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과 점성술?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0921725
몇몇 사람들은 한의학이 점성술과 비슷한 미신적인 것이라면서 비판한다. 생각해보자.
사실 조선시대에 미신은 공식적으로 배척 대상이었다. 그리고 한의학의 발달과정에서 숱한 논쟁이 있었고 의서에 채택할지 말지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을 것이다. 동아시아의 관료제는 만만한 것이 아니다.
물론 점성술도 따지고 보면 100% 미신적인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오히려 점성술이 과학의 역할도 일부 수행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점성술에는 분명히 천체의 운동에 관한 사실적인 기술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현대적 시각으로 보면 맞지 않을뿐...
개기일식이 150년마다 나타난다. 이것은 팩트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개기일식이 나타나는 것은 악마가 150년마다 잠에서 깨어나기 때문이다라고 한다면 이것은 현대인의 시각에서 넌센스다. 더 나아가서 악마가 150년만에 깨어났기 때문에 전염병이 돌 것이고 지진이 날 것이다라고 점성술에서 예측을 한다면 아마 공감할 이는 없을 거다. 150년만에 개기일식이 오는 것은 과학이나 악마가 어쩌고는 신앙이다.
그런데 한의학에서 그런 미신적인 설명은 공식적으로는 없다. 이는 국가권력에서 배척하던 설명방식이었다. 물론 음양오행과 같은 설명에 대해서 난색을 표하는 이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것은 그저 통계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로 봄이 타당하다. 무리하게 음양오행설에 끼워맞추기식으로 예측을 한 처방도 없다고는 못할 것이나 이게 본질적인 것은 아니다. 어찌되었든 숱한 나름의 검증이 있었을 거다.
내가 볼때 진짜 문제는 그 검증의 수준이 현대적 기준으로는 상당히 낮다는 것에 있다. 아마 그 당시에 의서가 쓰여진 목적(대중적인 처방 등)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고 관찰도구의 한계, 축적된 지식의 부족 등이 원인일 거다.
의학의 발달은 세분화의 역사였다. 과거에 난치병, 불치병은 그저 몹쓸병이었다. 몹쓸병을 앓다가 돌아가셨다. 괴질을 앓다가 죽었다 등등 매우 포괄적인 용어이다. 그러나 현대의학에서 질병들은 대단히 세분화되어 있다. 일반인들은 그저 암이라고 하겠지만 의사들은 어느 세포에서 발생한 것인지 등에 따라 모두 다른 질병이라고 한다. 암이라고 통칭되기는 하지만...
이런 세분화가 중요한 이유는 대략적인 치료확률을 넘어서서 정밀한 치료확률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속이 안 좋고 소화가 잘 안되는 이에게 무조건 까스활명수만 처방하는 의료인이 있다고 하자. 통계적으로는 아무짓도 안하는 의료인보다 훨씬 탁월한 치료율을 보일 거다. 그게 설령 60% 정도라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의 치료율 15%에 비하면 월등히 높다. 그리고 국가발전단계상 그 60%로도 족하다고 한다면 속이 거북하면 까스활명수라는 처방은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한다.
문제는 나머지 40%이다. 따지고 봤더니 까스활명수와는 무관한 위암이나 심각한 질병이었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까스활명수만 신나게 먹다가 돌아가실 거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은 감이 오겠지만, 한의학의 가장 큰 문제점이자 극복할 과제는 미신적인 요소도 아니고 치료효과가 전혀 없다는 것도 아니다. 나머지 40%... 그게 문제이다.(이 비율은 설명편의를 위해서 임의로 설명한 것이다)
앞의 60% 중에는 현대양의학으로는 도저히 접근불가능하고 한의학이 탁월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문제는 전혀 엉뚱한 질병에 포괄적인 처방을 하는 경우이다. 그 부분에서 돌팔이도 있을 것이고 사기꾼도 있을 것이고, 한의학 자체의 한계에서 비롯된 점도 있을 거다.
결국 한의학의 핵심과제는 옥석을 가리고 정밀화하는 것이다. 대충 얘기하자면 과학이 아니라서 문제가 아니라 정밀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문제일 수 있다.(분석기에서 연경 컷을 590~615점 사이로 예측했다고 해보자. 일부에게는 의미가 있겠으나 일부에게는 무쓸모일 거다.) 여러 이해관계가 상충하겠지만 한의학이 본질적으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할 과정이다. 암의 종류를 불문하고 인터페론만 무조건 처방하는 의사가 있다면 치료율이야 어느 정도 나오겠으나 좋은 진료라고 얘기하는 이는 없을 거다.
