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치] 추론을 방해하는 정신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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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철수와 영희가 중국집에 갔다.(2) 철수는 자장면을 시키고 영희는 짬뽕을 주문했다.(3) 영희가 식당을 나오면서 계산을 하였다(4) 철수와 영희는 즐거운 표정으로 헤어졌다.보통 사람은 이 문장들을 읽고 철수와 영희는 밥을 먹었다.라는 명제를 쉽게 추론해 냅니다. 이 정도의 추론능력은 매우 쉽게 느껴지죠. 한국에서 15년 정도 살면서 물정을 익히면 어렵지 않습니다.반면에 초기 인공지능 개발자들에게는 이 문제가 상당히 골치 아픈 것이었어요. 위 네 문장 안에는 철수와 영희가 밥을 먹은 장면이 전혀 등장하지 않거든요. 당시 사람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느끼면서 ‘역시 사람이야’라는 생각에 뿌듯해 했지요.수능 국어에서 요하는 추론이라는 것도 별 거 없습니다. 정상적인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면 대부분 손쉽게 추론해 낼 수 있어요. 그런데 요상하게 시험시간만 되면 추론이 잘 안 되지요. 마치 초기 인공지능 깡통이 되는 느낌입니다.사실 맞습니다. 국어에서 추론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순간적으로 ‘기계적인 깡통’이 됩니다. 시험문제만 맞닥뜨리면 나는 기계야. 깡통이라구!라고 외쳐버립니다.나는 기계입니다. - 주지화(intellectualization)라는 방어기제의 발현국어시험만 보면 ‘주지화’라는 심리 메커니즘을 발동하는 학생들이 아주 많습니다.‘주지화’라는 것은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모든 요소를 배제하고 지식적, 기계적인 요소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심리 방어 기제를 말합니다. 편집증 환자나 강박성 인격장애 경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심리 메커니즘입니다. 본인의 속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정서적, 인간적 요소를 배제하고 딱딱하고 기계적으로 사람을 대하려는 것이지요.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더라도 ‘주지화’라는 방어기제가 발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혹은 매우 유사한 어떤 심리 기제) 그 중 하나의 케이스가 국어시험에서의 학생이 되겠습니다.언어감각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증거를 찾는 공부를 합니다.이런 유형의 문제는 지문에서 어떤 단어나 문구가 나왔을 때 반드시 정답이고, 일치문제는 똑같은 문장이나 구절이 있지 않으면 오답이다라는 식으로 공부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본인이 버티지 못한다고 생각을 하지요. 이런 식의 사고방식/공부법은 ‘주지화’와 거의 비슷한 상태를 유도하게 됩니다. 편집증이나 이상심리 상태에서나 나올법한 심리상태가 국어시험 국면에서 나타나는 것이지요.최소한의 인간성/이해도/감수성을 가지고 있다면 풀 수 있어야 할 추론문제가 이런 식의 공부법을 유지한 학생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의 추론을 포기하고 깡통 기계로 돌아간 대가가 되겠습니다.‘증거를 찾는 공부’는 버려야 합니다. 학원가에서 말하는 ‘일대일 대응’이라고 하는 것도 유사할지 모르겠네요. 글을 ‘읽고 이해하고’ 앉아 있으면 추론은 그냥 따라옵니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되는 것이지요. 문제는 ‘읽고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제 강의에서는 문장/구절 단위로 어떻게 이해할지, 어떤 심리적 문제가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지를 말하는 데에 중점을 둡니다.)결론 : 국어지문에서 명백한 증거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춘 공부는 위험하다. 특히 추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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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글 잘 읽고갑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어요.
그럼 그 본질적인 추론력을 기르려면 어떻게 하는것이 좋을지, 궁금합니다!
기출문제 셀프풀이가 정답일까요?
기출문제 셀프풀이 공부방법으로는 아주 좋지요. 추론력을 기르기보다는 추론에 방해되지 않게 글을 읽는 법을 연습하는 게 좋겠어요. 문제에서 묻는 추론은 정말 단순한 수준이거든요. 그런데 지나치게 경직된 마음으로 글의 정보에만 집중하면 그 쉬운 걸 캐치하기가 어려워요. 글쓴이가 어떤 취지로 말하고 있는지 초점을 맞춰야 해요. 예를 들면 엄마가 방에 갑자기 들어오셔서 본인 인생얘기 사회얘기 직업얘기 사촌얘기 정성스럽게 했어요. 그러면 취지는? 공부 좀 열심히 해라 이게 되겠지요. 전체 이야기 취지를 모르고 엄마가 어떻게 살았는지 사촌이 어떻게 됐는지 받아적어 봤자 본질적인 부분의 추론이 쉽지 않게 되거든요. 공부 좀 열심히 해라라는 취지 아래에서 모든 말을 종합하면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지만요.
이번수능을 보고나서 글내용의 중요성을 더욱 느꼈습니다
그렇죠. 경험이 많아지면 문제점이 보이고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구분이 돼요. 감사합니다^^
진짜 글읽다가 소름돋았습니다. 수능공부당시에글내용에 나온 증상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었었는데 스스로 인지해서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극복했었습니다. (세번의 수능이 국어 전부 4등급 네번째에 2등급) 그전까지 국어때매 대학을 못갔었는데 그때 이런글을 봤더라면 좋은결과가 일찍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극복 잘 하셨네요. 4에서 2로 가는 게 정말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장하네요^^
와 정말 이코치님 글 잘읽고있어요 이런글 자주 써주시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주 써보겠습니다~^^
칼럼 쭉 읽고 있는데 학생들 심리를 꿰뚫고 계신 것 같아요 ㄷㄷ
칭찬 감사드립니다.^^ 학생하고 일대일 상담을 주로 하고 공부하는 것을 직접 관찰하면서 심리학을 공부하다보니 작은 순간에서도 큰 깨우침이 보이더라구요.^^
정말 좋은 글이에요!! 감사합니다♥
오디세이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화이팅 해 봅시다!
근데 저는 문학은 근거 찾기 +감 으로 풀고 비문학은 어떤어떤문장에서 추론할수있다와 일대일대응 섞어서(굳이 추론팔요없는문제에)ㅜ이런식으로 푸는데 ...ㄸㄹㄹ
안녕하세요. 보통은 그렇게 하면 나중에 위험할 수 있어요. 글이란 게 공식처럼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거든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니 지금 점수가 괜찮다면 그대로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약 꾸준히 먹으면 고칠 수 있겠죠?ㅜㅜ
저랑 상담하신 분인가요? 약 복용하시면 뭐든 좋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어요.^^
아 그래 맞아요 이거에요 이거! 내 문제점이 이거였어요ㅠㅠ 국어 영어 공통적인 제 문제는 이거ㅜ
맞아요. 영어도 아주 비슷하지요. 하나로 통하는 게 있어요^^
고3시절 깨달았던 저의 문제였지요. 선생님의 과감한 문제요지들은 하나같이 틀린게 없어서 신뢰가 갑니다.국어 관련해서, 독재 관련해서 질문 드려도 될련지요?ㅠ
물론입니다. 질문주세요^^
스스스고고고이이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각자 포장해서 집에서 먹었을 수도..
ㅋㅋ 그렇죠^^ 관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