 정책이 확립되지 않아 '기업의 마인드에 달려있다'라며 제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고요.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기에 무조건적으로 이동통신사를 비난하기에는 시기어린 감이 없지 않지만 이러한 서비스에 대하여 처음부터 이윤을 노리고 약관을 제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면 씁쓸해해지긴 하는군요.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건.
여기까지야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이므로 별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자본주의에서 기업이 추구해야할 가장 최우선이 이윤인 한편, 제공된 재화와 서비스를 이용하는 관점에서는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 소비자의 근본적 경제행위에 해당하니 양쪽 모두 나름대로의 선에서는 이해 못할 것은 아닙니다. (여담이지만, 이윤을 극대화시키는 방법론을 다룬 학문이 경영학인 것을 떠올려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자본주의사회가 성공하지 못했다면 경영학 또한 없는 학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한편으로는 이처럼 기업이 이윤추구를 위해 하는 여러 수단, 방법을 생각해보았을 때, 합리적인 소비를 하기 위하여 경영학을 공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한다 하더라도 앞으로는 경제논리가 개입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제까지도 과학기술이 발전되었지만 우리에게 도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경우는 많습니다. 물리학의 경우는 우리 생활에 들어오기까지 수십년이 걸린 것들도 많고요. 하지만 과학-공학이라는 발견-개발-응용-상용화단계를 거치는데 대한 '기술적인' 발전단계를 거치기 위해 필요했던 시간인 경우가 많았지요. 그러다가 최근들어서는 점차적으로 경제논리가 개입되어 과학기술의 적용과정이 더뎌지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고, 오늘 이야기했던 스마트폰 정책의 문제는 여태까지 소비자에게 보여지지 않았던 이와같은 문제가 가시화된 시발점이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흔히 영화나 만화에서 과학자 혹은 엔지니어에 악역을 맡기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비록 스토리가 마무리될 즈음에는 주인공에 의해 야망을 접어야 하지만 떠올려보면 하나같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을 만들어내기 위해 계획을 짜기 마련이지요. 어쩌면 과학기술이 지닌 가치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하나의 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실제의 많은 과학기술자들은 위와같이 위험한 생각을 품지 않습니다. 과학을 통해 인류가 한걸음 진보하는 것을 바라는 경우가 많지요. 노벨의 경우도 그랬고, 아인슈타인도 그렇고요. 인간의 의도를 넣지 않더라도 막스 베버(Max Weber)가 주장했던 '과학의 가치중립성'에서와 같이 과학기술이 가지는 의미는 인간의 순수한 지적 호기심으로서 만들어지는 하나의 결과물입니다.
앞으로는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경제적 잣대에 걸러진 과학기술을 자주 보게 될 것입니다. 어찌됐건 큰 가치를 지녔으니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이윤추구의 수단으로서 계속 이용될 것임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율배반의 관계를 지닌 두 논리로 첨예하게 채워질 앞으로의 과학기술-경제-문화 관계에 있어 소비자로서의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단편적인 욕구충족-만족의 과정이 아닙니다. 물론 전화요금 더 조금 더 나왔다고 발끈하여 덧글다는 것도 아니고요. 소비자는 경제주체이기도 하지만 해당 사회에 어울리는 과학기술을 누려야 할 주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내가 누리고 있는 환경이 타당한지, 사회문화적으로는 가치있는 것인지, 경제적으로는 합리적인지를 모두 생각해보는 좀더 진일보한 태도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입니다. 이렇게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통화품질이나 전화요금과 같은 문제는 기업의 이윤추구논리에 맞서싸워 쟁취해야 하는 '목표'로서가 아닌, 당연한 '권리'의 문제로서 다가올 것이고요. 권리를 요구할 때 좀 더 효과적인 주장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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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발달을 국민들이 향유하는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들이 누리고 있다라는 주장이군요 저도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