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백 - 『느낌 수능뭣같은』 (올해 응시한 사람 공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9847743
함이정 : 처녀 때 난 생각했었지. 의대 다니는 아들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아플 때 항상 날 챙겨줄 든든한 내 아들…… 그러다가 너를 느꼈고…… 네 느낌과 이야기하길 즐겼다. 사람들은 나 혼자 중얼중얼거린다고 괴상하게 보더라. 사실은 너와 나, 둘이서 함께 인강을 듣고 있었는데…….
조숭인 :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해 주세요, 어머니.
함이정 : 처음부터……?
조숭인 : 네. 제가 태어나기 전, 어머니의 처녀 시절부터요. 그
때 두 분 아버지의 성적은 어땠죠?
함이정 : 그땐 좋았다. 두 분 다 우리 집에서 가족처럼 살면서,
우리 아버님한테 수능을 배우는 제자였지. 그런데 어느
날, 스승인 아버님이 자습실에 가 보니까 두 제자들이
자릴 비우고 없었어. 몹시 화가 난 아버님은 집 안으로 들어와
제자들의 이름을 부르셨지. “동연아! 서연아!” 아버님 목소리
가 어찌나 쩌렁쩌렁 울렸는지, 천 리 밖까지 들릴 것 같더라.
(조명, 밝게 변화한다. 한가운데 펼쳐 있던 천막이 접혀지면서 무대
천장 위로 올라간다. 함묘진의 집. 함묘진이 성난 모습으로 등장한다.
함이정과 조숭인은 서연의 실전모의고사, 공책, 샤프 등을 무대 밖으로 갖고
나간다.)
함묘진 : 동연아! 서연아! 어디 있느냐?
함이정 : (무대 밖에서) 여긴 없어요, 아버지.
함묘진 : 여기 집 안에도 없다……?
함이정 : (무대 밖에서) 내가 나가서 찾아올까요?
함묘진 : 넌 가만 있거라. (다시 외쳐 부른다.) 동연아! 서연아!
(교복을 벗고 후줄근한 츄리닝을 입은 함이정과 조숭인, 무대 안으로
나온다.)
조숭인 : 할아버지 목청은 왜 저렇게 커요?
함이정 : 귀머거리도 영어듣기를 다 맞을 정도야. 그치?
함묘진 : 동연아! 서연아!
(동연과 서연, 등장한다. 그들은 당황한 모습으로 함묘진 앞에 선다.)
동연, 서연 : 부르셨습니까?
함묘진 : 자습실엔 너희들이 없더구나!
동연 : 죄송합니다. 잠깐 밖에 나가 있었습니다.
함묘진 : 밖에는 왜?
동연 : 말다툼 때문에…… 서로 의견이 달라서요.
함묘진 : 말다툼?
동연 : 네.
함묘진 : 서연아, 네가 다툰 이유를 말해 봐라.
서연 : 송구스럽습니다…….
함묘진 : 너흰 생각도 성적도 똑같았다. 그런 너희들이 말다툼을
하다니, 도대체 다르다면 뭐가 달랐더냐?
서연 : 동연은 투과목을 선택하면 그 속에서 깊은 사고를 하고 의대를 쉽게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함묘진 : 그런데, 너는?
서연 : 그런데 저는…… 투과목을 선택해도 결국 백분위와 표점이 안 나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했습니다.
동연 : 사부님, 서연을 꾸짖어 주십시오. 서연은 쓸데없는 주장
으로 저를 강대에 보내려 합니다.
(중략)
(서연과 함이정, 일어선다. 국어 수학을 보고 점심시간에 복도로 나온다. 이번 수능은 망했다는 소리가 점점 복도에 울려 퍼진다. 조명, 학생들의 분주함을 나타낸다.)
함이정 : 국어 수학 완전 망했어요, 서연 오빠. 제 노력은 여기서 끊겼어요.
서연 : (자기 가방으로 다가가서 두 손으로 도시락을 꺼내며) 너도
꺼내렴. 배고플 텐데…….
