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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눈이 내리면 북극곰이 운다북극곰이 제일 먼저 동물원 쇠창살을 흔들며으엉으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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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 눈이 쌓이고흰 보라 수수꽃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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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남자 우는 소리를 들었다 현관, 복도, 계단에 서서 에이 울음소리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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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이국의 수도울지 마 울지 마 결혼반지 잃어버린 육십 넘은 동백꽃처럼 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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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헤어진 이가야트막한 언덕집처마 밑으로 들어온다할 말을 빠뜨렸다는 듯씩 웃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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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로 나가 하루 종일고래를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사람의 사랑이 한 마리 고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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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불 갈아 보았는가겨울 밤 세 시나 네 시 무렵에일어나기는 죽어도 싫고,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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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네게 말할게 생겨서 기뻐비가 온다구!나는 비가 되었어요나는 빗방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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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힘이 되어한없는 응시가 어느덧 사랑이 되어저렇게 활활 타오르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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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보며 걸었다아파트 후문에서 마을버스를 내려길을 건너려다 그냥 걸었다추위를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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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 - 희 망 0
풍뎅이가 방충망을 온몸으로 들이받으며징허게 징징거린다(난 그의 집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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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격발되지 않았다 어느 것도 나의 관자놀이를 때리지 않았으므로나는 폭발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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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진눈깨비 흩날린다코트 주머니 속에는 딱딱한 손이 들어 있다저 눈발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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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44분의 방이5시 45분의 방에게누워 있는 나를 넘겨주는 것슬픈 집 한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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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가을햇볕으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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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떼먹고 도망간 여자를 찾아물어물어 여기 소금 창고까지 왔네소금 창고는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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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외다리로 서 있는 물새가 졸리운 옆눈으로맹하게 바라보네, 저물면서 더 빛나는 바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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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열차에 앉아 창 밖을 더듬노라면가까운 나무들은 휙휙 형체도 없이 도망가고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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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지나가는 빛들을 받아서 혹은 지나간 빛들을 받아서가을강처럼 슬프게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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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내 어부에게 말했다물고기바다저녁놀내 영혼이 내 어부에게 말했다처음본순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