그런데 이 부분은 각자도생하는 식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워낙 대규모적인 연구이고 내심 반발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한의학에서 양의학의 연구성과를 활용하는 것은 그런 점에서는 권장할만한 일이다. 환자를 위해서라면 뭘 못하겠는가... 그럼에도 충분한 선행연구가 없이 양의학의 세분화된 병명을 어설프게 적용하여 한방처방을 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상업적 의료(심하게 말한다면 단순한 영업활동)라고 비판받아도 마땅하다.
단순히 시장에서 지금 당장 먹히고 있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먹힐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할 거다. 의료는 그저 특정인에게 떠오른 아이디어를 시험하는 무대는 아니지 않나?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나도 친구들 갖고 싶다 0 0
나 왜 이러고 살아야 하는데
-
수학 6모 1~2뜬 분들 0 0
지금 뭐하심 수학?
-
립 글로스 메이킴 fㅓ쓰 커스 암어 메킷 월크!!!! (머리 풍차돌리기를 하며)
-
그대들 어떻게 풀 것인가? 1 0
A B 좌표 구해서 신발끈? 도형 조립하기? 저라면 이렇게 풀 거 같네요
-
그냥시험날학교안갈까 2 0
무서워무서워
-
왜 하루종일 졸리지 1 0
신생안가
-
카톡 추천친구 모지요 3 5
잠깐 스쳐가는 조별과제 npc들 주제에 감히 내 하렘 라인업에 들어오고 싶단 건가.
-
팔 심하게 아파 0 0
-
좀 규모 큰 서점 가면 2 1
수학 N제 팔기도 하나요
-
저 이제 술마시러 갈거니까 3 1
한 12시쯤에 만취상태로 올수도 있음ㅋ
-
요새 쉬울 문제는 너무 쉽네요 6 1
예전에는 3등급은 3등급의 고충이 12등급은 또 그들만의 고충이 있었는데 요즘...
-
6덮 28번 질문 0 0
28번 풀때 청주자사도 모함빋은 인물에 포함되었는지를 어캐 아나요? 우리 삼인을...
-
6섶 점수 0 1
언미(생윤)지1지2 85 88 2 46 36 26 탐구 등차수열을 만들어냇음...
-
시그니엘뷰 쥑이지 2 0
-
버그...? 7 3
'몇 초 전'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몇 초 후...?
-
서프성적 5 1
언미화2생2 87 88 90 42 30(....) 대학을 갈 수 있나?
-
파마늘이 현재 3명이심? 4 3
원조? 파마늘 56렙 21렙 파마늘 의뱃 파마늘
-
미적 과조건? 0 1
f’(2) 안 줘도 걍 풀리지않나
-
난 살면서 중심이던 적이 없음 2 1
심지어 여기서도 공부 개쳐못하니까 결국 항상 겉만 빙빙 돌았음
-
수학은 굉장히 좋다는 평이 많은데 과탐은 언급이 없네요 해설등이 다른책 봤어도 따로볼만한가요???
-
쿼티 개귀여움 3 2
-
자작 시- 최초의 항해 5 0
갈릴레이의 생각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네 그의 태양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기에...
-
담배 끊으면 멍청한거 회복됨? 0 1
2년전에 담배피기시작하면서부터 뭔가 진심 머리가 급속도로 퇴화한거같은데
-
28 군수 하려고 하고, 11월부터 2달 동안 공부 좀 하다가 1월에 다른 시험...
-
기트남어 0 0
한완수 기하 책 두께가 한완수 미적 상이랑 비교하면 어떵됨?
-
김승리 현강 합류 0 0
반수생이라 이제 승리 현강 들음 내신휴강 전에 결격사유하다가 7월부터 다시 할때도...
-
현우진T는 정말 존경스럽다...
-
영어 해석 질문 5 0
여러분들 해석할때 만약 긴 영어 문장이 있다면 그거를 속으로 영어발음을 읽으며...
-
나만 그런가 2 0
수2는 기출에서 n제 넘어갈때 난이도 점프가 좀 자연스러운 느낌이였는데 수1은 왤케...