함이정 : (서연 곁으로 가서 가채점표를 바라본다.) 가채점표에
비쳐 보여요, 제가 틀린 문제가…… 틀린 문제 뒤엔 성적표가…… 성적표
뒤엔 강대가……. (밥을 떠서 먹는다.) 그나마 밥은 맛있네요.
(서연, 장난스럽게 수험표를 마치 눈덩이처럼 뭉치는 동작을 한다.)
함이정 : 오빠…… 뭘 하는 거죠?
서연 : 재수 할거다.
함이정 : 재수요?
서연 : 의대 가려는 장수생도 많은데, 재수라고 안 될 건 없지.
(서연, 교실 안으로 들어가 구겨진 수혐표를 책상에 놓는다.
수험표의 느낌도 없고 형태도 알아 볼 수 없다.)
함이정 : 오빠, 그래도 남은 과목 힘내서 봐요.
서연 : (가방을 싸고 교실을 나오며) 난 이제 강대로 간다.
함이정 : 서연 오빠…….
서연 : 넌 나중에 등록해.
함이정 : (손을 흔든다.) 그래요, 오빠…… 먼저 가요. 나는 나중
에…….
(서연과 함이정, 잠시 복도에서 서로를 바라본다. 조숭인이
책상 앞에 앉아 실모를 푸는 중이다. 복도끝 계단,
눈부시도록 밝아진다. 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함묘진이 다급하게
가방을 챙기면서 들어온다. 그는 책상 옆을 지나 복도를 지나간다. / 코러스(수험생)들, 고사장을 퇴실하는 서연을 배웅하듯이,
따라가듯이, 마중하듯이, 서연과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며 간다. 복도 끝 계단, 눈부시도록 빛이 밝다. 함묘진이 다급하게 가방을 챙기면서 들어온다.)
조숭인 : 할아버지, 어딜 그렇게 급히 가세요?
함묘진 : 이번 수능은 불수능이야! 국어부터 헬이라고!
(함묘진, 가방을 멘다. 그는 서연의 뒤를 따라 빛 안으로 들어
간다. 무대 조명, 변화한다. 동연, 등장한다. 그는 조숭인에게 다가와서
성적표를 내놓는다.)
- 「느낌, 수능뭣같은」-
*새벽에 심심해서 한번 생각나는대로 써봤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 0
-
얼버기 0
-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교육청 수학 22번은 뭔가요? 1
3가지 순서매겨서ㄱㄱ
-
올해 국어 공부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건 내가 국어라는 과목을 오해하고 있었다는거다....
-
칼의기상 3
기상의나팔소리 나를깨우고 우렁찬폭음소리 온겨례를깨우네
-
고2 정시준비하고 있는데 현우진 풀커리 타기엔 시간없나요?.. 1
중학교땐 수학 잘 열심히 했었어서 굳이 도형은 인강은 안들을 생각인데 고등학교와서...
-
7/22 플래너 8
-
궁금합니다. 으외로 마는것같아서
-
얼버잠 0
쿨
-
일단 정시에 대해서 1도 모르는 바보 멍청이 맞지만 그래도 질문해봐요.. 일단 지금...
-
라고 적혀 있습니다 교수님 등짝에 손바닥으로 맞은 상흔도 있고요.
-
취업하고 진급에서 보았을때 차이큰가요??
-
아 진짜 ㅡㅡ
-
새벽 세 시에 막혀서 뒤지는 줄 알았네
-
가성비 좋은 애들이 많은듯... 이번에 노트북 사려고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가성비...
-
늦잠 잤다. 4시부터 공부시작. 오늘은 12시간 하자 3
할 수 있다
-
경영 수업 개많이 들어야지 창업관련수업이 그쪽에밖에 없음 ㅠ
-
얼버기 0
때문에 모기
-
나 6
찐따 좋음 쿨여남 좋음 쿨찐 존X 싫음패버리고싶음
-
그러려면 오르비끄고 자야겠지 모두잘자뽀뽀쪽
-
육수가 질질 2
크아아악 살러줘
-
12~15번, 20~21번 구간에서 시간 줄이고 싶은데 4코 괜찮나요? 지금까지...
