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cree [701940] · MS 2016 · 쪽지

2017-01-07 00:57:07
조회수 673

맨정신엔 못쓰는 네 얘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10535195

어제 오지 않는 너의 답장에 생각없이 때려부은 술이

오늘 하루종일 네 생각에 앓아누운 나를 만들었다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는 상황에서 휘갈긴 찌질한 추억글을 삭제하고 다시 한번 잠을 청한다


꿈속에 네가 나왔다


지금 술 마시고 있다는 카톡

내가 용기내어 건 전화에

비록 목소리지만 비록 꿈 속이지만 서둘러 나의 마음을 뛰게 하는 음성


지금 술을 마시고 있다고, 혀 꼬인 너의 목소리가 귀여워 웃음 짓던 찰나 갑자기 전화의 목소리가 바뀐다


남자? 남자 목소리


니가 뭔데 전화를 하냐는 익숙한 미지의 목소리가 고막을 때리고, 그 순간 장면은 학교로 바뀐다


이 장면은 뭘까, 중학교 익숙한 얼굴들이 스쳐지나가길 반복하다가, 여태껏 있던 그녀의 남자친구들이 내 옆에 모여선다


그리고 교실 앞문으로 나타나 내게 웃으며 인사를 하는 너를 보고 또 병신같이 기분이 좋다가


내 옆에 모여있는 훤칠하고 잘생기고 모든걸 다 갖춘 그 사람들을 보고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학교를 뛰쳐나간다



이상하리만큼 바람이 너무나 강하다

이를 악물고 달리지만 앞으로 가지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자세를 최대한 낮춰

항상 오르내리던 학교 앞 오르막길을 달린다



자세를 낮추다 낮추다 달리던 무릎이 땅에 닿았을 때,


눈을 떴다


온통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1시


나 지금 일어났다는 카톡을 ㅋㅋ몇개 붙여 너에게 습관처럼 보낸다

답은 역시나 바로 오지 않는다


전날 너무 마셨는지 몸 상태가 영 엉망이다

그저 누워서 웹서핑을 돈다

며칠전 까지 너때문에 그토록 활기 넘쳤던 내가

한순간에 이렇게 무기력해졌다는 사실에


너의 영향력을 실감하고

네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의미없는 발버둥을 친다


그렇게 의미 없이 시간은 빠르게,느리게 흘러가고

어느새 늦은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었다


핸드폰을 놓고 저녁을 준비하려는 찰나

내 핸드폰에 너의 이름이 보인다

그 장면마저 안어울려 보였던 건

어쩔 수 없는 나라서 그랬던 거겠지


지금 술 마신다는 카톡


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평소 같으면 그렇구나 할 카톡도

오늘의 꿈 때문에

그깟 개꿈 때문에 날 너무도 힘들게 만든다


뭐라고 좀 해보고 싶지만

그때 들었던 목소리가 금방이라도 스피커에서튀어 나올 것 같아서, 

숨가쁘게 약속을 잡고

어제도 그렇듯 오늘도 그렇게


모든 걸 잊으려고 마구잡이로 때려 넣는다


나는 널 끊지 못한다


어제 대차게 쓴 똥글처럼 난 너와의 관계를 펴지 못한다


모든 미움을 너에게 돌리면 쉽게 끝날 상황을

매번 이렇게 나만 아프도록 채찍질 하는 것은

꿈속에서 들은 그 목소리가

나의 목소리와 닮았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이유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