-
고2 강민철 커리질문 2 0
고1 모의고사는 전부 2등급이었고, 고2 이번해 3모 2등급, 6모 1등급인데...
-
개인적으로 엣지러너 중3때 너무 재밌게봤음 시즌2도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
결정했다 0 1
앞으로의 커리어를
-
넓은 아파트에 대한 로망은 없는데 22 4
이미 본가가 60평대라 거기서 평생을 살아서 그런 로망은 없는데 한강뷰 아파트에...
-
니도 친구들 2 1
나도 대학교에서 찐친들 제발요….
-
젓가락질 드디어 고쳤다 0 2
마음 먹으니깐 금방 고쳐지네에
-
박광일 강민철중 3 0
제가 공부를 늦게 시작해서 원래 강민철쌤을 들으려 했는데 강기분->새기분까지하면...
-
무료 과외해주실분 7 0
제가 잘가면 기분좋으니까 윈윈임뇨
-
사펑 2기 이번 가을 확정 1 1
꼬맹이는 별론데..
-
희대의 난제가 있음 4 3
풀기 힘듬
-
사귀고싶은 친구있으면 같이 보러가 결국 사귀지 못하게 되더라도 그 순간 만큼은...
-
외로워 0 0
너무….
-
머야 백석대 인서울이었음??? 3 2
??
-
[세종=이데일리 송주오 조민정 기자] 정부가 반도체 업종의 ‘초과이익’와 관련해...
-
갑자기 ㅈㄴ 많이 틀림 0 2
논리적으로 실수를 ㅈㄴ 많이 함
-
엥 장마전선이 오히려 남하햇네 5 3
이거왜이런겨
-
모킹버드 3 1
이왜진
-
내가 뭘 잘못 생각한건지 모르겟는데 끝'음절'의 종성에 모두 해당 자음자가...
-
6섶 23번 질문 7 1
2번 선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폭풍에도 쓰려지지 않았다 이게 왜...
애초에 깔 필요가없는소재.
뭐하러까는거지
열등감을그리심히느끼나
울나라는 서양처럼발전못햇다고
분풀이하는걸로밖에안보임
애초에 그렇게 ㄱ쓰레기같은거엿음
서양에퍼지지도않앗음
한의학의 체계화와 정밀화...필요합니다! 격공!
현실에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주위에 한까나 한의학에 부정적인사람 단한명도 없었음
인터넷에 오르비나 디씨같은데서 보면 한까들 수두룩함
어짜피 죄다 키보드워리어들이라서 현실에서 한의사로 살아가는데 아무문제도없음
주변에 한까가 있고 없고는 중요한 게 아니죠. 내가 의료인으로서 나의 처방에 확신을 하느냐 이게 본질적이죠.
네. 저는 그래서 한의대 진학이 고민되는 듯
조금 위험한 생각이네요.
그리고 사람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조금이든 많이든 가지고 있다고 해도 밖으로
표현을 안 할 뿐이죠. 인터넷처럼 대놓고 죽자 살자 깔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좋은의견 감사합니다. 예1때 지독하게 고민했던 부분과 비슷한 생각이네욤
너무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제껏 그에 관해 진전이없기에.. 이후에
한의학이 할 수 있을까? 에 대해선
상당히 회의적이네요
글 쓴이 의도가 뭐지?
왜 자꾸 과거 그것도 아주 오래된 과거를 꼭 집어와
현재와 비교하는 프레임 도저히 이해가 안됨
한방은 수천 년의 임상을 통해 축적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역사적 근거를 가지고 있음(역으로 아무리 약리작용과 기전이 확실히 밝혀저도
임상에서 문제되면 퇴출됨)
그러니 그동안 이루어진 기 임상적 확실한 부분에 대해서는 비 과학적이다 라는 등 디스하는건 한의학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봄 대신 현대 한의학으로 진입하면서 새로이 발전되는 과정에 대한 쓴소리는 좋다고봅니다.
참고 하세요 '한방내과"도 이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더 노력 해야겠지만요
< "한방 내과" 한의원>
http://www.saram-in.co.kr/home/index.php
그러니 제발 과거 그것도 아주 오래된
과거를 꼭 집어와 현재와 비교하는 프레임 옮치 안타고 봅니다.
조선시대 과학수준이 지금과 비교해서 터무니없이 낮을뿐.
당시 사람들에겐 최선의 의학이 한의학
지금은 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