-
돈이 없어 3
말라 비틀어져
-
학종 쓸 때 1
생기부에 실제 학문에서는 틀린 내용적 오류가 있어도 되나요?
-
그리고 기출 22번급 남은거랑 N제 추가로 풀다가 실모 들어가면 되겠네
-
그럼 원과목들 실모 일러에 혼을 쏟을텐데 ㅋㅋㅋㅋ
-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꿈의 열쇠를 찾고 조여주는 사람들 [몽키스패너]입니다! *본...
-
우리은하랑 안드로메다은하는 암흑에너지보다 중력영향이 더 커서 가까워지니까 그럼 그...
-
아츄 이런 건 원래도 유명한데 지금 우리/종소리/그대에게/삼각형/안녕/그날의 너...
-
. 2
내 옆에 말동무가 누워 있으면 좋겠다 잠이 안와.. 방금 고규마 먹어서 그런가 좀 배고피서
-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물을게 이머리 손흥민머리하고 비슷한건데 손흥민이 잘 어울리는...
-
화1 내년에 해도댐? 11
만점목표라면 화1vs화2중에 뭐 추천하심. 지1이랑 같이할거에여
-
저격합니다. 4
사실적시 기분상해웅앵웅죄로 고소합니다.
-
개인적으로 없음 이럴때야말로 공부나 해야지
-
차단 목록 인증 3
자 누가 들어올래
-
2진동인데 정규 김현우 안가람 누가 더 나을까요?
-
투표 ㄱㄱ
-
물리, 정치와 법 어떤가요? 미친 짓인가요?
-
ㅁㅌㅊ?
-
이미지 써주세요 14
-
연초는 끊는거 성공했음 이제 전담만..
-
3월까지 꾸준히 1등급 나오다가 5월 3, 6/7월 2맞고 n제를 좀 풀려고 하는데...
-
재밌는메타 6
=라유에게 덕코주기 메타
-
. 1
-
얼버기 2
를 위해 자러감 ㅂㅂ
-
내 가슴 속은 갑갑해졌어
ㅁㅊㅋㅋㅋ 어디 출처인가요
새벽에 심심해서 제가 썼습니다 ㅎㅎ
오 필력굿
감사합니다ㅋㅋ
아 올해 국어 시나리오지문이구나...
ㅋㅋ넵
ㅋㅋㄱㅋㅋㅋ엌ㅋㅋㅋㅋㅋ
크크크크크킄크크크크크크크크킄크크크크크크크크킄크크크크크크크크킄크크크크크크크크킄크크크
올려!
감사합니다ㅎㅎ~
재미있네요 ㅎㅎ
ㅋㅋㅋㅋㅋㄱㅋㅋㅋㅋㅋㄱㅋㅋㅋ 개꿀잼ㅋㅋㅋㅋㅋ
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뜬금포지만 이거 사설에서 하도 많이나와서
걸러질줄알았는데..ㅠㅠ... 암튼 잘보고갑니다
ㅋㅋㅋㅋㅋㅊㅋㄴㅋㅋㅋㅊㅋㅋㅋㅋ
귀머거리도 영어듣기를 다맞을정도얔ㅋㅋㅋ
가륏 가륏
ㅋㅋㅋㅋㅋ할 게 없어서 지루했는데 웃고 가네요 ㅋㅋㅋ
ㅋㅋ감사합니다ㅎㅎ~
ㅋㅋㅋㅋㅋ
한국사 응시안해서 성적표 안나오겠네
예리..
ㅋㅋㅋㅋ 현웃 ㅋㅋㅋㅋ
이거 어디 모의인가에서 풀었는데 마침 수능때 나와서 잘풀었던 기억이..
서연은 쓸데없는 주장으로 저를 강대에 보내려 합니다.<<
ㅋㅋㅋㅋ