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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e [701940]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7-01-06 02:3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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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정신엔 못쓰는 네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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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인지 첫 눈에 반해버렸다


번호 딸 용기도 없던 열넷의 나는 비상연락망에서 널 찾았고 그렇게 우리의 연락은 시작되었다



나만의 착각인지는 몰라도 우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지금 흔한말로 너는 나의 여사친이,나는 너의 남사친이 되었다



너는 귀엽고 예쁜, 만인의 사랑을 받는 그런 여자였고


나는 반에 하나쯤은 있는 평범한 분위기 메이커였다


몇번씩이나 있던 너의 남자친구 목록에 내가 끼지 못한건 어쩌면 당연한 걸까


연애고수인 네가 모태솔로인 내게 남자의 심리를 묻던 그날 처음으로 네가 미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정을 떼겠다는 일념 하나로 내가 전학가던 그날

난 너의 마중조차 받지 않았다


그럼에도 난 너를 끊지 못했고 힘든 지방 생활에 너를 더 더 많이 찾았다



그렇게나 이기적인 나를 동정심에 혹은 우정으로 보듬어 주던 너의 중학교 마지막 남자친구가 생기던 날  이후 난 더 이상 너를 찾지 못했다


고등학교 3년동안 미치도록 힘들었다

위로해주던 네 목소리가,말투가 귀에 아프게 맴돌아도 꾹 참았고 몇번씩이나 썼다 지우던 문자메세지는 이제 하루 일과로 느껴질 정도로 익숙해졌다



그렇게 나의 3년은 빠르게,느리게 흘렀고

너의 3년 또한 흘렀겠지


고3 10월 수능을 얼마 안남기고 3년만에 들어간 sns에 너의 메세지가 남아있었다

읽지 않은 익숙한 메세지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수능이 끝난 다음날

친구들과 헤어지고 허무하게 집으로 가던 길

읽었으면 답을 하라는 너의 메세지에 눈물이 났던 밤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색한 인사로 또 다시 너를 만난 그 때

정말 좋았다


그렇게 또 다시 우리는 연락을 주고 받았고

만나서 함께 예전을 추억하기도 했다


점점 더 네가 좋아졌고 그때와는 달리 나의 마음도 조금이나마 표현을 해 나갔다

바뀐 나의 모습으로


그런데 너는 바뀌지 않았던걸까

여전히 나는 너의 남사친인 걸까


연락오는 남자가 많아 힘들어 했던건 익히 알고 있다

너는 나에게 1순위지만 나는 너에게 1순위가 아니라는 것 또한 알고 있다

늦는 답장도 어떤 마음을 표현 하는지 알고 있다


난 그저 없으면 아쉽고 있으면 애매한 딱 그정도라는걸


아니라고, 내가 바뀌었으니 너도 바뀔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잘못이었던거지


이제는 그 때와 달리 너와의 관계를 완전히 펴버리고 싶다


다만 옷을 벗고 난 후 하는 다림질이 아닌

나의 팔까지 태워버리는 미친짓을 하려는 것은


너라는 옷을 벗은 나를 보는 것보다

너 덕분에 생긴 흉터를 보는 것이

너에게 향할 작은 미움조차

나에게 돌리는 것에 편할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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